얕은 지식·임기응변·스펙 맹신 ‘NO’

상반기 취업에 실패한 구직자와 코스모스 졸업생, 4학년 2학기를 맞은 예비 졸업생들은 이제 취업 레이스 출전을 위한 워밍업에 들어가야 한다. 실력과 전략을 점검하고 마음가짐도 가다듬어 ‘필승’을 다짐할 때다.
우선 채용시장에 달라진 패러다임은 없는지 점검하자. 실제로 올 하반기에는 예년과 다른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첫 번째는 인턴십이 ‘대세’가 됐다는 것. 한편으로는 지원자 평가 방식이 눈에 띄게 고도화되는 추세다. 얕은 지식과 임기응변으로는 취업문을 뚫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에도 살아남을 비책은 있기 마련. 내로라하는 취업 전문가들에게 하반기 취업시장을 돌파할 필살기를 물었다. 그들의 조언은 녹록지 않은 취업 환경을 헤쳐 나가는 데 든든한 지팡이가 될 것이다.

변화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구직자의 증가와 스펙의 상향 평준화 현상 때문이다. 학점 인플레라고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의 지원자가 많고, 학벌이나 영어 점수 같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인턴십을 ‘해결사’로 선택하고 있다. 일단 일을 시켜본 다음 될성부른 나무만 골라내면 되니, 좀 더 정교한 인재 선발이 가능하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요즘 취업준비생들을 보면 ‘사이보그’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면서 “고(高) 스펙에 온갖 취업 스터디로 무장했다 해도 같이 일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인턴십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획일적인 테스트로는 파악하기 힘든 진면모를 인턴십을 통해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선길 잡코리아 이사는 “과거에는 일자리 나누기 차원의 인턴십이 많았지만 올 들어 실무능력 평가를 통해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효과적인 채용 방법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또 잡코리아가 조사한 고용실사지수(ESI) 역시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 소비 관련 대기업의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유통·자동차·제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취업 전문가들은 하반기 취업 성공의 키워드는 ‘인턴십 기회 잡기’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인턴사원으로 입사해야 그다음 단계로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펙을 맹신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서류-필기-면접의 과정을 거쳐 취업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데다, 직무 능력(전문성), 태도(인성) 등이 중시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동진 J&C취업전략연구소장은 “스펙은 자신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계량화된 지표일 뿐, 취업의 절대 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턴십 종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다. 실패할 경우 시간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해 부작용이 만만찮다.
취업 전문가들은 다양한 서바이벌 비법을 내놓고 있다. 개중에는 간과하기 쉬운 ‘당연한 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귀담아듣고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부터 국내 최고의 취업 전문가들과 함께 하반기 취업 전략의 ABC를 새로 짜보자.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한국경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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