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더 웨이브’, ‘킹덤’, ‘백치들’, ‘어둠 속의 댄서’, ‘도그빌’, ‘안티 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 전 세계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거침없는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필모그래피는 신성과 사회적 관습을 믿고자 애쓰는 인간들에 대한 조롱 혹은 연민으로 가득하다. 그가 섹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그것도 남성이 아닌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는다면 대체 어떤 영화가 나올까? 1, 2편으로 나눠서 개봉하는 ‘님포매니악’은 야동에 길들여진 관객들의 감각에 사정없이 난타를 가한다.
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조(샤를로트 갱스부르)는 낯선 남자 샐리그먼(스텔란 스카스가드)에게 구조된 뒤, 자신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들려준다. 두 살 때부터 성기의 남다른 감각을 인지한 바 있는 그녀는 여성으로서의 특별한 힘을 휘두르며 이름도 얼굴도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남자를 정복했다. 그러나 첫사랑 제롬(샤이아 라보프)과의 섹스 도중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공포에 질린다. 그녀는 쓰리썸과 SM 등을 섭렵하며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결국 자신이 섹스 중독자가 아닌 색정광임을 당당하게 선포하기에 이른다.
영화 내내 알몸과 성기 노출이 스크린을 빽빽하게 채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은 보는 이의 성적 흥분을 자아내기보다 차가운 거리두기의 효과를 끌어낸다. 사랑과 섹스의 상관관계 그리고 유효기간에 대한 토론의 천일야화가 불러일으키는 기묘한 감정이 관객을 괴롭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성 관객들을 매우 심란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조의 이야기를 듣는 남자 샐리그먼이다. 그는 조의 과거에 철학적, 문학적 논평을 덧붙이고 “난 아주 나쁜 사람이에요”라는 조의 자책감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녀를 오히려 더더욱 부추긴다. 그는 관객의 눈이 스크린의 성기에만 못 박히지 않도록 가로막고, 섹스에 대한 우리의 즉각적인, 어쩌면 유교적인 죄책감과 불편함이라는 반응 자체를 돌아보도록 이끄는 존재다.
‘님포매니악’은 때때로 참을 수 없이 웃기고, 때때로 뇌가 공격당하는 것 같은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다. 남녀 관객 공히 모두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겠지만, 양쪽 모두 쉽게 잊어버리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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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내기바둑판의 악마로 불리는 살수(이범수)의 음모 때문에 형을 눈앞에서 잃었다. 그는 형을 죽였다는 누명까지 쓰고 감옥에 들어가며, 출소 후 내기바둑 선수들을 모은다. 각자의 복수를 위해 모인 태석과 주님(안성기), 꽁수(김인권), 허목수(안길강)는 승부수를 띄울 판을 짜기 시작한다. 살수 역시 선수(최진혁)와 배꼽(이시영)을 비롯한 꾼들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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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국가재정적자를 이유로 시작된 공공재 민영화와 대대적인 규제화 열풍은 영국과 미국, 이후 남미까지 휩쓸었다. 감독은 이제 한국에까지 밀려온 민영화의 실체를 보기 위해 민영화 1세대 국가들을 직접 탐방했다. 영국의 철도, 칠레의 연금과 교육, 아르헨티나의 발전과 철도, 일본의 철도, 프랑스의 물, 독일의 전력까지 두루 살핀 카메라는, 그것이 우리의 철도와 의료, 전기, 수도가 겪게 될 민영화의 미래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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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신혼부부 맥과 켈리는 깔끔하고 조용한 주택가로 이사한다. 그러나 옆집에 테디(잭 에프론)를 비롯한 50명의 섹시 가이들이 입주하면서 악몽이 시작된다. 대학교 남학생 클럽이자 파티 클럽인 델타 싸이의 시끌벅적한 파티 놀음에 견디다 못한 맥과 켈리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소용이 없다. 부부는 급기야 파티를 열지 못하도록 갖가지 기막힌 훼방을 놓는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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