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성북구·한성대 벤처창업지원센터 스타트업 CEO] 독립출판 문학의 동남아시아 수출 가능성을 연 '에크네' 김민호 대표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국내 출판산업계는 2000년대 이후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자는 늘어나는데 독서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이런 환경은 출판사와 유통사를 보수적인 집단으로 만들었다. 신진작가의 발굴이나 육성보다는 판매율만을 우선시하게 되었고, 이에 인지도 위주의 출판·유통이 주를 이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신진작가는 소외되고, 방치된 채,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절필의 길로 들어선다.

이런 상황과 반대로 요즘 잘나가는 서점들이 있다. 성수나 이태원, 홍대 같은 일명 ‘힙’한 거리를 걷다보면 카페인지, 서점인지 헷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독립서점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우후죽순 늘어나 신진작가들의 놀이터가 된 독립서점은 어느새 2030 문학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에크네는 한국문학의 미래가 바로 독립출판에 있다고 생각했다.
'에크네' 김민호 대표
'에크네' 김민호 대표
“독립문학은 기성문학에는 없는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쓰여 있습니다. 대표적인 장르로는 최근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에세이 문학이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인기와는 관계없이 독립문학 작가들의 경제적 여건은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독립서점을 통한 유통방식이 매우 한정적이며, 한국 성인 독서율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가 지망생 출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시장의 한계성을 절감합니다. 처음에는 우수한 작가들의 책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끝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독자를 찾아 나서고자 하는 생각에 에크네라는 출판사 겸 유통사, 플랫폼 서비스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국내 시장의 명확한 한계성을 실감한 에크네 김민호 대표(26)는 국내 독립문학의 해외유통을 고안하게 됐다. 그러던 중 눈에 띈 국가가 인도네시아였다. 인도네시아는 도서시장에 있어서 매우 특이한 시장이다. ‘Kompas Gramedia’라는 현지 대기업 산하의 유통사가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있으며, 환경법 규제로 인해 종이책 가격이 매우 높다. 현지 노동자 월 임금이 약 40만원 수준인데 비해 책 가격은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는 1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이 전자책을 기반으로 하는 에크네의 진출에 있어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높은 종이책 가격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높은 스마트폰 사용률과 젊은 인구구조를 볼 때, 전자책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의 K-콘텐츠 열풍과 맞물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종의 기원 - 정유정>, <아몬드 - 손원평>,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등 독립출판물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 도서가 현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다가오는 10월 인도네시아 내 BUKO(Buku Korea Pertamamu, 당신의 첫 한국소설)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전문가를 팀 내 영입한 것은 물론 현지 파트너십 또한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현지 출판 공기업인 ‘Balai Pustaka’와 종합 미디어 콘텐츠 그룹 ‘D.N.A’와 3자 컨소시움을 구축했으며, 어플리케이션 이용계약 또한 체결한 상태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인도네시아 제 1의 도서유통기업 ‘Kompas Gramedia’를 통한 도서유통 및 마케팅도 예정되어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정식 인가 엑셀러레이터 겸 한국 기반의 글로벌 대학기구인 ‘Next Challenge University’와 에듀테크 파트너십을 체결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태국-베트남-싱가포르’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전체 시장으로의 확대 프로세스 또한 구축하고 있다.

‘BUKO’는 한국 독립출판물 기반의 대역번역 전자책 플랫폼이다. 문장, 문단 단위 분할 학습기능 및 집단번역 알고리즘을 활용한 전자책 플랫폼으로 현지 독자가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한국어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문학을 통한 언어학습이라는 차별성을 무기로 현지 대학 및 한국어 학원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독립출판물의 우수한 IP와 현지 제작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자책 서비스 뿐만 아니라 웹툰, 드라마, 영화화도 현지 제작사와 합작해 멀티 콘텐츠 제작 유통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시장 내 K- 문학 기반 에듀테크 콘텐츠 유통을 목표하고 있는 에크네는 ‘21 성북구·한성대 벤처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하여 사업화 지원금과 멘토링 등을 통하여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받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또한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생애최초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금년에 우수 졸업 기업으로 최종 판정 받았으며, 2022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 국가대표 출전 및 국제대회 금상 수상, 2022 예비창업패키지(소셜벤처) 및 창업유망팀 300에 각각 선정된 바 있다.

김 대표는 “올해 8월부터 진행되는 오픈 베타 서비스 시기에 맞춰 하반기 내 투자 유치를 목표”라며 IP 기반의 사업인만큼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국내 신진작가의 도서를 해외에 수출하며 한국 도서 출판·유통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K-문학 콘텐츠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것이 에크네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1년 10월
주요사업 : 대역번역 전자책 기반 언어교육 서비스, 한국도서 IP 기반 콘텐츠 제작 등
성과 : 2021 한성대·성북구 벤처창업지원센터 (BI) 입주기업 선정, 2021 생애최초 청년창업 지원사업 선정 및 우수등급 취득, 2022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 국가대표 출전 및 금상 수상, 2022 예비창업패키지 선정, 2022 창업유망팀 300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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