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윤예원 대학생 기자]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으로 너무도 손쉽게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에, 무언가를 알리려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알 가치가 있는 정보로 PR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오래 기억에 남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몰라도 되는’ 얘기를 담았다고 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려대학교 중앙동아리 전시창작분과 소속 '거의격월간 몰라도되는데’(이하 몰되)가 그렇다. 몰되는 고려대와 안암동 일대의 몰라도 되는 내용을 자필로 담은 지역 문화 소식지이다. 고려대 내에서도 특이한 동아리, 재미있는 동아리로 유명한 몰되의 편집장 배*현 씨(고려대 4)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 ‘손’으로 전하는 안암동 이야기
[대학 이색동아리] 고려대, 몰라도 되지만 자꾸 알고 싶어지는 ‘거의격월간 몰라도 되는데’


몰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고려대와 안암동 일대의 몰라도 되는 소식들을 전하는 소식지를 발행하는 ‘거의격월간 몰라도되는데’입니다. 앞에 ‘거의격월간’이 붙는 이유는, 격월간 발행을 추구하지만 일정이 밀리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런 발행 주기에서도 저희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활동기간 역시 약 1년 정도를 권장하지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이번 호 때는 쉬고 싶다고 하면 쉴 수도 있어요. 또, 레이아웃과 내용을 전부 자필로 작업하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몰되를 읽어보면 재미있는 글이 참 많아요. 어떤 과정을 거쳐 소식지가 발행되는지 궁금합니다.
“기획부터 실물 잡지가 발행되는 단계까지 전부 부원들끼리 작업합니다. 일단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이 때 각자 두세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내 오면 회의 때 어떤 아이템이 좋을지, 어떻게 쓰면 더 좋을지 등 조언을 나누며 디벨롭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마감 때도 스캔 뜨고, 방안지 선 지우고 하는 과정 등을 모여서 직접 하는데, 사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집합금지 때문에 모여서 작업하기 힘들어서 온라인으로 작업했어요. 포스타입에서 저희 작업물들 보실 수 있답니다. 현재는 다시 모여서 작업하고 있고, 최신 호 작업이 거의 막바지입니다. 곧 실물 잡지로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요? 인상적인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제가 작업한 중에서는 지난 호 기사가 있는데요, 주제가 팀플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대학생이라면 겪어봤을 (웃음) 그런 상황인데요.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불화자’라고, 일종의 언어유희로 표현한 기사입니다. 그 외에도 몰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에브리타임 HOT 게시물에 오른 교내 화제 인물 인터뷰, 화석이 알려주는 대면 강의 꿀 빠는 법, 총장님 나무위키, 교수 질문 피하는 방법 등 유머러스하고 기발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혹시 있을까요.
“다른 동아리랑 콜라보를 해 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랑 하고 싶은지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요.”

몰되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신비주의이다. 작업물에도 기자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고, 대외적으로 구성원들의 정확한 인원 수나 성비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면접과 관련된 사항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편집장의 사진 역시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요즘 20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미모티콘으로 표현해봤다.
[대학 이색동아리] 고려대, 몰라도 되지만 자꾸 알고 싶어지는 ‘거의격월간 몰라도 되는데’
MBTI I이신 분, 똥손이신 분 모두 환영
편집장으로서 국원 선발 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몰되만의 인재상이 있을까요.
“일단 저희 콘텐츠 특성상 재밌으신 분을 원합니다. 또 자기소개서 형식이 자유인데, 실제 몰되 기사 같이 자필로 직접 레이아웃을 구성해서 주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저희가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과 잘 맞을지를 봅니다.”

이렇게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져요. 우리 집단만의 색깔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저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MBTI I이신 분 환영한다고 얘기해요(웃음). 의외로 전반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내성적인 면이 있답니다. 실제로 저희 중에도 I인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길에서 마주쳐도 인사 안 해놓고 단톡방에 ‘혹시 지금 지나가셨나요? 묻기도 하고 그런 점이 되게 특이한 것 같아요.”

흥미롭네요. MBTI I 외에도, 혹시 어떤 사람들에게 몰되에 들어오라고 권해주고 싶으신가요.
“기본적으로 무언가 쓰고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있는데, 저희가 자필로 콘텐츠를 만들지만 금손만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저희 모토 중 하나가 ‘똥손도 금손도 환영’ 입니다. 똥손들의 콘텐츠에서 나오는 재미가 또 있으니까요. 또 다루는 주제상 안암에 관심과 애정이 깊다면 잘 맞으실 거예요.”
[대학 이색동아리] 고려대, 몰라도 되지만 자꾸 알고 싶어지는 ‘거의격월간 몰라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몰되만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하자, 배 씨는 몰되 활동을 통해 살아가는 공간 자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기는 점을 들었다. 알아야 하는 것들이 홍수인 이 시대에 몰라도 되는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