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개발자를 꿈꾼다면, 무조건 해봐야 하는 경험”
- 나이, 전공, 학력 뛰어넘는 수평 문화로 배움의 기회 활짝 열어둬

한창 진로 고민을 하던 중, 디지털미디어 전공 수업에서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배우게 됐다. 앱 개발 자체에 흥미를 느끼면서, 좋아하는 애플 플랫폼으로도 개발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학교에서 마련된 특강에서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기 수료생이자 학과 선배를 만나 아카데미 후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때 아카데미에 관심이 생겨 휴학 후 지원까지 결심했다.
‘애플 아카데미’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카데미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잘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 아카데미의 인재상인 만큼 면접 전형에서도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이는 사람을 좋게 보는 것 같다. 반드시 개발 관련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배움과 도전에 대한 ‘열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9개월 동안 포스텍에서 다양한 챌린지를 헤쳐 나가며 앱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의 전문 역량을 키운다.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뉘어 세션이 진행되며 각 100명 정도의 러너(수강생)들이 배정돼 있다. 보통, 세션은 개별 또는 팀 과제를 수행하며 진행되는데, 아카데미 환경 자체가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 메꾸도록 북돋는다. 애플의 신기술을 익히고 산업 동향을 파악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또, 아카데미는 수평적인 문화를 중시한다. 이름 대신 닉네임을 부르고 나이도 서로 밝히지 않는다. 학력, 나이, 전공과 관계없이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배움터다. 성공과 실패로 평가하지 않으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더 박수 쳐주는 분위기다.

아카데미에 있는 동안 7개의 앱을 개발했고 그중 3개의 앱은 출시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앱은 ‘러너도감’이다. 당시 챌린지 주제가 ‘나만의 다이어리 앱을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아카데미에서 만난 러너들을 기록하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 낯선 코드를 적용해 개발하는 중이라 완성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기획 의도를 좋게 봐준 러너가 함께 발전시켜 보자는 제안을 해 줬다. 일련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까다로운 애플스토어 심사까지 통과하고 앱이 등록됐을 때의 애틋함과 뿌듯함을 잊지 못한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출시 후 앱 홍보까지 전 과정을 내 손으로 일궈 나간 경험이라 가장 마음이 가는 앱이다.
9개월 간의 아카데미 생활이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았는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원활한 협업을 위해 팀원들과 대화를 많이 했고 도식화해서 주장을 뒷받침하려고도 노력했다. 맞춰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부딪치기도 했지만, 다양한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면서 타인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심을 배웠다. 또, iOS 개발은 아카데미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카데미 배움을 흡수하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하지만, 아카데미 멘토들과 러너들 중에 능력자들이 많아서 모르면 바로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애플 아카데미의 큰 장점이었다.
애플 아카데미 수료 전후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라졌나?
많은 성장을 했다. 앱 개발에 필요한 기본 문법부터 개발 방식까지 기술적인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배웠던 것보다 확장되고 다양한 전문지식을 경험하며 앱 개발이 적성에 맞다는 것도 확신했다. 그리고 9개월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다 보니 소통 능력과 대화하는 방법도 유연해졌다고 생각한다. 실력 있고 열정 넘치는 러너들과 서로 자극이 되어주며 동기부여를 얻기도 했다. 덕분에 꿈을 찾고 필요한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매 순간이 선명하다. 세션이 끝나고 휴게실에 모여 같이 공부하고 밥 먹는 일상적인 하루들조차 모두 좋았다. 건축학과, 전기전자공학과, 경영학과 등 다양한 전공과 직업군을 가진 러너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배경을 알아가는 과정도 재밌었다. 또 ‘애플 선수촌’이라고 할 만큼 운동을 좋아하는 러너들이 많았다. 러너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종합스포츠센터가 있었는데, 그곳은 늘 붐볐다. 이른 아침부터 러닝을 뛰고 운동 스케쥴을 짜는 등 운동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았다. 포항 핫플에 가면 무조건 러너들을 마주칠 정도로 매 순간 지치지 않고 활활 타오르던 모습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떤 사람에게 애플 아카데미를 추천하나?
iOS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추천한다. 그리고 IT업계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확신한다. 다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거나 새로운 비전을 얻길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제격이다. 빵빵한 지원과 함께 생산적인 활동을 찾고 있다면 애플 아카데미에 지원해 보길 바란다.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이다.

iOS 개발자가 되고 싶다. 내가 원하는 앱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쓰임이 될 때마다 짜릿하다. 대학교로 돌아가도 아카데미에서 배운 지식을 이어 공부해 보고 싶다. 애플 아카데미에서 만난 멘토나 러너들이 아낌없이 자신의 배움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동경심을 느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꾼다.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하고 앱 접근성을 높이는 슬기로운 개발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할 계획이다.
이진호 기자/유정민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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