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효율적으로 수거하여 저렴한 값으로 재판매해 ‘남은 음식 자원화 시스템’ 제안
-타슈켄트정보통신대학교와 협업해 글로벌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
국민대학교가 주관하는 HUSS 글로벌공생컨소시엄(광운대, 국민대, 선문대, 영남대, 호남대)은 이런 주제를 가지고 대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8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프로그램은 타슈켄트정보통신대학교(TUI, Tashkent University of Information Technologies)와 협업하여 국제 교류 경험 증진 및 지속 가능한 사회적·환경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은 우즈베키스탄 문화를 경험하며 문제의식을 가진 후, 현지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기획을 통해 글로벌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학습의 시간을 가졌다.
광운대 정윤서·국민대 최민정·선문대 황보권·영남대 이수민·호남대 박소정·TUIT Saidkamol 씨로 구성된 ZG 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하는 식량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은 음식을 자원화하는 시스템을 제안해 이 프로그램에서 금상을 받았다.
ZG 팀은 빵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부 주도 아래 소비되지 못한 빵을 효율적으로 수거하여 저렴한 값으로 재판매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단순한 식량 재분배를 넘어 소비자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을 수상한 아이디어 기획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ZG 팀의 정윤서 팀장(광운대 행정학과·4)을 만났다.

“팀명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하는 식량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Zero Garbage’라는 뜻으로 ‘ZG’로 하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며 이곳의 식문화는 조금씩 덜어 먹는 것이 아니라 남기더라도 많이 먹자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호텔 조식 뷔페 현장, 현지 베이커리 카페를 방문하였을 때도 많은 양의 남은 빵들이 버려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후 ‘글로벌공생’이라는 프로젝트 주제에 착안하여 팔리지 않은 음식을 저렴하게 재판매해서 지역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였습니다. 이를 시스템적으로 고안하여 디지털 플랫폼으로 만든다면,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에 대한 의식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팀 아이디어의 배경과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나요
“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too good to go’라는 앱이 레퍼런스였습니다.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팀원이 가장 먼저 제시한 아이디어입니다. 이 앱은 음식 마감 할인 플랫폼으로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안 팔리고 남은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예약해서 저렴한 값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먼저 이 앱을 분석한 후, 우즈베키스탄 도시의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음식물 쓰레기 현황을 파악하였습니다. 식량 낭비 이슈가 큰 우즈베키스탄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프로그램 내에서 배운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활용하여 인간과 지역사회의 요구를 이해하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고자 노력을 이어 나갔습니다.”

“ZG 플랫폼은 정부 주도의 빵 재분배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되지 못하고 남는 빵을 효율적으로 수거하여 저렴한 값으로 재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효율적으로 음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나타나는 탄소 절감 효과를 시각화하여 소비자가 직접 환경 보호의 가치를 인식하도록 유도합니다. 포인트 적립 시스템도 도입하여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확산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현지의 패스트푸드점이나 음식점에 무작정 찾아가서 포커스 인터뷰를 진행하며 자료 조사를 시작했었습니다. 당시 가게 내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한가득 버려지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음식점 사장들은 본인의 가게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단 1g도 나오지 않는다고 답하였습니다. 팀원들과 이런 모순에 대해 논의한 결과, 외국인이 찾아와서 그 나라에 대해 민감할 수 있는 환경 관련 인터뷰를 하는 상황이 그들에게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자국 이미지나 음식점 이미지를 위하여 사실을 대답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이는 상황과 인터뷰 내용이 다르게 나타날 때, 사실 확인이 곤란한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인이 운영하시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인터뷰를 많이 도와주셔서 구체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설문조사지를 미리 작성해 놓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팀원들이 우즈베크어와 영어가 서툴러서 인터뷰 중에 꼬리 질문을 못 하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대화가 오간 점이 아쉽습니다.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
HUSS 글로벌공생컨소시엄 프로그램에서 금상을 수상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금상을 수상한 것도 기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과정에서의 배움인 것 같습니다. 특히, 각기 다른 대학교에서 온 학생, 타국의 학생과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환경에서 협업하는 과정이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팀원들과 의견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점점 서로의 강점을 파악하고 역할을 조율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과 협업하는 능력이 이 시대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주는 HUSS 글로벌공생컨소시엄 참여를 많은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진호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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