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어려움 겪는 중소기업과 무역 인재 대학생의 협력
-한국의 고체치약을 세계로, 숭실대 '원의작도'
-특색있는 전공어 적극 사용, 한국외대 '2-COMEUS’

“GTEP을 통해 해외 영업과 관련한 진로를 준비하게 됐다. 방향성이 명확하게 정리된 느낌이다.” 지난해 숭실대학교 GTEP 사업단 팀장으로 활동한 김지헌 씨(숭실대 글로벌통상학·3)는 GTEP이 꿈을 찾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 지텝(GTEP, Glocal Trade Expert Incubationg Program)은 청년 무역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건국대, 경희대, 숭실대, 한국외대 등 전국 20개 대학에 사업단을 설치해 무역 교육 및 현장 실습 경험을 제공한다.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원하지만 인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대학생 GTEP 사업단이 함께 협력하는 방식이다. 대학생 사업단은 기업의 상품을 해외 시장으로 주도적으로 수출하며 무역 실무 경험을 쌓는다.

실제 국내 다수의 중소기업은 GTEP 사업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은 어떻게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 '2024 GTEP 청년무역대상'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부문에서 각각 대상과 장려상을 수상하며 그 성과를 인정받은 '원의작도'팀과 '2-COMEUS'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영리한 마케팅 전략, 한국의 고체치약을 세계로
원의작도팀.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원의작도팀.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숭실대학교 GTEP 사업단 '원의작도'팀은 국내 고체치약 브랜드 'Minted(민티드)'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하여 브랜드의 첫 해외 수출을 주도했다. 구강케어 시장에 대한 분석으로 아시아권 국가로의 진출을 결정했고, 가장 적절한 수출 경로를 찾아 일본의 큐텐으로 첫 수출시장을 설정했다.

김지헌 팀장은 “구강케어에 대한 수요와 해외 시장 내 한국 제품의 인지도를 고려했다. 시장조사를 통해 일본을 주축으로 싱가포르, 중국으로 수출국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돋보이는 지점은 제품을 수출할 해외 시장에 대한 풍부한 사전 정보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해 큐텐 내 판매 창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최아영 팀원(숭실대 행정학·4)은 “일본 소비자는 썸네일에 텍스트가 많은 것을 선호한다.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한국과는 차별화가 필요했다”며 일본 수출 시장의 특징을 설명했다.
수출 시장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디자인.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수출 시장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디자인.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철저한 사전 조사를 동반했다. 제품을 대표할 적합한 허브 키워드를 설정하기 위해 직접 명동으로 나가 일본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허브 키워드를 이용하여 다양한 SEO(검색엔진 최적화)작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구글, 야후, 큐텐에서 민티드를 1위로 노출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명동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명동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사진=원의작도팀 제공
최아영 팀원은 “GTEP 활동을 통한 실무 경험이 진로 설정에 큰 도움을 주었다“며 “기존 고려하던 진로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각자의 전공어 살려 시장별 차별화 마케팅, 유능한 무역 인재로 성장
2-COMEUS팀. 사진=2-COMEUS팀 제공
2-COMEUS팀. 사진=2-COMEUS팀 제공


한국외국어대학교 GTEP 사업단 '2-COMEUS'팀은 국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국내 기업 상품의 수출을 도왔다. 대표적으로 국내 스모어 쿠키 브랜드의 해외 홍보를 기획했고, 전시회 부스 구성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2-COMEUS팀 또한 가장 먼저 제품 선정을 위한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박재영 팀장(한국외대 국제금융학·3)은 “제품 선정을 위해 다양한 국내 전시회를 참관했다”며 “그 과정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한과와 같은 한국의 간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수출 대상지인 베트남에 스낵류 시장이 열풍이었던 점도 고려했다”고 언급하며 스모어 쿠키 브랜드와의 협력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2-COMEUS팀의 해외 전시회 참가 현장. 사진=2-COMEUS팀 제공
2-COMEUS팀의 해외 전시회 참가 현장. 사진=2-COMEUS팀 제공
2-COMEUS팀의 가장 돋보이는 특성은 제품 수출 과정에서 그들의 다양한 전공어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서 시작하여 스페인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그리스불가리아어까지 학교에서 배운 전공어를 제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다인 팀원(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3)은 “제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할 때 상세 설명을 번역하여 수출한다. 대부분은 영어로 번역하지만 저희는 수출지의 현지어로 번역하고 카드뉴스로 만들어 홍보했다”며 “전공어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전시회에서 현지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할 기회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우리 팀은 베트남의 중국 바이어들과 중국어로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며 “GTEP 활동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총괄하고 한국무역협회가 사업 운영을 전담하는 GTEP은 총 15개월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모집 일정 및 지원 방법은 각 대학별 GTEP 사업단이 개별 공지한다. 제공하는 다양한 이론 교육 및 현장실습 과정을 이수하고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에게 수료 자격을 부여한다.

이진호 기자/전서영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