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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배달 플랫폼은 우리 생활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가 됐다.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배달 구독 서비스’가 또 다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민클럽 프로모션 1,990원(정상가 3,990원) ▲요기요 요기패스 2,900원 ▲쿠팡이츠(쿠팡 와우 회원제) 7,890원에 무료 배달 서비스를 구독 체계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배달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와 점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점주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진 배달 구독 서비스
지방에서 김밥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오픈 후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배달 플랫폼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A씨는“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고 점주들이 감당해야 할 수수료 부담이 더 커졌다”며 “최소주문금액에 딱 맞춰 주문이 들어올 때 무료 배달로 인한 중개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식업을 운영하는 B씨는 "쿠팡이츠 수수료가 더 비싼 경우가 있어 고객이 포장하는 것이 점주들에겐 더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점주들이 느끼는 배답앱 수수료 부담은 7점 만점에 5.68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의 점주인 47.6%가 음식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이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평균 가격 인상액에 영향을 미쳤다. ▲단순 가격 인상 시 평균 1,858원 ▲배달앱에서만 가격을 올리는 ‘이중 가격’ 적용 시 평균 2,114원 ▲최소 주문 금액 인상 시 평균 3,836원이 올랐다.

즉, 배달앱이 ‘무료 배달’을 내세워 배달 구독 서비스로 소비자 유치에 나섰지만 이는 점주들이 감당해야 할 높은 수수료로 이어지고 이것이 결국엔 음식 가격 인상으로 연결됐다.
배달의 민족 앱 이용 사진
배달의 민족 앱 이용 사진
한때 배달 플랫폼을 이용했던 조혜나(여·25) 씨는 현재 플랫폼 이용을 중단한 상태다. 조씨는 “첨에 이용할 땐 무료 배달 혜택이 있어 좋았지만 최소주문금액이 3만 원 이상인 경우가 많아 부담이 컸다”면서 “무료 배달이 되는 금액대로 맞춰야 하다 보니 지출이 커져 지금은 이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료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점주들은 이를 감당하기 위해 음식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무료 배달로 인한 중개수수료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배달 수수료 상생안’...상생 여부는 두과봐야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26일부터 3년간 중개수수료를 9.8%에서 2.0~7.8%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배민1플러스’ 요금제 가입 업주를 대상으로 매출 규모를 4개의 구간으로 나눠 중개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개수수료는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부가세 별도)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가 각각 적용된다.

쿠팡이츠 역시 오는 4월부터 중개수수료를 9.8%에서 매출액에 따라 7.8%로 인하하겠다는 상생 요금제 시행 방안을 발표, ‘요기요’는 지난해 중개수수료를 12.5%에서 9.7%로 인하한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를 도입했다.

일각에서는 배달 플랫폼의 이 같은 서비스 제도가 겉으로는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의 상생 이미지로 보여지지만 안으로는 플랫폼만이 이윤을 높이는 정책 아니냐는 지적이다.

A씨 역시 지난해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된 배달 수수료 상생안에 대해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상생안이라고 하는데 중개수수료가 인상된 이상 앞으로 실질적으로 상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효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허준희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