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우리가 부르는 이 응원가는 과연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관중이 많다면 응원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이는 선수들에게 큰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중 수와 응원의 크기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2024 시즌 최종 순위 5위권 내에 든 팀들(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KT 위즈)은 대부분 관중 수 또한 1~5위권에 포함됐는데, 이를 통해 응원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응원 규모의 차이로 승패가 좌우될 수 있지 않을까. 홈&에웨이의 승률을 경기력으로 수치화해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의 홈-어웨이 승률을 비교했다. 데이터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홈팀의 승률이 어웨이팀보다 꾸준히 높았는데, 이 결과 역시 앞선 자료에 이어 응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용현 동덕여대 체육학과 교수 역시 팬들의 응원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팬들의 응원은 사회적 지지 역할을 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경기 중 팬들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사회적 촉진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는 타인이 존재할 때 이미 숙달된 과제 수행 능력이 더욱 향상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선수들은 대부분 응원 속에서 더욱 집중하고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응원의 효과는 홈팀과 어웨이팀에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홈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지속될 때 어웨이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축구 경기에서 원정팀 선수가 골을 넣고 홈팀 팬들에게 '쉿' 세리머니를 하는 것을 심리적 압박을 반영하는 사례가 대표적인 예시다.
그러면서 이런 응원 차이로 인한 심리적 압박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최근 한 유명 축구 선수가 원정 경기에서 "상대 팀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우리 팀을 향한 응원이라고 생각하며 주문을 걸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어웨이 경기에서는 스스로를 다독이는 전략이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멘탈이 강한 선수에게서 효과가 더 잘 나타난다.
이 교수는 “KBO 리그의 선수별 응원가는 선수들에게 유의미한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정 선수의 응원가가 작을 경우 질투나 시기심을 느낄 수 있으며, 이 감정이 긍정적인 동기 부여로 이어지면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인 감정으로 흐르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는 차분한 음악이, 폭발적인 힘과 순발력이 필요한 스포츠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팀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에서는 웅장하고 힘 있는 응원가가 선수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프로선수들 역시 관중석의 응원 함성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익명을 밝힌 프로야구 선수 ㄱ씨는 “플레이 하나로 관중석에서 큰 함성이 터질 때 더 신이 나고 경기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큰 함성이 섞인 응원을 받을 땐 경기로 인해 받았던 스트레스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관중석이 거의 다른 팀 팬으로 꽉 차있던 경기에서 어웨이 팬들의 응원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김서진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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