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움(Learning)’과 ‘휴가(Vacation)’, 공부와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런케이션’
- 제주대학교 계절학기 학점교류 프로그램으로 즐기는 ‘제주 한 달 살이’
지난 1월 제주대학교 학점교류에 참가하였던 황보겸 씨(경희대 호텔경영학·24)는 “올해 겨울 학점교류는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런케이션’이란 배움(Learning)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단어로 ‘교육 여행’을 뜻하는 말이다. 최근 들어 공부와 휴식을 병행하는 ‘런케이션’에 주목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학 학점교류’ 프로그램을 통하여 계절학기를 타 지역, 타 대학교에서 보내고 있다. 국내 대학 학점교류란 자신의 대학과 학점교류 협정을 맺은 국내 타 대학교에서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정규학기 및 계절학기 교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프로그램이다.
계절학기 기간 중 국내 대학 학점교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제주대학교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측에 따르면 2024년 하계 계절학기 동안 국내 44개 대학의 학생 1,101명이 제주대학교 등 도내 대학에서 계절학기 교류에 참여했다.
제주대학교는 국립대학교의 특성상 저렴한 기숙사 비용으로 ‘제주도 한 달 살이’가 가능하다는 점과 오름트레킹, 요트, 스쿠버다이빙 등 제주대 특화 수업으로 대학생들의 관심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또한 제주도 지역의 특성상 수업 외 시간을 관광으로 보내는 학점교류생들이 많기에 매 학기 학생들 사이에서 ‘제주대학교 학점교류’ 단체 채팅방을 생성하여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런케이션을 보내며 제주대학교 학점교류를 경험한 이예원 씨(국민대 미디어광고학·25)와 황보겸 씨(경희대 호텔경영학·24)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대학교 학점 교류 프로그램 동안 어디서 거주하셨나요?
“제주대학교 기숙사를 이용했습니다. 오름트레킹 수업 기간에 맞춰서 12일을 지내는 유형을 선택했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12일 동안 약 11만 원으로 굉장히 저렴하고, 시설도 엄청 좋았습니다. 캠퍼스가 너무 넓어서 정문에서 기숙사까지 도보로 20분 정도 소요되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름트레킹 수강신청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오름트레킹 수업은 수업 일자에 따라 A, B, C 이렇게 세 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저는 7월 8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된 C반으로 수강하였고, 수강료는 10만 원이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오름트레킹 수강 후기를 보면 수강신청이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저는 한 번에 신청이 되었습니다. ‘네이비즘’ 사이트를 이용해서 서버시간을 제주대학교 홈페이지로 적용한 후, 정확하게 제주대학교 수강신청 창이 열렸을 때 빠르게 접속했던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름트레킹 수업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수업 중 한라산을 등반하였을 때, 같은 팀원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코스를 완주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수업은 4인 1조로 팀을 이뤄서 트레킹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체력이 좋지 않아서 팀 내에서도 뒤처지는 편이였는데,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을 때 팀원들이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며 ‘할 수 있다’고 말해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던 날이 기억에 남습니다. 같은 조 사람들 모두 학점교류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었는데, 저희 조는 정말 돈독해져서 현재까지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오름트레킹 수업 시작 전 제주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하나마트’의 김밥을 사서 수업에 가져갔습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김밥을 단돈 3,000원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름트레킹을 수강하는 학생들 대부분 김밥을 포장해서 정상에서 먹곤 했습니다. 또 수업 특성상 교외에서 진행되다 보니, 오름트레킹 팀원들과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자주 이용하지 않았지만 제주대학교는 기숙사 식당과 학생 식당의 맛도 괜찮고, 가격도 합리적이었습니다. 기숙사식은 5000원으로 메뉴는 날마다 변경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또 제주대학교 학점교류생이라면 꼭 먹어야 할 학식으로 교수회관의 ‘고기국수’가 꼽히는데, 6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여서 꼭 추천드립니다.”
제주대학교 학점교류를 하는 생활의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국민대학교도 나름 산과 맞닿아있는 위치라서 자연친화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대학교는 캠퍼스 내에 오름이 있고, 운동장이 끝없이 넓고, 건물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숲을 걷는 느낌이 들어서 자연환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런케이션’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환경이었습니다. 제주대학교는 정규학기에 지친 대학생들이 계절학기 기간 동안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대학교 학점 교류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학점 교류 프로그램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추천으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경희대와 다른 대학교, 특히 제주도라는 지역에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기숙사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면서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런케이션을 목적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제주대학교 학점 교류 프로그램 동안 어디서 거주하셨나요?
“제주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기숙사 신청 시 숙박일수에 따라 5개의 유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계절학기 수강 기간 외에도 관광 계획이 있었기에 30일을 지내는 유형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이 유형은 3주간 기숙사 비용은 제가 지불하고 1주간 비용은 제주도 내 지원금으로 무료로 연장이 되었기에 약 19만 원, 하루 숙박비가 6500원 정도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사실 제주대학교 학점교류 수업으로는 제주대 특화 수업인 오름트레킹, 요트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조금은 낯선 ‘알기쉬운해양생명과학’ 수업을 들은 이유는 이 수업은 아직까지는 숨겨져 있을 뿐인 ‘제주대 특화 수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해양생명과학을 가르치는 과가 5개 이내로 매우 적어서 희귀하고 특별한 수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생명과학이라는 학문이 문과생에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두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다양한 해양생물과 해양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해양생명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어류를 넘어 해양 현화식물, 해양 미생물, 해양 지리까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주대학교 학점교류의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제주대학교가 국립대학교라는 특성상 기숙사도 한 달 비용이 20만 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립대학교는 계절학기 수업 비용이 학점 당 9-10만 원인데 제주대학교는 학점당 2만 5천원이여서 5만 원에 계절학기를 수강하였습니다. 이렇게 수강료가 저렴하다보니 런케이션의 목적이 없더라도 학점을 채우는 목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학점교류 기간 동안 필요한 비용이 적게 들어서 사립대학교인 경희대에서보다 부담이 적은 것이 큰 차이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대학교 학점교류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주대학교는 학점교류생을 위한 단체 채팅방이 있습니다. 학점 교류를 혼자 가더라도, 친구랑 같이 신청해서 가더라도 이 채팅방을 통해서 기숙사나 수업에 대한 정보와 택시나 여행을 같이 갈 사람을 구해서 친해지기도 하니까 두려움 없이 도전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채팅방에서 친해진 친구들과 1월 1일 새해 일출을 보러 섭지코지에 갔었는데, 해 뜨는 걸 보면서 소원을 빌었던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업 외 시간은 채팅방에서 친해진 학점교류생들과 함께 관광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주도에 눈이 엄청 쏟아졌던 어느 날에도 겨울 눈구경 명소인 천백고지에 즉흥으로 여행을 떠났던 날도 기억에 남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제주대학교 학점교류 프로그램을 다들 꼭 한 번 경험하면 좋겠습니다.”
이진호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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