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했는지’보다 ‘무엇을 하지 못했나’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는 시대, 대학생들은 캠퍼스 안보다 밖에서 더 분주하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대외 활동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한 대학생들을 만나봤다.

“솔직하게 취업을 위해, 이력서에 쓸 스펙을 쌓기 위해서죠.”
지금까지 해왔던 대외 활동을 선택한 이유에 관한 질문에 남현아(24) 씨는 이 같이 말했다.
남 씨는 행정안전부, 통일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요 정부 부처에서 운영한 기자단·서포터즈를 비롯해 총 8개의 대외 활동을 수료했다. 여기에 행안부 청년인턴으로도 6개월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남 씨가 학업만큼 대외활동에 투자한 이유는 바로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기 위해서다.
멋모르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는 선배들을 본 남 씨는 자신에게 맞는 직무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취업 준비였다. 때문에 여러 루트와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직무를 찾는 데 집중한 케이스다.
이는 공모전 두 차례와 데이터 전처리·시각화 스타트업, CJ올리브네트웍스 등 두 곳에서의 인턴 경험이 있는 서유진(22) 씨도 마찬가지였다.
서 씨는 취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 정도와 전공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서 씨는 대외활동으로 현직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현직자들과 취업 준비 과정을 이야기 나누며 ‘찐 사회생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진로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기도 했다.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관련 대외활동을 하다가 아예 진로를 바꾼 경우다.
대학 졸업반인 편윤서(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4)씨는 스포츠 기자를 준비하기 위해 그와 관련된 다수의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마중물이 아닌 수로의 방향을 튼 계기가 됐다.
편 씨는 “활동을 내내 하면서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스포츠가 너무 좋아 꿨던 꿈이었지만 취미는 취미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야심차게 대외활동을 시작했지만 활동의 질이 떨어져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운영체계나 담당자의 허술함으로 기대보다 실망이 큰 대외활동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남 씨는 “만약 대외 활동을 안 했더라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대외활동이 함께했기에 대학 생활이 더 풍부해졌다”고 덧붙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서효주 대학생 기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