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콜라보 굿즈 열풍·· 유니폼에서 빵까지 이색 협업
-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여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된 K-야구
‘랜더스X포차코’ 유니폼을 착용한 노경은 선수 가족. 사진=SSG 랜더스 공식 인스타그램"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는 프로야구 구단 ‘LG 트윈스’와 네이버 웹툰 ‘마루는 강쥐’의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에 내세워진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프로야구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캐릭터, 의류, 식품 브랜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협업이 활발히 이뤄지며 야구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야구 굿즈’ 시장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분야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크림)은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0일까지의 야구 관련 굿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야구 굿즈’의 인기가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5월, 프로야구 구단 ‘SSG 랜더스’는 브랜드 ‘산리오코리아’의 대표 캐릭터 ‘포차코’와 협업한 한정판 MD 상품을 출시했다. 이 협업은 기존 야구 팬뿐 아니라 캐릭터 팬층까지 아우르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오태곤, 노경은 등 구단 소속 선수들이 직접 해당 굿즈를 착용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는 포차코 유니폼을 착용한 관중들이 눈에 띄게 보이는 등 실제 현장에서도 협업 효과가 확인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SSG 랜더스의 팬 조모 씨(27)는 “콜라보레이션 MD는 마케팅 필수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구단에서 신상 굿즈들을 발매해주고, 또 선수들이 직접 착용한 모습으로 홍보를 하는데 구매를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제 친구는 야구도 모르는데 포차코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같이 굿즈를 사기도 했다”며 캐릭터 팬의 구매 사례도 소개했다. 이처럼 프로야구와 캐릭터의 콜라보레이션은 기존 야구 팬층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야구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단순한 굿즈 판매를 넘어, 잠재적 관람객과 신규 팬 유입이라는 마케팅적 가치까지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랜더스X포차코’ 유니폼을 착용한 프로야구 팬. 사진=김하은 대학생기자
프로야구 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의류 브랜드 ‘산산기어’와 협업해 출시한 컬렉션이 연이어 완판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출시된 첫 번째 협업 컬렉션 [BORN IN BLUE]는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성과 산산기어 특유의 감각을 결합한 의류 8종으로 구성됐다. 해당 제품은 출시 직후 온라인 거래 플랫폼 KREAM(크림)의 서버가 일시적으로 마비될 정도로 높은 접속량을 기록했으며, 전 제품이 당일 품절됐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지난 5월에는 두 번째 협업 컬렉션 [A Pride of Lions] 22종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 역시 발매 당일 서버가 폭주했고, 전 제품이 빠르게 매진되며 다시 한 번 프로야구 협업 굿즈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판매된 제품들은 온라인 리셀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품목은 정가의 두 배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협업 굿즈는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하나의 희소가치 있는 수집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라이온즈X산산기어’ [A Pride of Lions] 컬렉션 사진=KREAM 공식 인스타그램식품 업계 역시 프로야구 구단과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과 함께 빵 3종과 과자 ‘꼬깔콘’ 2종을 출시해 판매 중이며, 제품에는 선수단과 마스코트가 그려진 랜덤 스티커가 포함되어 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편의점 브랜드 ‘CU’와 협업해 지난 10일, 잠실종합운동장 인근 CU 신천올림픽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콜라보 식품뿐 아니라, 구단 마스코트 ‘철웅이’와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두산 팬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성지”라는 후기들도 확산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프로야구는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소비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고 있다. 브랜드와 구단 간의 협업은 팬덤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굿즈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프로야구’라는 키워드가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재, 관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