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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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치러진 한 교양 수업에서 다수의 학생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시험을 치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수업은 교양필수 과목인 ‘프로그래밍 이해와 실습’으로, 지난 학기 총 1,250명이 수강했다. 수업과 과제 및 시험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의 중간·기말고사 시험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과목은 5개의 분반으로 운영된다. 한 분반의 강의를 맡은 ㄱ교수는 "올해 1학기 성적에서 A 이상 높은 학점을 받은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챗GPT와 같은 AI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수업의 또 다른 분반을 맡고 있는 신연순 교수는 “답안지를 세밀히 분석한 결과, 가르친 적 없는 프로그래밍 도구를 사용하는 등 학생들의 AI 사용 여부가 어느 정도 식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래밍 이해와 실습’ 과목에 AI 사용 금지 공지(방민우 대학생 기자)
‘프로그래밍 이해와 실습’ 과목에 AI 사용 금지 공지(방민우 대학생 기자)
이에 해당 수업을 진행한 교수들은 중간고사 이후, 무분별한 AI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AI를 사용한 학생들의 명단을 확보했다”며 “기말고사에서도 AI를 사용할 경우 F 학점을 부여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교수들의 이 같은 공지에도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교수들의 이같은 공지를 비아냥거리듯 “(교수들이) 실제 명단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학기 해당 수업을 들은 김재윤(가명) 씨는 시험에서 AI를 활용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비대면 시험이다 보니 손쉽게 AI를 사용할 수 있었다”며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 답안은 고의로 오답을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챗GPT 등을 활용해 시험을 치렀으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존재했다. 이들 역시 AI를 활용할 수 있었으나 양심에 반해 평소 실력대로 시험에 임했다. 하지만 공정하지 않은 평가에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져 갔다.

시험에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이온유(가명) 씨는 “공부한 만큼 AI 도움 없이 시험을 봤지만 챗GPT를 사용한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낮았다”며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토로했다.

해당 수업의 분반을 맡고 있는 ㄴ교수도 이같은 상황에 “시험에서 AI를 활용한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얻는 반면, 정직하게 시험을 본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얻게 되는 것을 보며 박탈감을 느낄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겪는 진통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대학 측의 대응방안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AI 시대가 도래한 만큼, 학생들의 평가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해당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교수들은 AI를 활용해 시험을 치른 학생들을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F학점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교수는 “최소한의 제도적 대응 없이 학생 양심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무책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지금 필요한 건 AI시대 걸맞는 평가 기준과 교육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라고 밝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방민우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