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중도해지율 15.9%에 달해
- 청년미래적금, 안정성 개선해 신뢰 회복해야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청년 금융정책이다. 70만원 한도 안에서 납입 금액을 설정해 5년 만기를 채우면 원금에 정부 지원금, 이자를 더해 최대 50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청년도약계좌는 올해가 지나면 가입이 불가하다. 이재명 정부가 청년 금융정책의 일환으로 ‘청년 미래 적금’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 세제 개편안’에는 청년도약계좌 세제지원을 올해로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5년간 매달 70만원, 청년에게는 부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박하은 씨(21)는 지난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했다가 6개월 만에 중도 해지했다. 그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이자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만기가 2~3년으로 짧고, 높은 이자 지원이 확실하게 보장됐다면 가입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5년이라는 만기와 까다로운 조건은 청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대 한도인 70만 원을 매달 납입하고 소득, 우대 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거래, 카드 결제 실적 조건을 내건 은행도 있었다.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5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더라도 정부 기여금 일부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층은 납입을 포기하는 추세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 청년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 사유로 응답자의 39%가 ‘실업 또는 소득 감소’를, 49.9%는 ‘생활비 상승’을 꼽았다.
납입 금액이 적을수록 중도 해지율도 더 높았다. 10만원 미만이 12만7000천명(39.4%)로 가장 많았고,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이 6만6000천명(20.4%),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 4만5000천명(13.9%)이 그 뒤를 이었다. 그에 반해 최대 납입 금액인 70만원을 내는 청년의 중도 해지율은 0.9%였다.
정권 따라 바뀌는 청년 적금, 신뢰 흔들려
올해 3월 목돈 마련을 위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한 대학생 곽보정 씨(21)는 “새 적금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기존 적금을 중도 해지하면 손해 보는 건 아닌지, 갈아탈 수 있는 건지 혼란스럽다”며 “정부가 바뀌더라도 적금 이름은 똑같이 유지한 뒤 세부 조건만 바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청년 금융상품 이름도 바뀌어왔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 재직 청년 지원을 위해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만들었다. 이다음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청년희망적금’으로 바꿔 사업을 확대했다. 윤석열 정부는 ‘청년희망적금’을 ‘청년도약계좌’로 다시 바꿔 내놨다.
2025년, 이제는 이재명 정부가 ‘청년도약계좌’를 중단하고 ‘청년 미래 적금’을 출시한다. 이처럼 전 정부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한 정책 이름 바꾸기가 반복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이 어려워져 청년층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미래적금’, 안정적인 자산 형성의 토대가 되려면
현 정부는 내년 ‘청년 미래 적금’ 출시를 앞두고 제도를 손질 중이다. 만기는 더 짧게, 정부 기여금은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적금 만기는 3년 이내로 선택 가능하며, 매칭 비율은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나뉜다. 일반형 매칭 비율은 납입금의 6%,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만기까지 근속한 청년에게는 우대형 금리 12%를 적용한다. 청년도약계좌 기존 가입자는 약정 기간까지 혜택이 유지되지만 청년 미래 적금과 중복 가입은 불가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임나연 연구위원은 “중도 해지율 증가 배경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평가나 분석이 필요하다”며 “청년의 연령대와 소득 수준별로 중도해지 사유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위원은 “정책 홍보 시에도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며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월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 실상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호 기자/이채원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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