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규모 독립 출판 페어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개최
- 214개의 독립 출판물 창작자 참여
- 부스뿐만 아니라 강연, 낭독회, 세미나까지 준비돼
독립 출판은 작가 개인이 기획부터 편집, 유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맡는 소규모 출판 방식이다. 독립 출판물은 서점에 유통하는 데 필요한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발급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다양한 독립 출판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는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이 유일한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덕질하다 PD가 됐습니다』의 저자이기도 한 전민선 작가는 페어 참여 계기에 대해 "아빠가 퇴직을 앞두고 속상해하시는 걸 보고, 작가의 삶을 시작하실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PD로 일했던 경험으로 글을 직접 편집해 책을 만들었다"고 독립 출판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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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못 읽었어도 모임은 나간다. 못 읽은 머쓱함까지 함께 나누는 게 독서 모임이니까!"
책을 좋아하는 관람객을 겨냥한 굿즈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굿즈를 제작한 독립 출판사 좋은여름 대표는 "행사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창작자이자 독자이기도 하다"며 "출판 업계 종사자나 애독자라면 공감할 만한 문구들로 패키징해 명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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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부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하는 전략도 돋보였다. 바로 "동주 VS 카프카, 나의 취향은?"이라는 제목의 판을 만들어 취향에 맞는 작가에게 스티커로 투표하는 작은 이벤트다.
좋은여름 대표는 "작년은 소설가 카프카의 100주기였고, 올해는 시인 윤동주의 80주기이기에 시기를 맞춰 준비했다"며 "심오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들을 펴낸 작가들이더라도, 인기 투표 형식으로 풀어내니 다들 재밌어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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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 부스뿐만 아니라 강연과 낭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낭독회는 국립중앙도서관 야외 마당에서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시 낭독을 듣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외에도 시간마다 중강의실, 세미나실에서 독립서점 운영자, 작가, 출판사 관계자 등이 연사로 나서는 강연이 열리는 등 페어를 다채롭게 즐길 기회가 풍부하게 마련됐다.
이 페어는 독립 출판물 창작자와 독자 모두에게 축제 같은 자리다. 독립 출판물을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A씨(23)는 이날 행사에 방문해 "독특한 제본으로 제작된 책이나 업사이클링 소재의 책이 기억에 남는다"며 "독립 출판물은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담아낸다는 점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를 인터뷰해 책으로 펴내는 브로드컬리의 이지현 디자이너는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이 "다른 독립 출판사에서는 한 해 동안 어떤 작업을 했는지 둘러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며 "친척 집에 온 것 같다고들 이야기한다"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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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업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이라는 행사가 가지는 동력 또한 크다. 이지현 디자이너는 "페어에서 독자와 관계자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고, 다음 해 작업을 해나가는 데에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호 기자/이채원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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