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주 지에프 대표
AI·로보틱스·IoT·머신비전 같은 첨단 기술을 융합
스마트농업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
권 대표는 25년 넘게 임베디드 시스템과 자동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해 왔고, 그동안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해 보는 경험을 쌓아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기술을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고민이 결국 ‘농업’이라는 산업에 대한 관심과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에프는 ‘사람을 위한 기술, 농업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AI·로보틱스·IoT·머신비전 같은 첨단 기술을 융합해서 스마트농업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기술 중심 스타트업입니다.”
지에프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핵심 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AI 기반 병해충 검출 시스템이다. 고속 머신비전과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과일 표면의 병해충을 실시간으로 판별하고, 로봇 암과 PLC 연동 제어를 통해 불량 과일을 자동으로 분리해 내는 전자동 선별 시스템이다. 현재는 배(동양배)를 중심으로 실증을 진행하고 있고, 시스템 고도화를 거쳐 복숭아, 감귤 등 다른 품종으로 확장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둘째는 자율주행 농업용 로봇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기구물부터 직접 개발하고 있는 로봇으로, 하드웨어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거기에 ROS2 기반 자율주행 SW, 센서 융합, 경로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서 과일 수확, 운반, 방제, 정밀 진단 등 다양한 스마트농업 작업을 하나의 로봇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농가, 스마트팜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이 두 기술을 공급하기 위한 현장 실증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북미, 동남아 등 수출 시장에서는 병해충 검역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기술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많고, 그에 맞춰 실증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는 중입니다. 지에프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 정말 적용 가능한지,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지를 중심에 두고 개발하는 팀입니다. 앞으로도 기술력과 적용성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서, 농업 자동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권 대표는 “지에프는 농업 현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나는 병해충 선별의 자동화, 그리고 또 하나는 반복적이고 고 위험한 작업의 기계화”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주력 아이템도 두 가지입니다. 첫째 AI 기반 병해충 검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고속 머신비전 기술과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과일 표면에 있는 병해충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6자유도 로봇 팔을 이용해 결함이 있는 과일을 선별라인에서 자동으로 분리·배출하는 전자동 시스템입니다. 현재는 ‘배(동양배)’ 품종을 중심으로 개발 중입니다. 향후에는 복숭아나 감귤처럼 무른 과일군으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조명의 밝기와 색온도는 자동으로 조정되고, 과일을 360도 회전시키며 다양한 각도의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PLC 연동 제어, AI 모델 버전 관리 플랫폼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기존의 육안 선별이 가지고 있던 불안정성이나 인력 의존 문제, 검역 리스크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 농업용 로봇 플랫폼이다. 로봇 기구물 자체부터 직접 설계·개발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ROS2 기반의 자율주행 SW, 4륜 구동 시스템, 주행 센서 및 통신 제어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고, 가장 큰 특징은 하드웨어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확, 운반, 방제, 병해충 진단처럼 작업 목적에 따라 상부 모듈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농업 현장에서 반복되거나 인력 소모가 큰 작업을 지능형 로봇이 대체할 수 있도록 고도화 중이고, 실제로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확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농산물의 선별, 운반, 병해충 진단 및 방제에 이르는 전주기 자동화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지에프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 자체의 완성도와 현장 적용성의 균형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농업 인프라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병해충 검출 시스템이든 자율주행 로봇이든, 기존 산지유통센터(APC)나 농가 선별라인에 크게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설치가 가능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도입에 대한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또 다른 경쟁력은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통합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고속 머신비전, 6자유도 로봇 암, PLC 기반 제어 기술, ROS2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AI 분석 모델까지 모두 내재화되어 있어 현장 피드백을 즉시 반영할 수 있고, 유지보수나 커스터마이징 대응도 빠릅니다.”
권 대표는 “데이터 자산화 가능성도 강점”이라며 “병해충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정제·DB화해두고 있어서, 향후에는 병해충 진단 API나 SaaS 기반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 장비공급을 넘어서, 디지털 농업 진단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수요 대응력도 뛰어나 ARM 기반 임베디드 보드 설계 역량과 IoT 최적화 기술을 갖추고 있어서,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규격이나 환경에 맞춰 제품을 유연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핀란드 등에서 우리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고 현재 현지 테스트베드 구축 및 에이전시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지에프는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의 공급보다는,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다듬고, 실제로 고객들이 사용하고 싶어지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국내에서는 산지유통센터(APC)와 연계한 실증 협력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순천APC나 배 영농조합법인과 같은 실제 수요처를 대상으로 기술 시연과 피드백을 거쳤고, 병해충 자동 선별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공감대를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향후 공공 APC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한 B2G 시장 진입도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해외 쪽으로는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핀란드 등지의 스마트농업·유통업체들과 기술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디지털 글로벌 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회 참가 및 바이어 접점도 확보했습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병해충 문제가 심각하고 농산물 수출 확대에 대한 수요가 커서, 당사 기술의 ‘병해충 검역 자동화’라는 장점이 잘 맞아떨어지는 시장입니다.”
권 대표는 “마케팅 방식에 있어서는 오프라인 전시회 외에도, SNS, 다국어 웹사이트, 온라인 브로슈어, 샘플 영상 제공 등 디지털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단순 홍보를 넘어, 기술의 이해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채널로 보고 있다. 결국 지에프의 마케팅은 ‘장비를 팔기 위한 활동’보다는, 기술을 신뢰받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입증하는 활동에 가깝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깊고 오래가는 관계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임베디드 시스템과 산업용 자동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왔습니다. 기술 개발 자체는 익숙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기술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농업 분야를 보면서, ‘정말 중요한 산업인데, 기술적으로는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령화, 인력난, 생산성 저하 같은 문제가 분명히 눈에 보이는데,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너무 고착화돼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내가 가진 기술로 여기에 변화를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창업 후 권 대표는 “무엇보다도, 직접 만든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고, 그걸 통해 누군가의 일이 조금 더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병해충 검출 시스템을 시연할 때 농가나 산지유통센터 관계자들이 ‘이 정도만 돼도 작업이 훨씬 수월 해지겠다’라거나 ‘이걸로 검역 기준도 대응할 수 있겠네’라고 말해줄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준 게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우즈베키스탄 농업 관련 관계자들과의 미팅입니다. 병해충 이슈로 수출을 포기했던 과일 품종이 있는데, 지에프의 기술을 적용하면 다시 수출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내가 만든 기술이 정말 국경을 넘어서 쓰일 수 있겠구나’하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지에프는 총 7명의 전담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각자의 전문 영역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서 굉장히 밀도 있게 움직이는 팀이라고 보면 됩니다. 기술 개발 쪽에는 병해충 검출 시스템과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는 시스템 설계자와 로봇 제어 개발자, ROS2 기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임베디드 및 IoT 기술자가 있습니다. 이들이 하드웨어부터 제어 알고리즘, PLC 연동, 센서 통합까지 전반적인 기술 아키텍처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 현장 실증과 기술 지원을 담당하는 인력이 있어서, 실제 APC나 농가에 장비를 설치하고 테스트하면서 얻은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운영 쪽에서는 과제 기획, 사업 전략, 마케팅 업무를 다루는 인력이 있고, 저는 전체 기술 방향과 외부 협력, 글로벌 진출 전략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해충 AI 모델은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는 게 아니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 개발 체계를 구축해서 협력 중입니다. 전남대 연구팀이 AI 모델을 설계·학습하고, 저희는 현장에서 얻은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연동하고 시스템에 통합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방식 덕분에 팀 규모는 작지만, 내부 기술과 외부 협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권 대표는 “개발하고 있는 AI 병해충 검출 시스템과 자율주행 농업용 로봇 플랫폼의 기술 고도화가 가장 큰 과제”라며 “지금까지는 실증과 검증을 중심으로 진행해 왔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제품의 완성도와 확장성, 그리고 데이터 활용 기반까지 아우르는 체계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병해충 검출 시스템은 현재 ‘배’ 품종을 중심으로 병해충 7종 및 결함 클래스를 인식하는 모델을 운영 중입니다. 향후에는 복숭아, 감귤, 자두 등 연질 과일군으로 타깃을 확장하면서 병해충 분류 클래스도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은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전남대 연구팀이 딥러닝 기반 AI 모델 개발을 맡고, 지에프는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통합과 운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하드웨어 플랫폼(로봇 기구물) 자체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구동 구조부터 설계까지 저희가 주도하고 있고, 여기에 ROS2 기반의 주행제어 SW, 센서 통합, 서비스 모듈 제어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작업 목적에 따라 모듈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수확, 운반, 방제, 진단 등 다양한 농작업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방향은 글로벌 진출입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핀란드 등을 대상으로 테스트베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부터는 현지 실증과 납품, 사용자 피드백 수렴을 기반으로 맞춤형 모델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병해충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스마트 농업 자동화의 전 주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즉, 기계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농업 현장의 ‘지능’을 설계하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에프는 전남나주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있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지역에 소재한 주요 거점 기술 핵심 기관을 중심으로 소규모·고밀도 공공기술 사업화 집약 공간을 연구개발특구로 지정·육성하는 제도다. 기업은 기술사업화 자금, 인프라·세제 혜택, 규제 특례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설립일 : 2022년 10월
주요사업 : AI 기반 병해충 검출 시스템 개발, ROS2기반 자율주행 농업용 로봇 플랫폼 개발, 스마트팜/스마트팩토리용 IoT 임베디드 보드 및 통합 제어 시스템 개발, 머신비전, 로보틱스, 센서 제어기술 등 농업 자동화 솔루션
성과 : NIPA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SW서비스사업화 과제 수행 중, NIPA 2024~25년 디지털 글로벌 브릿지 프로그램 선정 (유럽 및 아시아 수출상담회 참가), 유럽 및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스마트농업 해외 실증 및 바이어 상담 진행, 국내 산지유통센터(APC) 및 농가 대상 병해충 자동 선별 시스템 실증 진행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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