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섭 포레스트 잘란 대표
기존 금융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한 동남아시아의 막대한 금융 격차(Financing Gap)를 해소
Agentic AI가 여신 심사, 자금 집행, 리스크 관리라는 금융 프로세스를 자율적으로 수행
“포레스트 잘란이 단순한 핀테크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금융의 ChatGPT 모멘트(ChatGPT Moment)’를 실현하는 선구자적 위치에 있습니다. 현재 금융 산업은 거대언어모델(LLM)의 등장 이후,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공학도 출신의 연쇄 창업가다. 지난 15년 이상 IT와 금융의 최전선에서 경력을 쌓아왔으며, 기술적 전문성과 비즈니스 전략을 겸비한 ‘융합형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의 머신러닝 연구를 시작으로, LG전자와 KT에서 AI 사업 전략과 대용량 빅데이터 시스템 설계를 주도하며 기술적 깊이를 다졌습니다.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랩스에서 AI 사업전략 이사(Business Gatekeeper)로서 기술의 상용화 전략을 총괄하였으며, 한화생명에서는 핀테크 플랫폼 사업을 맡아 한화그룹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한화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의 대표로서 블록체인 기반 신금융 플랫폼을 구축한 경험은, 현재 포레스트 잘란이 추구하는 국경 간 금융 혁신의 강력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포레스트 잘란(Forest Jalan)은 Agentic AI 기반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이다. 회사명은 숲(Forest)처럼 풍부하고 건강한 자본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도네시아어인 길(Jalan)을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성장의 경로를 열어주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대출 중개사가 아닙니다. 금융 시장의 ChatGPT 모멘트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텍스트 생성 AI가 지적 노동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우리의 Agentic AI는 여신 심사, 자금 집행, 리스크 관리라는 금융의 핵심 프로세스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며, 이를 블록체인(RWA) 위에 투명하게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중소상공인(MSME)들이 겪는 214조 원 규모의 금융 격차를 해소하고, 데이터와 자본이 국경 없이 흐르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은행’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대표 아이템은 데이터 확보(Web2)와 자금 공급(Web3)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엔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구조의 ‘신흥국 대상 AI 기반 디지털 뱅킹’이다.
첫 번째 엔진은 ‘Grab JOOB(그랩 줍)’이다. 동남아 최대 슈퍼앱인 Grab(그랩)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구축한 일종의 채용 겸 금융 슈퍼앱 서비스 플랫폼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 230만 명 이상, 누적 지원 건수 200만 건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있다. Grab JOOB은 단순한 채용 앱이 아니라, 이곳에서 발생하는 소상공인들의 채용 활동, 급여 조건, 지원자 데이터는 곧 해당 사업장의 현금 흐름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실물 데이터(Real World Data)’가 된다. 은행이 보지 못하는 ‘미래의 매출’을 포레스트 잘란은 ‘채용’이라는 선행 지표를 통해 포착할 수 있다.
두 번째 엔진은 eNote Finance(이노트 파이낸스)다. Grab JOOB을 통해 검증된 차주(소상공인 및 근로자)에게 대출을 실행할 때, 우리는 종이 계약서 대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약속어음(eNote)을 발행한다. 이 ‘eNote(이노트)’는 대출로 발생한 매출채권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토큰화(Tokenization)한 것으로, 이를 다시 글로벌 웹3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한다.
투자자들은 이 eNote를 통해 인도네시아 소상공인 대출자산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블록체인 덕분에 해당 대출의 상환 현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현지 소상공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있고,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하고 투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RWA(Real World Asset) 상품이 된다.
포레스트 잘란은 이 두 엔진을 연결하는 ‘Agentic Private Credit AI’를 개발했다. 5개의 전문화된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금융 운영 체제(OS)’다. △수집 에이전트(Grab JOOB의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정제) △심사 에이전트(Underwriting)(머신러닝 모델로 상환 능력을 3초 안에 평가) △집행 에이전트(Fulfillment) (대출 승인 즉시 스마트 컨트랙트를 생성하고 eNote 토큰을 발행) △자금 배분 에이전트(Allocation)(글로벌 투자자의 자금(Stablecoin)을 최적의 대출 건에 매칭) △리스크 모니터링 에이전트(차주의 매출 변동을 실시간 감시하며 연체 징후를 사전에 포착) 로 구성됐다.
“마치 자율주행차가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여 운전하듯, AI가 금융의 전 과정을 자율주행(Auto Pilot)하는 혁신적인 모델입니다. 포레스트 잘란의 경쟁력은 대체 불가능한 데이터 접근성과 AI 에이전트 기반의 초자동화로 요약됩니다.”
첫째 경쟁력으로 데이터의 해자(Data Moat)가 강력하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기관은 재무제표가 없는 동남아 소상공인을 평가할 방법이 없어 대출을 거절합니다. 반면, 우리는 Grab이라는 슈퍼앱 생태계를 포함하여 독자적안 행동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식당 사장님이 직원을 몇 명 뽑는지, 급여를 제때 지급하는지, 가게 평판은 어떤지와 같은 데이터는 조작이 불가능한 진실의 순간(Moments of Truth)을 보여줍니다. 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포레스트 잘란은 Grab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Grab JOOB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구조적 진입 장벽입니다.”
두 번째 경쟁력은 비용 구조의 혁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소액 대출 1건을 심사하려면 통상 1,000페이지 분량의 계좌 내역서를 사람이 5일간 분석해야 하며, 인건비만 주당 최소 100달러가 소요됩니다. 대출 이자보다 심사 비용이 더 큰 비효율 때문에 은행은 이 시장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포레스트 잘란의 Agentic AI는 이 과정을 수 초 만에, 한계비용 '0'에 가깝게 처리합니다. 로봇 팔이 자동차를 조립하듯 AI가 대출을 생산해내기 때문에, 우리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대출도 수익성 있게 취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포레스트 잘란이 214조 원의 거대한 금융 공백을 수익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입니다.”
셋째, RWA 토큰화를 통한 유동성 확장성이다. 포레스트 잘란은 대출 채권을 eNote 토큰으로 발행하여 글로벌 Web3 유동성과 직접 연결한다. 이는 은행의 예금 규모에 의존하는 기존 대출 비즈니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의 풍부한 자본을 즉각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Treasury) RWA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보다 높은 수익률(연 10%대 수익율)을 제공하는 '실물 기반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포레스트 잘란은 위의 세가지 경쟁력 기반에 뛰어난 실행력으로, 불과 2년 만에 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잇는 삼각 거점을 구축하고 실제 대출 서비스 출시와 펀드 조성까지 완수하는 등 폭발적인 속도로 성과를 내며 사업성을 입증해냈다. 이미 발생한 대출의 부실률(NPL)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서비스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대표는 “포레스트 잘란의 마케팅 전략은 금융을 팔지 않고, 성장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를 '트로이 목마(Trojan Horse)'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람 구하기'입니다. 우리는 Grab JOOB이라는 '무료 채용 솔루션'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자연스럽게 우리 생태계로 유입시킵니다. 사장님들은 직원을 뽑기 위해 앱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서 그들의 사업 건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게 됩니다. 채용이 완료되어 사업이 확장되는 시점, 즉 자금이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맞춤형 대출 상품(운전자금 대출, 급여 선지급 등)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고객 획득 비용(CAC)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포레스트 잘란은 금융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이미 포레스트 잘란 앱을 매일 쓰고 있는 230만 명의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Grab Merchant App(사장님 앱) 내에 우리 서비스가 배너로 상시 노출되어 있어,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도 수백만 명의 잠재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카카오톡 안에 카카오뱅크가 있는 것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 효과다.
글로벌 자금 조달 측면(Investor Marketing)에서는 Web3 기관 투자자들을 타겟팅한다. 인증을 획득하여 제도권 수준의 보안을 갖추었고, 블록체인 상에서 차주의 상환 현황과 부실률(NPL)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투명성(Transparency)'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는 ‘깜깜이 투자’를 우려하는 크립토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신뢰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해시드(Hashed), 카이아(Kaia), 테더(Tether) 등 글로벌 탑티어 플레이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금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포레스트 잘란은 현재까지 누적 50억 원(약 37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혹한기라 불리는 벤처 투자 시장 상황에서도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창업의 계기는 제가 한화생명과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대표로서 동남아 시장을 경험하며 느꼈던 '격차(Gap)에 대한 절실함'이었습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는데, 정작 동남아 경제의 허리인 소상공인들은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금융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자본의 부족'이 아니라 '연결의 부재' 때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슈퍼앱의 데이터와 블록체인의 신뢰 기술을 연결하면 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마침 2023년을 전후로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스테이블코인 같은 블록체인 기술도 성숙해지면서, 글로벌 자본을 새로운 방식으로 끌어올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었었습니다. Agenitc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하여 금융에도 Chat GPT 모먼트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 했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역시 우리의 기술이 누군가의 인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순간을 목격할 때”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작은 식당 주인 '리나(Lina)' 씨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리나 씨는 가게를 확장하고 싶었지만, 담보도 없고 신용 기록도 없어 은행 대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사채를 쓰자니 연 100%가 넘는 이자가 두려워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Grab JOOB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셨고, 그 데이터가 우리 AI에 포착됐습니다. 직원을 꾸준히 뽑는 걸 보니 장사가 잘되는구나라고 AI가 판단한 것입니다. 우리는 리나 씨에게 담보 없이, 합리적인 금리로 운전자금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리나 씨가 저희 자금으로 가게를 확장하고,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전율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만든 코드가, 우리가 설계한 금융 모델이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에게 '성장의 사다리'가 되어주었다는 사실에서입니다. 금융의 숲길(Forest Jalan)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비전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이 저와 우리 팀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한편 사업적인 보람도 있습니다. 우리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초기부터 그랩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등 메이저 금융권과도 협업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2년 만에 Grab JOOB 이용자 230만 명 돌파, 인도네시아 현지에서의 대출 서비스 상용화 등의 눈에 보이는 성과를 팀원들과 함께 이루어냈을 때 모두가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금융의 안드로이드(Android of Finance), 즉 Agentic 금융 OS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Phase 1, 2025년), 현재 성공적으로 검증된 RWA 펀드 모델을 확장하여 운용 자산(AUM) 규모를 500만 달러 이상으로 늘리고, 부실률(NPL)을 2% 이하로 통제하며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미 파일럿 운영을 통해 NPL 0.27%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중기적으로는(Phase 2, 2026년), AI 에이전트의 완전 자율화를 통해 대출 심사부터 집행까지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는 시스템을 완성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출 자산을 1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고, 발행된 eNote 토큰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2차 거래 시장(Secondary Market)을 구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Phase 3, 2027년 이후), 단순 대출을 넘어 예금, 결제, 투자를 모두 포괄하는 'Web3 디지털 자산 은행'으로 도약하겠습니다. 현지 법정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여,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스마트폰 하나로 글로벌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포레스트 잘란의 인프라가 인도네시아를 넘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전역의 표준 금융 프로토콜이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포레스트 잘란은 2025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초기창업패키지는 공고기준 당시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지원 사업이다. 주관기관으로부터 사업화 자금, 창업 공간, 창업기업 성장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는다.
설립일 : 2024년 6월
주요 사업 : Agentic AI 기반 RWA(실물자산) 핀테크 플랫폼
성과 : 투자 유치 누적 50억 원 (Grab, Hashed, Kaia 등), 플랫폼 성장 Grab JOOB MAU 230만 명 돌파, 기술 검증 RWA 파일럿 73만 달러 운용, 부실률(NPL) 0.27% 달성, 정부 인증 TIPS(글로벌 R&D), KOICA CTS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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