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중 언어의숲 대표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의 감정, 정서, 난이도에 맞는 문제를 만들어 줘
학습했던 내용들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학습자의 성장, 감정 데이터를 시각화
“교육과 게임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규칙을 이해하면 재미가 생기고, 재미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됩니다. 언어 학습도 충분히 그렇게 설계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시대에 흐름에 맞춰 AI 기술을 활용하여 빠르게 구현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구체화하기 위해 KAIST 미래전략대학원 데이터전략연구실에서 인지심리학, 학습과학, 정보시스템을 융합해 연구했다. 단순히 ‘더 많은 문제를 푸는 학습’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학습 경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언어의숲의 핵심 서비스 ‘영어의숲’은 유저의 일상이야기로 학습하는 개인화 언어학습 AI 시스템이다. 기존 언어학습 서비스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정해진 커리큘럼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에 따라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
첫째, 사용자의 일상과 감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날의 학습 문제가 생성된다. 오늘 있었던 일을 영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고, 이는 학습 효과로 이어진다.
둘째, 단순 번역이 아닌 ‘사고 전환’에 초점을 둔다. 한국어 문장을 영어로 바로 표현해보면, AI가 짧은 시간 안에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과정은 영어를 ‘외워서 쓰는 언어’가 아닌, 생각하며 사용하는 언어로서 더 오래 기억 할 수 있게 만든다.
셋째, 학습 기록은 자동으로 쌓이고 시각화된다. 학습량뿐 아니라 감정의 변화와 성장 흐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사용자는 스스로의 변화를 체감하며 학습을 이어가게 된다.
“영어가 재미없는 이유는, 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어를 포기하는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상관없는 내용을 계속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드라마 대사나 가상의 상황은 재미있을 수는 있어도, 결국 내 삶과 연결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학습으로서 이어지지 못합니다.”
“나의 생각을 외국어로 표현하는 것이 언어학습의 본질입니다. 실제로 서비스 테스트 결과, 영어의숲은 동종 업계 평균 대비 첫날 재방문율이 약 2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타인의 표현을 많이 아는 것보다, 내 생각을 한 문장이라도 말할 수 있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언어의 숲 팀은 그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돕고 싶었습니다.”
현재 언어의숲은 국내 사용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25~35세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해 ‘부담 없이 꾸준히 학습할 수 있는 구조’를 계속 실험 중이다. 올해는 일본어 학습 서비스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어렸을 때 영어를 너무 힘들게 공부했습니다. 수능 영어가 5등급이었지만, 대학에서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해서 힘들게 영어를 공부했고 10년 정도 지나서야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이렇게까지 영어를 힘들게 공부했어야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게임 회사와 IT 교육회사에서 제품 & 전략팀에서 일을 했었는데, 두 업계에서 느낀 점은 게임과 교육의 원리가 동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도 규칙을 모르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고, 공부도 잘하면 재미를 느낍니다. 언어학습은 퍼즐게임과 유사합니다. 문법이라는 규칙을 바탕으로,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을 만드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법과 단어가 어렵지만 결국 정해진 패턴을 찾는 게임이라 생각했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유저들이 감사의 메일을 보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가지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첫 번째는 영어를 두려워하고 한 마디도 못했던 유저 한명이, 최근에 해외여행에서 식당에서 영어로 주문했다고 했습니다. 매번 가이드나 동행인들의 도움을 받아 주문해 왔는데, 본인이 직접 영어로 주문했던 기분을 잊지 못하여 감사의 메일을 줬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에서 사는 영어를 잘 못하는 한인 주부였는데 우리 앱 덕분에 영어로 장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두 유저 모두 우리 앱의 취지인 ‘내 생각을 외국어로 표현한다’의 좋은 케이스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꾸준히 사용하고 효능감을 느끼는 유저들을 보면서, 사업의 동기와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언어의 숲은 의지가 있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영어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언어 때문에 기회가 막히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한국인들의 영어 지옥 해방’입니다. 한국인들이 영어교육에 투자 대비 효율이 너무 낮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공부를 공교육 포함 10년 이상 받아왔는데, 여전히 영어를 못하는 것은 사회와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기술이 효과적인 언어학습 방식을 검증하여, 다음 세대에서는 영어 때문에 장벽이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어시장 공략’입니다. K-컬처가 흥행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문화 인식이 증가함으로써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정말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도 공략하여,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학습이라는 것은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쉽게 배워야 합니다. 우리의 기술로 유저들이 학습의 재미 그 자체를 상기하여 스스로 배우게 만들고, 그런 유저들이 모여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의숲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참신한 아이디어,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의 성공적인 창업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발된 예비창업자에게는 사업화 자금과 창업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 및 멘토링을 제공한다.
설립일 : 2025년 7월
주요사업 : 모바일 언어학습 AI·IT 시스템 개발
성과 : 2024.11 KAIST E5 창업경진대회 TOP5, 2024.12 서강대학교 창업경진대회 우수상, 2025.03 KAIST 데이터전략연구실 연구협력, 2025.05 예비창업패키지 2차 선정, 2025.08 특허청 IP 디딤돌 지원사업 선정, 2025.10 iOS 출시, 교육앱 무료차트 TOP 11 달성, 2025.12 서강대학교 기술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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