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준 유니스제이 대표
손가락 크기의 작은 센서 하나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팔에 차는 것만으로도 내 손의 미세한 움직임과 의도를 읽어내는 장치 만들어
“바이오디스플레이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며, 인간의 생체 신호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에 천착해 왔습니다. 현재는 이 기술을 통해 사람과 기계가 가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NUI)’의 표준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장에서, 유니스제이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소형 고정밀 근전도(EMG) 센서’와 ‘온디바이스 AI 분석 모듈’을 통해 제조사들이 손쉽게 자사 기기에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공급자(Enabler)’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마우스와 키보드, 터치스크린을 넘어,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시대의 표준 입력 장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표 아이템은 HMD(VR/AR) 및 로봇 제어를 위한 고정밀 생체신호(EMG) 센서와 인공지능 통합 모듈이다.
“쉽게 설명하면 ‘팔에 차는 것만으로도 내 손의 미세한 움직임과 의도를 읽어내는 장치’입니다. 기존의 VR/AR 기기는 무거운 컨트롤러를 손에 쥐거나, 카메라가 손을 볼 수 있는 각도 안에서만 조작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유니스제이가 독자 개발한 이 모듈은 팔 안쪽의 미세한 근육 신호(근전도)를 포착한다. 사용자가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할 때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초소형 고감도 센서가 읽어내고, 이를 유니스제이의 자체 AI 알고리즘(UNIS-AI Core)이 분석하여 ‘아, 이 사람이 지금 '클릭'을 하려고 하는구나’, ‘화면을 '스크롤' 하려고 하는구나’와 같은 의도를 0.1초 이내에 파악해 낸다.
이 모듈을 HMD나 로봇에 탑재하면, 사용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거나 어두운 곳에 있어도 생각하는 대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즉, 진정한 의미의 ‘핸즈프리(Hands-Free)’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유니스제이의 경쟁력은 ‘압도적인 신호 정밀도’와 ‘범용성’ 두 가지다. 첫째, 기술적 초격차다. 근전도 센서는 노이즈(잡음)를 잡는 것이 핵심인데, 유니스제이는 자체 설계한 아날로그 회로 기술을 통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은 신호 대 잡음비(SNR)를 확보했다. 덕분에 손가락의 5mm 단위 미세한 움직임까지 구별해낼 수 있으며, AI 의도 인식 정확도는 93%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재 메타(Meta)나 애플이 연구 중인 기술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둘째, 플랫폼 독립적인 확장성(Enabler)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은 자사 제품에만 폐쇄적으로 적용되는 반면, 유니스제이의 모듈은 어떤 제조사의 HMD나 로봇에도 즉시 탑재가 가능한 ‘표준 모듈’ 형태다. 인터페이스 기술이 없는 중소·중견 하드웨어 제조사들에 기술적 종속을 막아주고, 즉시 상용화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유니스제이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파는 B2C 방식보다는, HMD 제조사나 로봇 기업에게 핵심 모듈을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파트너십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신뢰성 검증을 위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과 협력하여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로봇 의수 제작 기업인 만드로(Mand ro), 생체 전극 인터페이스 연구 기관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과 협업하여 실제 제품에 솔루션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레퍼런스(성공 사례)를 구축 중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유니스제이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 전시 참가를 진행했다. 또한,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 포브(FOVE)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개념증명(PoC)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해외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국내 전시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직접 시연하며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유니스제이는 현재 정부의 예비창업패키지(딥테크 분야)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초기 R&D 및 시제품 제작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법인 설립과 1차 제품 고도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투자 유치(Seed, Pre-A 라운드)는 2026년 상반기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센서 모듈의 양산 라인 구축과 글로벌 인증(FDA 등) 획득, 그리고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한 전문 인력 채용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 노하우나 글로벌 유통망을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력도 긍정적으로 열어두고 있다. 2026년 예상 매출 4억 5천만 원 달성을 기점으로 기업 가치를 입증하고, 후속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윤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대학원에서 바이오디스플레이공학을 연구하며, 뛰어난 가상현실 및 다자유도 로봇 구현 기술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호작용 기술은 부재함을 직시했습니다. 기계와 사람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될 수 있는 원천 기술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창업의 시작이었습니다. 특히 연구 과정에서 메타(Meta)나 애플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손목 밴드형 인터페이스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위기감과 동시에 도전 의식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의 인터페이스 시장에서 영원히 로열티만 지불하는 소비국으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창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창업 후 윤 대표는 “실험실에 머물던 기술이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군가에게 가능성이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 기술은 단순히 기계 상호작용을 넘어, 사고로 손을 잃은 분들이 로봇 의수를 자기 생각대로 제어하게 하거나, 뇌졸중 환자들이 재활 훈련을 할 때 근육의 미세한 회복 신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협력 기관과 테스트 과정에서, 우리 센서가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고 로봇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을 때 느꼈던 전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술이 인간을 돕는 도구로써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창업가로서 가장 행복합니다.”
유니스제이는 하드웨어와 AI를 모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멤버들은 모두 창업 아이템 기술의 연구를 5년간 함께해온 석박사 출신들로, 수년간 손발을 맞춰온 원팀(One Team)이다. 센서 회로 설계부터 AI 모델링, 응용 콘텐츠 제작까지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풀 스택(Full-Stack) R&D 역량이 유니스제이의 가장 큰 자산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윤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다가오는 2026년 1월, 미국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완성된 모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HMD 제조사 및 로봇 기업들과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여,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명확합니다. PC 시대에는 ‘마우스’가, 모바일 시대에는 ‘터치스크린’이 표준이었다면, 다가올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시대에는 유니스제이의 웨어러블 생체센서가 표준 입력 장치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기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사람의 의도를 배우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80억 인구가 디지털 세상과 가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인터페이스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유니스제이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광운대학교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참신한 아이디어,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의 성공적인 창업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발된 예비창업자에게는 사업화 자금과 창업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 및 멘토링을 제공한다.
설립일 : 2025년 11월
주요사업 : HMD(VR/AR) 및 로봇 제어용 초소형 고정밀 근전도(EMG) 센서 개발, 온디바이스 AI 기반 사용자의도 인식(NUI) 솔루션 공급, 근골격계 환자 재활을 위한 기능성 콘텐츠 공급
성과 :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딥테크(Deep Tech) 분야' 선정, 202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선정, 창업아이템 기술 관련 SCI ( Science Citation Index ) 급 저널 5건 등재, 특허 4건 출원, 총 3억원 투자금 확보, 26년 예상 매출 4억 500만원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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