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레디코어는 목표를 정하고 AI를 활용해 계획을 수립하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예약 플랫폼 활용을 넘어 취업 준비와 노후 대비를 위한 재테크·금융 서비스까지 주목한다. 불확실한 미래의 실패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를 기반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캐치테이블을 평소 자주 이용한다는 박수경(20) 씨는 “예전에는 인기 있는 식당에 가면 줄 서는 게 기본이었는데, 예약 앱 덕분에 바로 착석할 수 있어 시간 낭비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약 앱으로 식당 메뉴와 내부 분위기를 미리 확인하고, 추천 기능으로 선택을 돕기 때문에 잘못된 메뉴 선택으로 인한 실패를 줄여준다”라고 덧붙였다.
노션으로 취업을 준비 중인 이시윤(28) 씨는 AI 기반 일정 관리 기능으로 학습 계획과 경력 로드맵을 세우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할 일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뒤 내가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을지까지 AI와 함께 계획한다”라고 설명했다.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꾸준한 준비 습관이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고 믿어 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레디코어 확산에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미래를 지나치게 계산하고 대비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불안과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윤인진 교수는 요즘 청년들이 과거보다 더 계획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불확실성이 크며, 열심히 노력하고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목표를 실현하기 어려운 현실이 계획 주의적 접근을 낳는다”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레디코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지만, 지나치게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는 젊은 세대에게 항상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디코어가 합리적인 생활양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SNS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면 자신이 세운 기준이 아닌 타인의 성취를 기준으로 삼게 되어 심리적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레디코어를 기반으로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윤 교수는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좌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고, 모든 것을 꼼꼼히 관리하려는 태도 자체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SNS를 통한 비교 문화가 이러한 압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계획 이행 과정과 계획 실패가 큰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실패하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글·사진 유영훈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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