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부산패션비즈센터가 운영하는 패션 크리에이터 협업 플랫폼
'B Fashion'이 단순 제조 매칭 플랫폼을 넘어 패션 기업과 제조기업, 패션테크 기업을 연결하는 토털 협업 플랫폼으로 리브랜딩했다.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는 전문 수행기관 디토앤디토와 함께 지난 18일 서울 성수동 맵달SEOUL에서 'B Fashion Sourcing Lab 2026'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가 추진하는 '패션 크리에이터 협업 플랫폼 구축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제조 혁신과 글로벌 진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와 스마트 패션포럼,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결합해 패션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조망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패션 산업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됐다. 과거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이 디자인과 마케팅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공급망 설계, 소량 생산, 품질 관리, 반응 생산, 데이터 활용 능력이 브랜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행사에는 여성복 제조 전문기업 티지글로벌과 교연을 비롯해 데님 전문 제이비컴퍼니즈, 니트 전문 HS니트컴퍼니, 골프웨어 전문 마루20111, 가방 제조기업 이브이팩토리, 프린팅 전문기업 리더스인더스트리·원아트·JJB LAB·화이트하우스 등 20개 제조기업이 참여했다.
또 모임컴퍼니, 버츄사이즈, 한타오 등 패션테크 기업들도 함께해 제조와 기술, 브랜드를 연결하는 협업 모델을 선보였다.
행사에는 세정, 위비스, 인디에프, 한성에프아이, 한세실업, 신성통상, 젝시믹스, 안다르, 이스트엔드 등 180여 개 패션기업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류종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부회장은 "국내 패션산업은 단순 제조 경쟁을 넘어 공급망 운영 역량과 디지털 전환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진입했다"며 "B Fashion 소싱랩을 실제 거래와 협업이 이뤄지는 산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혁신부터 디지털 전환까지
제조혁신 세미나 'THREAD UP MAKER'에서는 브랜드 성장과 공급망 전략의 중요성이 집중 조명됐다.
백찬 스티치잇 대표는 "무신사와 29CM 중심의 온라인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브랜드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3~4배 수준의 마크업 확보가 필요하다"며 "공급망은 단순 생산 기능이 아니라 수익성과 시장 대응 속도, 품질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도 제기됐다. 봉제 인력 고령화와 노후 설비, 비표준화된 생산관리 체계 등이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류 인쇄 분야의 디지털 전환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김병수 코닛디지털 한국대표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짧아진 상품 수명주기, 재고 최소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패션 산업 역시 디지털 생산 체계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B Fashion 플랫폼의 새로운 비전도 공개됐다.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 김민균 CA플래닛 CTO는 "패션업계의 깃허브(GitHub)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패션 산업이 공장과 디자이너, 패턴사, 브랜드가 각각 분절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B Fashion을 통해 협업 공간과 공유 라이브러리, 실무 도구를 연결하는 디지털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디자인 자산 공유와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를 줄이기 위한 '오픈 패션 라이선스' 개념도 소개됐다.
글로벌 시장 공략 키워드는 '중국·핏 데이터·팬덤'
오후에 열린 스마트패션포럼에서는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상영 한타오 대표는 "중국 소비시장이 구매 중심에서 발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샤오홍슈 기반 콘텐츠 브랜딩과 오프라인 팝업, 온라인 판매를 결합한 통합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츄사이즈의 안드레아스 올라우슨 CEO는 국가별 체형 데이터와 브랜드별 사이즈 체계를 활용한 '핏(Fit) 데이터'가 글로벌 이커머스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변재영 밀집 이사는 가격 경쟁보다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팬덤 구축 전략을 제시하며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K-콘텐츠 영향력이 큰 동남아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꼽았다.
이번 행사는 K-패션의 경쟁력이 더 이상 디자인과 마케팅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제조 혁신과 디지털 전환, 데이터 활용, 글로벌 운영 역량을 결합한 생태계 구축이 향후 K-패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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