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릴스·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가 청년층의 새로운 정치 정보 소비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가 청년층의 새로운 정치 정보 소비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정치 영상인데 끝까지 봤어요.”서울 소재 대학생 홍모(23) 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 관련 정보를 주로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통해 접한다고 말했다. 홍 씨는 “예전에는 선거철이면 현수막이나 유세차가 먼저 떠올랐는데, 요즘은 SNS 알고리즘에 후보 영상이 자주 뜬다”며 “공약 내용을 전부 기억하지는 못해도 어떤 사람인지는 빠르게 파악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정치권의 홍보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현수막·유세차·인쇄 홍보물 중심이었던 선거운동이 이제는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 당시 폐현수막 발생량(자료=국회입법조사처, 그래픽=이지윤 대학생 기자) /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 통계(자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 학회, 그래픽=이지윤 대학생 기자)
지방선거 당시 폐현수막 발생량(자료=국회입법조사처, 그래픽=이지윤 대학생 기자) / 개인 유튜브 채널 운영 통계(자료=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 학회, 그래픽=이지윤 대학생 기자)
선거운동 방식의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9220톤이었던 폐현수막 발생량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1557.4톤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해 대통령선거 당시 폐현수막 발생량도 1110.9톤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 정치 홍보는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에 따르면 2024년 총선 당선인 300명 중 250명, 83%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들도 변화한 미디어 소비 환경에 맞춰 숏폼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개혁신당 고재윤 당진시의원 후보는 “기성 방식에 대한 유권자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느꼈다”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릴스와 쇼츠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SNS 활용 비율이 높은 청년층과 학부모층에서 실제 반응을 체감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선거사무소 방문이나 전화 등 제한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면, 지금은 SNS를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민원을 제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고재윤 당진시의원 후보가 릴스·쇼츠 등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현안과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개혁신당 고재윤 당진시의원 후보 인스타그램 피드 캡처)
개혁신당 고재윤 당진시의원 후보가 릴스·쇼츠 등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현안과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개혁신당 고재윤 당진시의원 후보 인스타그램 피드 캡처)
무소속 조세라 노원구의원 후보 역시 숏폼 콘텐츠의 강점으로 ‘접근성’을 꼽았다. 조 후보는 “긴 글이나 긴 영상보다 짧은 영상이 주민들에게 훨씬 부담 없이 다가간다”며 “20대 유권자들은 공약뿐 아니라 후보의 태도와 진정성도 중요하게 보는 만큼, 숏폼은 거리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청년층의 정치 참여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김기동 교수는 “릴스와 쇼츠 중심의 정치 홍보는 유권자의 투표 참여와 투표 결정을 더욱 용이하게 한다”며 “어떤 후보와 정당에 투표할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성세대에 비해 청년층은 정치 참여 경험과 정치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정치로부터 쉽게 소외될 수 있다”며 “숏폼 콘텐츠 활용은 청년들의 정치 정보 획득 비용을 낮춰 정치 참여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 콘텐츠의 ‘숏폼화’가 정보 편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에 특정 정치 성향이나 정당의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며 “짧은 영상 특성상 정책 비교와 맥락 전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권자 스스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진호 기자/이지윤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