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직접 정치에 뛰어든 청년들은 지금의 정치와 지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그들은 어떤 계기를 통해 정치에 직접 참여하게 됐을까.
본 기사에서는 유룻 진보당 후보·최성진 개혁신당 후보·김진서 기본소득당 후보를 만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부터 △지역에서 체감한 문제 △청년들이 바라는 변화 △지방선거에 대한 생각까지 직접 들어봤다.
“평범한 사람도 직접 정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룻 진보당 후보는 고등학교 시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자신의 학교 역시 전년도에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만큼 충격이 더욱 크게 다가왔고, 이후 20살 때 처음 참여한 세월호 1주기 추모 집회를 통해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바꾸는 일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접하며 “정치는 엘리트나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도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며 이후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생활 속에서 느꼈던 불편들을 직접 바꿔보고 싶었어요”
최성진 개혁신당 후보는 원래 시사 뉴스를 즐겨 보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사 무렵 개혁신당의 ‘99만 원 선거 캠페인’을 접한 뒤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구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구로 지역에서 전세사기 불안과 불편한 보행 환경, 부족한 생활 공간 등 생활 속 불편들을 직접 겪으며 “그냥 불편하다고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와 해결책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생활과 가장 가까운 문제들을 직접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정치 참여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내 또래 청년들이 조금 더 행복하고 덜 불안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김진서 기본소득당 후보는 고등학생 시절 자신과 동갑이었던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처음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학교 안에서 “내가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부끄럽고 오래 마음에 남았다고 전했다. 이후 유가족 간담회와 추모 집회 등에 참여하며 정치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사회 공익 활동 등을 경험하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겪는 불안과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며 정치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청년 세대와 지역 사회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방선거를 준비 중인 세 후보는 교통 문제부터 1인 가구 생활 불편, 청년 주거 불안 문제까지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직접 체감하는 지역 현안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유 씨는 공릉동의 교통 문제와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불편들에 대해 말했다.
그는 공릉 1·2동을 연결하던 마을버스 노선이 사라지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방면 마을버스 노선 2개가 1개로 통합되면서 주민들과 학생들의 불편이 커졌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학생들의 이동 수요가 큰 만큼, 등교 시간대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버스 회사의 수익보다 주민들의 생활 편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통 문제는 공공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버스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보장하는 공공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1인 가구 문제와 생활 속 불편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구로3·4동과 가리봉동은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약 5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1인 가구 수만 약 3만5000가구에 달하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한 분리수거 방식이나 상대적으로 큰 용량 위주로 구성된 종량제 봉투 등 사소해 보이는 생활 정책들도 실제로는 1인 가구의 생활 패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살아보면 생활 속에서 불편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며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문제들을 더 세심하게 바라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청년들의 주거 불안과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 역시 약 2년 반 동안 전세사기 문제를 겪고 있다며, 피해를 겪은 뒤에도 지역 안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나 지원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평에는 서울 서부권이나 경기권으로 출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을 찾아 이주해 오는 청년들이 많다며 “열심히 살아보려던 청년들이 한순간에 삶의 기반을 잃는 현실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또한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구 단위에서도 법이 미처 보호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세사기 피해를 겪은 청년들이 조금 덜 막막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구의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찍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유 씨는 지난 선거 이후 지역의 20·30대 청년 주민들을 직접 만나 정치와 지역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 청년들에게 직접 연락해 현재 정치에 관한 생각과 동네에 필요한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와 비슷한 또래 청년이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며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저를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고, 투표를 넘어 정당 가입 같은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이어진 청년들이 있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청년들과 계속 소통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출퇴근길에 건네주시는 짧은 인사가 큰 힘이 됐어요”
최 씨는 최근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들처럼 오랫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것은 아니지만, 선거운동을 하며 주민들과 현장에서 부딪히는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출퇴근길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늘도 나왔네”, “화이팅하세요”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최성진 때문에 한 번 투표하러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정말 소중했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 문제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김 씨는 기본소득당 내 ‘청년대학생위원회’를 만들고 대학생·청년들과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와 사회적 참사,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 등을 주제로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보다 대학교 안에서 사회 문제나 정치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공간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청년들과 대학생들이 정치와 먼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청년들이 서로 연결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매개 역할을 계속해 오고 싶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청년들이 지방선거와 정치를 멀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정치가 자신의 삶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실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단순히 청년들의 무관심만을 원인으로 보기보다, 정치가 청년들의 현실과 일상에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지방선거는 결국 내가 살아가는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정치라고 생각해요”
유 씨는 청년들이 지방선거를 자신의 삶과 직접 연결된 문제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 비해 지방선거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정치가 청년들의 실제 생활을 바꾼다는 효능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지방선거를 “가장 작은 단위에서 자신의 동네를 바꿔나가는 정치”라고 표현했다.
이어 선거 때만 주민들을 찾거나, 뚜렷한 메시지나 방향성이 없이 반복되는 선거운동 방식이 청년들에게 정치적 거리감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 세대는 전출입이 잦고 한 지역에 오래 정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지역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그럼에도 내가 살아가는 동네에서 어떤 정치인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있는지는 계속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야 청년들도 정치에 관심을 갖고 변화의 필요성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지방선거에 대한 낮은 관심이 청년층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지방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낮고, 기초의원의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 역시 이번 선거를 준비하며 제도를 직접 들여다본 뒤, 기초의원만이 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의제와 조례가 많다는 점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점들이 유권자들에게 잘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유권자의 잘못이라기보다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젊은 유권자들도 투표를 해야 결국 청년을 위한 정책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는 당보다 인물과 정책을 보고 새로운 선택을 해볼 수 있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게 발로 뛰며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가 있다면 소수 정당 후보라도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치가 먼저 청년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 씨는 청년들이 정치를 멀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정치가 청년들의 현실과 어려움을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는 점을 꼽았다. 그는 “청년들에게 실제로 와닿는 정책이 없다면 굳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 청년 정책은 더 줄어들고, 다시 청년들이 정치에서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결국 투표하는 사람들에게 더 맞춰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청년들이 정치와 선거를 가깝게 느끼기 위해서는 단순히 선거철에만 청년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이 ‘내가 잘 투표해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나오는구나’를 체감할 수 있어야 정치도 선순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겪는 현실과 어려움은 결국 비슷한 세대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진호 기자/한영빈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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