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30 Under 30' 선정된 세종대 재학생 신정우
“플랜트너는 ‘Plant’와 ‘Partner’를 결합한 이름이에요. 농민, 토양, 환경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봉사활동 중 눈앞에 펼쳐진 황폐한 토양과 해안을 가득 메운 버려진 해조류.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쳤을 그 장면에서 신정우 플랜트너 대표는 사업의 씨앗을 발견했다. 세종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데이터사이언스를 복수전공하며 졸업을 앞둔 신 대표는 그 봉사활동을 계기로 대학생 CEO가 됐다.
최근 ‘혁신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에디슨 어워즈 은상 수상에 이어 포브스코리아의 ‘30세 미만 30인’으로 선정된 신 대표의 아이디어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기술에 온기를 더해 세상을 바꾸는 신정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폐기물로 버려진 해조류, 토양을 살리는 소재가 되다
플랜트너의 시작은 2019년 베트남 메콩 삼각주 봉사활동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화학비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농업 구조와 그로 인해 망가진 토양을 직접 보게 됐다.
그는 “처리되지 못한 해조류가 대량으로 쌓여 있는 것도 보게 되었고, 그때 ‘이걸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조사를 통해 그는 해조류 안에 '알긴산'이라는 고분자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물질이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방향이 크게 확장됐다.
가격은 3분의 1, 효과는 그대로
가격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유기비료 대비 3분의 1 수준인 20kg 기준 1만 원으로 가격을 낮추면서도 완효성 비료의 역할을 한다. 버려지는 해조류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기본비용이 낮고, 알긴산 기반 코팅 설계로 총 투입량 자체를 줄이는 구조라고 신대표는 설명이다. 반년간의 필드 테스트에서 초기 효과가 전혀 나오지 않아 기술 방향을 의심했던 순간도 있었다. 데이터를 뜯어보니 문제는 소재가 아니라 적용 방식과 토양 조건이었고, 이 경험이 ‘특정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포함해서 설계‘하는 방식으로 개발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두 전공의 시너지- 학업과 창업의 병행
“결국 데이터로 증명하고, 언어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영어영문학과 데이터사이언스라는 복수전공 조합은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효과를 냈다. 베트남 프로젝트에서 토양·작물 생장 데이터를 분석해 지표를 구조화했고, 이를 해외 파트너와 기관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영어영문학 전공이 빛을 발했다.
이 같은 ’다름의 시너지‘는 팀 구성에도 이어졌다. 화학·소재 전공 인력, 농업 현장을 이해하는 인력, 비즈니스 인력까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팀이 모이다 보니 초반에는 충돌도 많았다.
“그걸 해결하면서 느낀 건, 누가 맞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단계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명확히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팀이 더 단단해졌다고 그는 덧붙인다.
“베트남 농가나 실험 현장에서 실제 변화를 직접 보면, 머리로 하는 고민보다 훨씬 빠르게 답이 정리됩니다. 결국 저에게는 현장이 가장 확실한 회복 방법이었습니다.”
지금은 씨앗, 목표는 글로벌 소재 플랫폼
아직 시장을 검증하고 구조를 만드는 단계이지만,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소재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형적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구조보다는, 프로젝트 기반의 B2B(기업 간 거래)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 중심의 이중 구조를 취하며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첫 번째는 농업 솔루션이다. 베트남 메콩 삼각주를 중심으로 KOICA 등 공공 프로젝트와 현지 기관 협력을 통해 필드 테스트와 제품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순 판매보다는 데이터를 확보하며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두 번째는 소재 기반 사업이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협업 및 공급 구조를 준비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이 부분이 더 큰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파일럿 매출에서 시작해 B2B 판매 확대, 나아가 다산업 소재 공급으로 단계적으로 수익 구조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학생 창업의 현실에 신 대표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협업이나 투자, 심지어 미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이 문제를 10년 동안 풀어도 괜찮을까?”
신대표는 이 질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꼭 창업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다만 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준비나 확신이 없어도, 한 번이라도 직접 부딪혀보는 경험이 내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이서영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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