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8월 2차 평가 돌입
"글로벌 빅테크 따라잡기" 4개 정예팀 경쟁 구도 재편 시험대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기존 3개 정예팀은 지난달 말 2차 평가용 독자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2월 추가 선정돼 한 달 늦게 합류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도 이달 말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평가는 8월 초 진행되며,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벤치마크·전문가·이용자 평가 3개 구조를 유지하되 독자성을 비롯한 세부 평가 기준을 면밀히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평가를 앞두고 4개 팀 모두 에이전틱 AI 역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신모델 출시마다 에이전트 및 도구 호출 성능을 핵심 지표로 제시하면서, 단순 언어 이해·생성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LG AI연구원은 언어 성능 중심이었던 1차 버전과 달리, 업무 수행형 에이전트 역량 고도화에 방점을 찍은 2차 평가용 'K-엑사원'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그룹사 및 고객사의 AI 전환(AX) 프로젝트에 실제 투입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공개한 경쟁 모델 '솔라 오픈2 프리뷰'를 통해 성능 개선치를 수치로 제시했다. AI 성능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독립 측정에서 타우2 벤치마크 98%를 기록했으며, 이는 딥시크 V4 프로(96.2%)를 상회하고 앤트로픽 '페이블5'(98.5%)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전작 'A.X K1'의 후속 모델 'A.X K2'를 개발 중이다. 특정 산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도메인과 활용 시나리오를 아우르는 범용 에이전트 성능 확보가 목표다.
후발 주자인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매개변수 3000억 개(300B)급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목표를 에이전트 성능 고도화와 연계했다. 해외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배제하고 자체 설계 모델 구조를 전면에 내세워, 에이전트 경쟁력을 앞세워 선발 3개 팀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1차 독자성 논란 재발 방지…검증 체계 정교화
지난 1월 1차 평가에서는 탈락한 NC AI 외에, 네이버클라우드가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 '큐웬'의 인코더와 가중치를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요건 미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독자성 인정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업계 반발이 확산됐고, 결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같은 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는 2차 평가에서 전문가 평가 항목 안에 독자성 세부 지표를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이른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처음부터 자체 개발)' 원칙의 이행 수준을 단계별로 차등 평가하는 방식이다.
벤치마크 체계도 개편된다. 1차에서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벤치마크와 각 팀이 자체 제안한 항목을 취합해 활용했다면, 2차부터는 글로벌 주요 리더보드를 겨냥한 국제 기준의 벤치마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미토스 쇼크'가 앞당긴 AI 주권 경쟁
업계에서는 이번 2차 평가가 단순한 중간 점검을 넘어 독파모 사업 구조 전반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5'에 대해 외국 국적자 접근 차단이라는 초강수 수출통제를 단행하면서, AI 모델이 전략 무기에 준하는 국가 자산으로 부상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 팀에 자원을 분산 배분하는 현행 독파모 방식으로는 글로벌 최전선 모델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기존 경쟁 구도를 넘어서는 전향적이고 과감한 접근 방식"으로 세계 최고 성능 수준의 프론티어급 독자 AI 모델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올해 AI 분야에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9조9000억원을 투자하며,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하나로 프론티어급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2차 평가 이후 독파모 사업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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