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원 콕스 대표
-전통 도자에서 발견되는 제작 방식 등을 오늘의 생활과 공간에 어울리는 형태로 풀어내며, 공예적 완성도와 현대적 사용성을 함께 담은 기물을 제작하고 있어
-한국적 선의 미감에 주목하며 동양의 옛 그림들에서 형태적 모티프를 얻어, 차도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리빙 소품을 제작
박 대표는 국민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한 후 작가 활동과 브랜드 운영, 도예 교육을 병행하며 동시대의 생활 안에서 전통 도자기와 한국적 미의식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서예와 그림의 근원이 하나라는 서화 동원론의 사상이 있었으며, 시를 음미하면 그림이 보이고 그림을 감상하면 운율이 느껴져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형태와 표면 안에 흐름과 리듬이 살아있는 기물을 만들고자 합니다.”
“수공예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삶에 여유와 감각을 더해주는 풍족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소중히 만들어진 기물을 보며 그 안에 담긴 시간을 상상합니다. 이처럼 사용하는 시간을 조금 더 천천히 음미하고, 일상에서 오래 함께하며 의미를 쌓아가는 기물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콕스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통 도자의 기법과 조형 언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어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전통 기반의 유약과 손성형 기법을 기반으로 작업하면서도 오늘의 생활과 공간 안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와 사용성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배워가고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삶 가까이에서 소중히 사용할 수 있는 기물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판매는 현재 박물관과 오프라인 편집숍 및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순히 제품을 유통하는 방식보다 브랜드가 가진 서사와 제작 방식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콕스와 방향성이 맞는 공간들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페어와 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실제로 기물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늘려가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레스토랑, 카페, 찻집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사용 방식에 맞춘 기물을 함께 제안하며 일상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해외 시장 진출도 함께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 전통 도자의 조형성과 공예적 가치를 보다 다양한 문화권과 연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콕스는 현재까지 자체 수익 기반으로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박 대표는 “공예 기반 브랜드의 특성상 빠른 확장보다는 작업의 완성도와 지속 가능성을 우선해 성장해왔다”며 “향후에는 생산 구조 안정화와 해외 유통 확대를 위한 협업 및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브랜드의 철학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처음에는 개인 작업을 지속하기 위한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작업을 이어가며 기물을 찾는 분들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제작과 판매, 교육 활동을 함께 운영하는 현재의 형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초기 운영 자금은 작품 판매와 클래스 운영, 제작 활동을 통해 마련했으며 이후 지원사업과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작업의 범위와 운영 구조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오고 있습니다.”
창업 후 박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더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를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경험하며, 그 안에서 잊고 있던 새로운 가능성과 감각을 발견하는 모습을 볼 때”라며 “공예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도 충분히 가까이 경험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되는 시대 속에서 물건을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기물을 통해 사용하는 시간과 정성을 다시 생각해보고, 자신의 일상 속 물건들을 조금 더 소중히 대하는 경험으로 이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콕스는 박 대표가 운영과 제품 기획, 제작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생산 보조 인력 2명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서울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젊은 작가로서 예전보다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고, 다양한 장비와 방식들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감사함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작업이 편리해진 만큼 예전 도공들이 재료를 다루고 기물을 만들어내던 태도와 장인정신, 그리고 한 점을 대하던 마음가짐을 오래 기억하며 작업하고 싶다. 기술과 환경은 달라졌지만 손으로 만들어내는 과정 안에 담기는 시간과 정성만큼은 잃지 않고,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기물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콕스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지원 공모’에 선정됐다.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지원 공모’는 전통문화 분야 청년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산업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전통문화 산업의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판로개척 중점 지원기관인 컴퍼니엑스는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 및 후속투자 유치 지원은 물론 판로개척 상담회, 기업 맞춤형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늘전통 초기창업 사업은 단순한 지원금을 넘어 작업을 브랜드와 사업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계기였습니다. 다양한 전문가와 참여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브랜드의 다음 단계를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진행해 오던 작업과 브랜드 운영을 바탕으로 사업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었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설립일 : 2022년 4월
주요사업 : 전통 도자기 기법과 유약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적 조형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차도구 및 도자 리빙 제품 제작
성과 :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935% 달성, 신세계 L&B 예술지원 특화사업 선정, B2B 프로젝트 진행, DDP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 서울특별시장상 수상,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 금상수상 등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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