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앤컴퍼니는 ‘성과평가와 인재 이탈’을 주제로 한 '월간 HR 트렌드'의 상반기 결산호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평가제도를 직접 설계·운영하는 HR 담당자들의 솔직한 견해다. 설문에 참여한 HR 담당자 중 무려 70.8%가 '자사 평가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는 ▲'형식적일 뿐 실질적 영향이 없다'(38.7%) ▲'제도는 합리적이나 운영 과정(임원 개입)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32.1%)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제도를 가장 가까이서 다루는 직무자들조차 자사 제도를 불신하고 있다고 답한 것은 의외의 결과다.
'좋은 평가 등급과 보상이 핵심 인재를 붙잡는다’는 오랜 공식도 깨졌다.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핵심 인재조차 절반 이상(56.7%)이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등급이 낮아질수록 이직 의향은 ▲A등급(우수) 62.7% ▲B등급(보통) 83.5% ▲C등급(미흡) 92.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것만으로 인재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이직 의향'과 ‘실제 행동’이 정반대로 엇갈린다는 점도 발견됐다.
설문과 평가 시즌의 채용공고 조회 행동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미 이직을 결심했다'는 응답은 사원·대리급(26.3%)에서 가장 높았지만, 평가 시즌 실제 채용공고 조회는 오히려 4.2% 줄었다. 반면 이직 결심이 10%에 불과했던 임원급의 채용공고 조회는 오히려 22.2%나 증가하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떠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저연차 직원들보다, 오히려 임원급이 실제로 더 적극적인 이직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리멤버 리서치에 따르면, 특히 행동 데이터로 확인된 이직 움직임은 평가 시즌 직후에 더욱 뚜렷하게 집중됐다. 리멤버 앱 내 행동 로그를 분석해보면, 평가 통보가 마무리되는 8·9월에 채용공고 조회 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설문 응답자 대다수(74.4%)는 최근 1년 내 이력서나 프로필 업데이트를 이미 마친 상태였다. 많은 직장인들이 언제든 기회가 온다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만큼 7월이 핵심 인재를 지켜내는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다.
주대웅 리멤버 리서치사업실장은 "이번 리포트를 통해 시의성 있는 설문에 실제 행동 데이터까지 교차 분석할 때, 현상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짚어내고 이면의 인사이트까지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시장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면 다양한 관점의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시야가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도 리멤버는 기업들이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성공적인 인재 전략을 세워나갈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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