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 우려 아동 위한 디지털 복지 플랫폼 '나비얌' 운영
-"취업과 창업 중 무엇이 더 멋진지가 아니라 오래 책임질 수 있는지가 중요"

‘육성재로 육성하라’ 프로그램 속 김하연 대표
‘육성재로 육성하라’ 프로그램 속 김하연 대표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의 하루는 전날 발생한 결제 건수를 확인하는 것보다 '사용되지 않은 식권'을 살펴보는 일로 시작된다. 김 대표는 “사용되지 않은 식권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달됐어야 할 한 끼가 중간에서 멈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나눔비타민은 결식 우려 아동과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복지 플랫폼 '나비얌'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과 지자체, 지역 가게를 연결해 지원이 실제 식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20대 초반에 창업을 선택한 김 대표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기술과 운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지원이 없는 게 아니라, 지원을 사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교육봉사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이었다. 그는 "교육 기회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그날 제대로 식사했는지, 지원을 받으며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않는지가 더 큰 문제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결식 우려 아동 한솥 도시락 지원을 위한 기부금 1,000만 원 전달식
결식 우려 아동 한솥 도시락 지원을 위한 기부금 1,000만 원 전달식
서비스를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용자들의 반응이었다. 아이들이 식권을 사용한 뒤 남긴 "맛있게 먹었어요", "다음에도 먹고 싶어요" 같은 짧은 메시지는 사업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게 했다. 반면 식권을 지급했음에도 사용되지 않은 경험은 또 다른 배움으로 남았다. 김 대표는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면 당연히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가게가 생활권에 없거나 방식이 낯설면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좋은 지원과 이용자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지원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문제가 중요하다고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20대 창업가로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크게 체감한 현실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며 어려웠던 순간으로 “발견한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곧바로 사업의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마주할 때”를 꼽았다. 그럴 때는 “처음의 확신만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와 현장을 다시 들여다 보고, 틀린 가설이 있다면 인정했다”고 말했다.

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김 대표는 화려한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해결하려는 문제를 오래 바라볼 수 있는 힘이다. 그는 “아이디어 자체를 사랑하면 변화가 실패처럼 느껴지지만 해결하려는 문제가 중심에 있으면 기존 아이디어를 버리는 일도 문제에 더 가까이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부터 큰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작은 운영 단위를 완성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은 따뜻한 마음일 수 있지만,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냉정한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명한 복지 앱이 아닌 복지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

김 대표는 “유명한 복지 앱이 아닌, 복지와 사회공헌 자원이 일상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며 “흩어진 자원을 필요한 사람의 실제 생활과 연결하는 자원배분 마켓플레이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눔비타민 임직  기념 촬영 사진
나눔비타민 임직 기념 촬영 사진
마지막으로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창업이 취업보다 더 용기 있거나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은 이미 존재하는 조직에서 전문성을 쌓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고, 창업은 자유로운 대신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택이 더 멋져보이는지보다, 어떤 환경에서 더 깊게 배우고 오래 책임질 수 있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진호 기자/이지윤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