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레이븐머티리얼즈 대표

-대표 아이템 ‘알피(RP)’는 30nm-50nm(나노미터)의 입자크기로 모든 영역의 빛을 전부 흡수하는 짙은 흑색 소재로 명암비와 화질을 극도로 개선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 주로 사용

-RP, 세계 첫 대량생산에 성공한 흑색산화티타늄으로 적용산업 및 등급에 따라 kg당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의 판매가격 범위를 형성

[인천스타트업파크 CEO] 백색 이산화티타늄에 산소를 결합해 흑색산화티타늄 (TiO2-x)으로 변화시키는 기업 ‘레이븐머티리얼즈’
레이븐머티리얼즈는 흑색 나노소재를 제조하는 화학 기업이다. 전 세계 700만톤이 매년 유통되는 백색 이산화티타늄 (TiO2)의 소재에서 산소를 결합시켜 흑색산화티타늄 (TiO2-x)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톤 단위 양산체제를 갖춘 세계 첫 기업이다. 김태준 대표(35)가 2020년 4월에 설립했다.

“실행력이라는 키워드로 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성격이 급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사업을 하며 ‘실행력’이라는 강점이 되어 남들보다 더 빠르고 다양한 실패를 이끌었습니다. 셀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인사실패, 자금관리실패, 영업관리실패, 기술개발실패 등을 통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의 대표 아이템은 ‘흑색산화티타늄’으로 ‘알피(RP)’라는 이름으로 브랜딩했다. 해당 소재는 30nm-50nm(나노미터)의 입자크기로 모든 영역의 빛을 전부 흡수하는 짙은 흑색이다. RP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명암비와 화질을 극도로 개선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 주로 사용된다.

“기존에 사용되는 흑색소재는 주로 카본블랙(carbon black)인데, 이는 디스플레이나 스마트폰과 같이 전자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전도성을 없애고, 필름이나 용액 형태로 바뀌기 위해 분산성을 올려야 하며, 산업 특성상 가시광 영역대는 흡수하고 적외선 영역대는 투과해야 하는 기술적 허들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공정과 비용이 추가되어야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톤의 카본블랙 생산을 위해 2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PAHs 배출로 WHO국제암연구소에 의해 발암 위험물질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레이븐머티리얼즈의 RP는 위와 같은 공정과 비용 추가 없이 전자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자체 특성을 지녔으며, 이를 대량생산에 가능케 했으니 디스플레이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물론, 해당 고객사에 소재를 납품하는 대형 화학 소재 회사들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스타트업파크 CEO] 백색 이산화티타늄에 산소를 결합해 흑색산화티타늄 (TiO2-x)으로 변화시키는 기업 ‘레이븐머티리얼즈’
김 대표는 “좋은 소재인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대량생산 공법이 개발되지 않아 샘플 판매가격 기준으로 미국의 에이씨에스머티리얼 (ACS Material)에서는 kg 당 504,000달러 (한화 약 7억 5천만원)에 판매 중”이라며 “레이븐머티리얼즈의 RP는 세계 첫 대량생산에 성공한 흑색산화티타늄으로 적용산업 및 등급에 따라 kg당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의 판매가격 범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해지니 산학연에서의 테스트가 활발해지고 기존에 하지 못했던 대량 적용 등이 가능해졌다. “가장 큰 경쟁력인 대량생산 공정에 따른 경제성 확보 말고도, 실제 일본 화학회사들의 흑색산화티타늄을 접해본 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흑색도가 정말 흑색인지, 용액에 분산이 잘 되는지, 고온 밀링 과정 중 색상이 변하지 않는지 등에 대한 품질 관련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는 품질 경쟁력까지 갖춘 세계 첫 상용화 등급의 흑색산화티타늄을 탄생시켰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는 인천스타트업파크의 부스트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 세미나에 참석하며 판로를 개척했다. “해당 세미나에서 만난 매출 20조원 규모의 ‘E’사가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미국의 디스플레이, 전자제품, 소재부문의 대기업과 일본의 화학, 소재, 무역 등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을 포함해 현재 14개의 공식적인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사업화 실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4개 중 8개 이상이 일본의 대기업이라 일본 현지에 최근 전략고문이 공식적으로 합류하여 CVC 투자유치와 영업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영어가 가능한 미국과 독일 시장은 제가 1년에 150일 해외에 머물며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는 누적 Seed 라운드로 37억원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인천 남동공단에 파일럿 스케일 공장을 2026년 1월에 설립하여 최근 대량생산 조건을 구축했다.

“제조 장비나 부지의 부족으로 물량을 더 확장할 수 있는 자금으로 조건부 Pre-A 또는 A라운드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모든 공정이 노하우로 보호받고 있고, 완벽한 품질의 소재를 대량생산 하기 위해서는 자체 공장 설립이 필수인 시점에 소재의 비전을 믿어줄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인천스타트업파크 CEO] 백색 이산화티타늄에 산소를 결합해 흑색산화티타늄 (TiO2-x)으로 변화시키는 기업 ‘레이븐머티리얼즈’
현재 레이븐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사는 국내가 아닌 일본, 독일 그리고 미국이며 신소재 도입에 개방적인 대기업의 신사업발굴팀 또는 오픈이노베이션 부서들이다. “고객사들과의 첫 만남은 보통 전시회나 세미나 행사에서 접하게 되며, 요즘은 해당 행사 전에 어떤 기업에서 어느 부서의 담당자가 참여하는지 App으로 관리하고 있어,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 프로필의 소개문구나 첫 헤드라인을 만드는 데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한 번 매칭된 고객사들은 우리의 RP 소재에 90% 이상 관심을 갖게 되고, 정말 대량생산에 성공했냐고 물어보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해당 산업 분야에서는 꽤 오래된 유명한 소재입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전 직장에서부터 해외 영업과 기술사업화를 담당했던 저는, 단순히 제 아이템으로 해외를 누비며 사업하겠다는 가벼운 의지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퇴직금 2700만원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글로벌창업사관학교를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디딤돌 연구개발 과제, TIPS 연구개발 과제, 초격차스타트업 DIPS1000+ 프로젝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술이전사업화 연구개발과제 등 다양한 연구과제를 통해 인건비와 개발비를 지원받아 생존해왔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피봇이 있었지만 지금 레이븐머티리얼즈의 탄생 배경에 대한민국 정부의 창업지원사업이 가장 큰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밤낮 없이 주 7일 근무에 매진하여 개발한 아이템이 대기업의 관심을 가져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객과 가장 밀접하게 소통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보람은 ‘이 소재 정말 대단하네요, 당장 테스트해보고 싶습니다, 얼마죠?’라는 고객사의 피드백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를 믿어주시는 투자자들의 응원 역시 보람을 크게 느낍니다. 실제로 내부 절차로 인해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그 미팅을 돌이켜볼 때 힘을 얻는 때가 있습니다. 결국 스타트업은 세상에서 증명되지 않은 솔루션을 시장에 증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가는 불신과 의심 등을 이겨내며, 신뢰해 주는 파트너들과 함께 그 일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보람들이 쌓이고 쌓여, 어려운 데스밸리를 극복해 나가며 힘든 상황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RP의 생산공정 중 기밀로 보호 중인 전처리 공정을 총괄하며 글로벌 사업개발 및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완성된 RP의 품질개선과 표면개질 등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연구는 KAIST와 인도의 IIT공대 출신의 연구 팀장 2인이 총괄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박사 4명과 석사 4명의 소재/화학 전문가들이 포함된 12명의 기술사업화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업이 가장 활발한 일본에서는 35년간 NASDAQ 기업의 일본 총괄을 역임하신 financial 전문가가 현지에서 투자유치 라운드와 대기업과의 영업 소통을 총괄해 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은 디스플레이나 스마트폰, 반도체에 적용되는 흑색 소재를 검증하고 있지만, 결국 스텔스의 레이더흡수체나 항공우주의 부품소재까지 적용되어 글로벌 표준 흑색 재료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는 약 4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카본블랙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환경오염 이슈와 더불어 비용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레이븐머티리얼즈가 카본블랙 시장을 너머, 고가의 흑색 재료가 적용되는 방위산업, 항공우주, 반도체패키징 등 시장까지 선점하여 지구를 너머 우주공간까지 적용되는 모든 흑색 재료의 표준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는 인천스타트업파크 사업화 기업에 선정됐다. “결국 소재 산업의 성공은 성공적인 실증이고, 이 실증은 계약으로 이끄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소 호흡이 길 수 있는 소재 실증과 계약 과정 중 인천스타트업파크는 스타트업이 실증하는데 비용을 지원해줄 뿐만 아니라 지원사업을 통해 지친 대표님들의 심리도 다독여 주는 전국에 유일한 기관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레이븐머티리얼즈는 약 3년 전 인천스타트업파크를 만나 상호명도 변경하고 제품도 피봇하여, 단계적인 PoC 지원사업 수혜를 통해 성장중인데, 레이븐머티리얼즈가 인천스타트업파크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었던 성과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RP는 흑색이 아닌 하늘색으로도 조절이 가능한데, 이는 유리 외벽에 코팅되면 빗물에 의해 오염자국을 없애주고 상시 깨끗한 표면을 유지하는 자가정화 기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인천 송도의 랜드마크 건물인 인천스타트업파크 외벽에 이러한 코팅액을 실증할 수 있다는 기회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큰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필두로 스타트업의 육성과 새로운 것에 대한 받아들임이 수평적이고 젊고 활기 넘치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설립일 : 2020년 4월
주요사업 : 흑색 무기재료 제조
성과 : IBK 창공 (마포) 17기 선정, 청년기업가재단 청년기업가대회 대상 수상, 산업통상자원부 글로벌 협력형 R&D 과제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협력융합 R&D 과제 선정, Seed 투자유치 35억원, 인천 남동공단 제1공장 구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