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부 장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기간제 2+2 가장 시급"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메가특구 특별법안 마련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동 특례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장관은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은 건강한 노동이라는 점에서 노동 특례는 메가특구 특별법의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가장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사안은 두 가지다.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자에게 주52시간 근로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그리고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근로자 합의 시 2년 더 늘리는 '기간제 2+2'다.
재계는 메가특구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동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이런 예외가 결국 노동 규제 전반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노동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이번 제안을 설명했고, 각계 반응을 취합해 이른 시일 안에 첫 회의를 열 방침이다.
기존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제안은 이 사안에만 집중하는 별도의 사회적 대화 자리를 새로 만들자는 취지다. 정부 측에서는 노동부, 산업통상부, 국무조정실이 참여할 방침이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양대노총 위원장과 가진 차담회에서 메가특구 관련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달라고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양대 노총은 지난달 초에도 AI 전환과 메가특구법 관련 사회적 대화 및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물꼬를 텄다.
이 사안은 노사 간 견해차가 커 사회적 대화가 실제 타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내에서도 노동부 장관과 산업통상부 장관이 여러 차례 견해차를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 역시 주52시간 예외 적용을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선 끝에 관련 내용이 빠진 채 통과됐다.
김 장관은 그럼에도 "노사정 대화는 대화 자체가 목적으로, 결과 도출과 별론으로 대화 내용이 국회 논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고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부는 현장 실태조사 등 객관적 자료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게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쟁점 사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저 개인적으로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사회적 대화를 형식적으로 제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메가 특구는 국운이 걸려 있으며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그럴수록 국운의 결과를 함께 공유해야 할 주체들이 정책 입안 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하다"며 "쉬운 의제는 아니지만 풀지 못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양대 노총은 대화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노총은 대변인 논평에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한국노총의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구체적인 사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은 노동부가 전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요청해온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이 제안한 것은 숙의를 통한 합의와 산업별 참여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적 교섭"이라며 "노동부 입장에 대해 신중한 논의를 거쳐 조직적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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