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 투피트 대표
-대표 아이템은 조건과 법규를 만족하는 최적 설계안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옵티미(Optimi)’, 그리고 이미 그려진 도면의 오류와 불일치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레비(Revi)’
-투피트는 대표를 포함해 건축공학 전공자와 실무 설계 경력자가 중심, 검토와 설계가 하나로 이어진다는 점이 경쟁력
“투피트를 단순한 도면 자동화 툴로 한정 짓지 않습니다. 건설 프로젝트의 모든 중대한 의사결정은 도면에 담기지만, 지금까지는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그림에 불과했습니다. 투피트는 도면을 AI가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로 변환합니다. 도면이 데이터화되는 순간, 오류 검토부터 설계 최적화, 질의응답까지 모든 과정이 AI 위에서 자동으로 맞물려 돌아가게 됩니다.”
대표 아이템은 조건과 법규를 만족하는 최적 설계안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옵티미(Optimi)’, 그리고 이미 그려진 도면의 오류와 불일치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레비(Revi)’다.
옵티미(Optimi)는 AI 최적 설계 소프트웨어다. 프로젝트 도면을 올리면 관련 법규와 현장 조건, 설계자의 선호를 반영해 물량과 원가가 최적화된 설계안을 수백, 수천 개 단위로 자동 생성한다.
레비(Revi)는 도면 자동 검토 솔루션이다. 지오메트릭 인식 AI 엔진으로 CAD·PDF 도면에서 부재와 속성 정보를 추출한 뒤, 검토 기준과 대조해 오류를 찾아낸다. 같은 정보를 담아야하는 도면들의 불일치, 건축 도면과 구조 도면 사이의 위치 어긋남, 기업 내부 표준 위반, 법규 미준수를 자동으로 잡는다. 결과는 오류 위치가 표시된 검토 보고서로 나온다.
“DWG뿐만 아니라 PDF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필요하시는 형태로 솔루션 공급이 가능합니다. 기업 상황에 따라 CAD가 아니라 PDF를 보유한 경우 또한 많은데, 레비는 DWG뿐 아니라 PDF 도면에서도 98% 이상의 정확도를 냅니다. 그래서 다른 도서 간 정합성 검토, 법률 문서와 설계 도면 사이의 교차 검토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 LLM을 붙여서, ‘이 도면에 일반 사항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검토해 줘’ 같은 자연어 질문에 답하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저연차 엔지니어도 회사가 축적한 검토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 대표는 “지금 이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AI를 기본으로 쓴다”며 “결정적인 차이는 다음 네 가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첫째, 건축을 아는 팀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투피트는 대표를 포함해 건축공학 전공자와 실무 설계 경력자가 중심이다. “도면 검토 자동화에서 가장 어려운 건 알고리즘이 아니라 무엇이 오류인지를 정의하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어떤 실수가 반복되는지, 어떤 불일치가 재작업으로 이어지는지를 겪어본 사람이 기준을 잡아야 쓸 만한 제품이 나옵니다.”
둘째, 검토와 설계가 하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도면을 검토하는 회사와 설계를 자동화하는 회사는 따로 있는데, 투피트는 같은 도면 구조화 엔진 위에서 두 가지를 다 한다. 오류를 찾아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대안 설계를 만들어 제시할 수 있다.
셋째, 숫자로 증명된 효과다. 평균 99% 시간 절감, 물량 29% 절감 같은 수치는 데모가 아니라 시공이 완료된 실제 현장 도면과 비교해서 나온 값이다. 건설사 검토 담당자는 이 비교표를 보고 판단한다.
넷째, 대형 건설사 레퍼런스다. 단순 PoC를 넘어 실제 솔루션 공급계약으로 안착한 사례를 필두로, 현재 SK에코플랜트·포스코DX·우미건설·KT에스테이트·호반건설·대우건설 등과 협업하고 있다.
투피트는 국내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에서 다수의 기술검증(PoC)과 도입을 거치며 성능과 실효성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특히 SK와 포스코 계열에서는 초기 도입 성과에 대한 만족을 바탕으로, 단발성 프로젝트를 넘어 적용 공종과 프로젝트를 넓혀가는 후속·확장 공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의미 있게 보는 것도 신규 계약보다 이런 확장입니다. 새 고객을 늘리는 것보다, 한 번 써 본 고객사가 적용 범위를 스스로 넓혀가는 것이 제품이 실제 필요로하는 고객에게 인정 받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투피트는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등 신규 대형 건설사와의 협력도 올해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 고객사의 확장과 신규 대형사 진입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보며, 보수적이라 평가받던 건설 산업에서 AI 솔루션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피트는 B2B, 그중에서도 대기업과 공공을 상대하는 시장에서 다음과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 첫째는 오픈이노베이션이다. 2025년 SK에코플랜트 Contech meetup 우수상에 이어 2026년에는 A호반혁신기술공모전 대상과 대우건설 Hyper Safety 공모전에 선정됐다.
둘째는 전시와 공모전이다. 투피트는 MWC 서울 통합관과 월드IT쇼에 참가했고, SK에코플랜트 ConTech Meetup 공모전 우수상, 2026 상반기 혁신 IT 대상을 받았다.
넷째는 공공이다. 투피트는 2026년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 B2G Bridge 사업에 선정돼 관악구청과의 공공서비스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투피트는 서울 AI 허브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지원사업 최종 선정, 초격차 스타트업 모두의 LLM 챌린지, 딥테크 청년창업사관학교 최종 합격 등 주요 사업화·연구개발 지원사업에 잇달아 선정되며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확보한 컴퓨팅 인프라와 R&D 지원을 발판으로 건설 도메인에 특화된 AI 모델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진짜 문제는 도면이 사람만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면 안에 있는 정보가 데이터가 아니라 그림이니까, 확인하려면 매번 사람이 눈으로 봐야 하고, 눈으로 보니까 놓치고, 놓치니까 재작업이 생깁니다. 그래서 세운 원칙이 하나입니다. 도면을 데이터로 만듭니다. 이 원칙을 제품으로 옮기면 세 가지가 됩니다. 도면을 구조화된 정보로 읽을 것, 그 정보를 기준·법규·표준과 자동으로 대조할 것, 그리고 오류를 찾는 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대안을 직접 만들어낼 것. 레비와 옵티미는 모두 여기서 나왔습니다. 사명을 투피트(ToFit)로 지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설계는 결국 조건에 맞추는 일입니다. 법규에 맞추고, 현장에 맞추고, 예산에 맞춥니다. ”
투피트는 정 대표를 포함해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원수는 적지만 강합니다. 절반 이상이 건축공학 전공이고, 실제 설계·구조 실무 경력자가 함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총괄은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구조설계 담당은 구조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11년 넘게 병행하였습니다. 여기에 LLM과 멀티에이전트를 개발 인력과 서비스 기획·디자인, 운영·마케팅이 붙습니다. 건설 AI에서 가장 흔한 실패가 개발은 잘하는데 도면을 모르는 경우, 반대로 도면은 아는데 제품을 못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 두 언어를 한 사람 안에서 쓰는 인력을 모으는 데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국내 건설 시장에서의 도입 성과를 넘어 건설·엔지니어링은 물론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등 정밀 설계가 요구되는 시장으로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겠다”며 “도면 검토와 최적 설계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의 디지털 전환(DX)을 이끄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세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첫 단계는 도면 검토 자동화의 상용화입니다. 건설사마다 검토 기준과 표준이 제각각이라 아직은 과제 단위로 커스터마이징이 들어간다. 이걸 기업 표준만 학습시키면 바로 돌아가는 구조로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두 번째는 적용 산업의 확장이다. 우리 기술의 본질은 건축이 아니라 도형과 조건을 함께 해석하는 AI입니다. 같은 엔진이 플랜트 설비 도면, 물류창고 보관 효율, 디스플레이 회로 패턴으로 넘어갑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보고 있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검토를 넘어 의사결정까지 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AI가 도면의 오류를 찾아주는 단계인데, 다음은 원자재 가격과 공기, 법규 변경을 함께 넣고 ‘이 조건이면 어떤 안이 최선인가’에 답하는 단계입니다. 설계가 사람의 감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위에서 결정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게 우리 향하는 지점입니다. 멀리 보면 목표는 하나입니다. 설계자가 도면을 옮기고 맞추는 반복 작업에 시간을 쓰지 않고, 판단과 창의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투피트는 관악S밸리 기업 공공서비스 실증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관악S밸리 스타트업센터 입주기업이고, 서울대학교 SNU공학컨설팅센터의 관악S밸리 기술컨설팅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기술 고도화를 함께 진행해 왔는데, 이번 실증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도면 설계 자체가 공공에서 심의하는 기준에 맞게 설계되었는지를 검증하는 솔루션을 실증할 계획이다.
이번 실증을 통해 정 대표는 세 가지를 기대하고 있다. “첫째는 공공 레퍼런스입니다. 그동안 민간 건설사 실적을 쌓아왔는데, 공공 시장은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다른 공공기관이 이미 쓰고 있는지를 봅니다. 관악구청 실증 사례 하나가 다른 지자체와 공공기관 담당자에게는 그대로 검토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공공 도면을 실제로 다뤄봤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과제로 이어지는 자격 요건이 됩니다.
둘째는 도면 검증입니다. 공공에서 제시하는 설계 조건들을 도면이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고 그 주체인 공공기관과 함께 제품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관악구는 서울대학교와 창업 생태계, 그리고 공공 수요가 한 지역 안에 함께 있어서 이 흐름을 실제로 검증해보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곳입니다.”
설립일 : 2023년 5월
주요사업 : AI 기반 2D·3D 엔지니어링 도면 분석 및 설계 자동화 솔루션 개발·공급
성과 : 국내 특허등록 1건, 국내·국외(PCT) 특허 각 1건 출원, SW 공인인증시험 통과, 기업부설연구소 설립(2025.02), 우미건설 솔루션 공급계약 체결(2026), SK에코플랜트·포스코DX·우미건설·KT에스테이트·호반건설·대우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엔지니어링 기업과 협업, 2026 대우건설 Hyper Safety & AI 오픈이노베이션, 2026 호반혁신기술공모전 선정, 서울 AI 허브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지원사업 최종선정(2026),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디딤돌 R&D) 제3차 최종선정(2026), 딥테크 청년창업사관학교 선정(2026),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 B2G Bridge 최종 선정(2026) 관악S밸리 공공서비스 실증, SK에코플랜트 ConTech Meetup 공모전 우수상(2025), 2026 상반기 혁신 IT 대상, MWC 서울 통합관·월드IT쇼 전시 참가(2026)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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