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박치라도 작곡할 수 있어요” 작곡가 어깨깡패

[직업의 세계] 대중음악 작곡가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음악은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같이 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우울할 때 언제나 우리 곁엔 음악이 존재한다. 누구나 한번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옛 추억이 소환되는 경험이 있듯 음악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단단한 힘이 있다. 음악을 만드는 직업, 대중음악 작곡가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직업의 세계] “음치·박치라도 작곡할 수 있어요” ‘모든 날 모든 순간’ 작곡가 어깨깡패

어깨깡패(김현우/35)


대표곡 : 모든 날 모든 순간(폴킴/2018)

   Mr.lee(레인보우/2015)

      이런여자(이수영/2008) 등



-데뷔는 언제인가. 


데뷔한 지 10년 정도 됐다. 스물여섯 살 때 이수영의 ‘이런 여자’로 데뷔했다. 


-작곡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작곡은 중학교 때부터 했다. 친구들이 가수를 좋아할 때 난 작곡가 장용진 씨를 좋아했다. 유피, HOT 노래를 만든 작곡가인데, 장용진 작곡가가 만든 노래를 들으면서 작곡가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그 이전에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초등학교 때 음악 선생님 덕분이었다. 하루는 리코더 수업이었는데 저에게 잘 부른다며 칭찬을 해주시더라. 그러다 리코더 합주부를 만드셨는데 저에겐 테너리코더를 추천해주셨다. 합주를 연습하고 발표하던 날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아마 그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그 이후로 음악 공부는 어떻게 했나. 


중학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음악을 조금씩 공부하게 됐다. 그리고 친구 따라 교회를 다니면서 피아노 치는 누나를 따라 많이 배웠다. 고등학교 땐 ‘원 하트’라는 록밴드를 하기도 했다. 


-‘어깨깡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어깨깡패로 활동한 지는 4년 정도 됐다. 그 전까진 본명으로 활동했다. 언제부터인가 작곡가들이 특이한 닉네임으로 활동을 하는게 재밌어 보이기도 했고, 나 스스로를 각인시키기에 좋을 것 같아 닉네임으로 바꿨다. 많은 분들이 어깨깡패에 대한 의미를 물어보시는데 사실 큰 뜻은 없다.(웃음) 그 전까진 발라드만 고집하다가 어깨깡패로 활동하면서 댄스곡도 만들고 있다. 



[직업의 세계] “음치·박치라도 작곡할 수 있어요” ‘모든 날 모든 순간’ 작곡가 어깨깡패

-어깨깡패의 대표곡은. 


최근 역주행하고 있는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부터 이수영의 ‘이런 여자’, 샤이니의 ‘너의 노래가 되어’, 레인보우의 ‘Mr. lee’ 등을 꼽을 수 있다.  


-작곡을 전공했나. 


전문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추계예술대학 작곡과로 편입했다. 편입한 곳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는데 막상 가보니 가요를 더 쓰고 싶더라. 한 학기를 마치고 수소문 끝에 이상호 작곡가를 만나 작곡을 배웠다. 8개월 여간 함께 했는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  


-본인 홍보는 어떻게 했나. 


그때 만들어놓은 곡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곡들을 모아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다. 그리곤 기획사를 다니면서 홍보했다. 당연히 한 군 데서도 연락이 오질 않았다. 요즘엔 나 같은 프리랜서 작곡가들을 기획사와 연결시켜주는 퍼블리싱 회사들이 많다. 곡을 만들어 놓거나 의뢰가 들어오면 곡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곡 작업은 어떤 식으로 하나. 


작곡가마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댄스곡은 비트 작업을 먼저 한 뒤 악기를 입힌다. 그림을 그릴 때도 스케치를 먼저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방향으로 믹스해보는 형식이다.   


-방송에서 작곡가들이 5분 만에 곡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실제로 가능한가. 



-보통 곡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


드라마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 상속자들 등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는 편이다. ‘저 대사를 저 타이밍에 어떻게 썼을까’라며 감탄을 하면서 본다. 그리고 작사도 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본다. 연애를 하면서도 영감을 얻곤 한다.   


-곡 작업은 언제, 어떻게 하는 편인가.  


예전엔 제작사의 오더를 받아 만들기도 했는데 그게 참 스트레스더라. 내가 만든 곡을 누군가에게 검사받아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다. 그래서 요즘엔 내가 잘 만들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한다. 그게 팔리면 좋고 아니라도 어쩔 수 없다. 


-작곡가들 중에는 순간 생각나는 멜로디를 녹음해 완성곡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것도 작곡가마다 다르다. 문득 멜로디가 생각날 때 휴대폰에 녹음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예전에 몇 번 해봤는데 막상 다음날 들어보니 이상하더라. 곡 작업은 작업실에서만 하는 편이다. 


-작곡과 함께 작사도 같이 하나. 


물론이다. 내가 만든 곡 90%는 거의 작사·작곡을 같이 했다. 


-라디오나 길거리에서 본인이 만든 노래가 나올 때 기분이 어떤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신기하고 뿌듯하다. 아마 모든 작곡가가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어깨깡패가 생각하는 좋은 노래란. 


화려하고 꾸며진 노래보다 들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좋은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작곡가들이 곡을 들었을 땐 퀄리티나 세련미를 중점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듣는 사람이 얼마나 그 노래에 공감하고 있느냐다.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면. 


산울림 노래를 많이 듣는다. ‘독백’, ‘회상’은 나온 지 한참 지난 노래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요즘 노래 중에는 아이유 노래를 많이 듣는다.


-보통 하루 평균 곡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 


불과 1년 전만 해도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를 곡 작업에 할애했지만 지금은 워라밸이 있는 삶이다.(웃음) 나름 10년 간 열심히 달려왔다. 요즘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곡가의 주수입원은. 


알다시피 저작권료다. 음원사이트 다운로드, 스트리밍, 방송 등에서 나오는 저작권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사·작곡에 모두 참여한 곡의 경우 라디오 1회 방송 시 2만~3만 원 정도 지급된다. 음악방송은 1회 10만~20만 원 선이다. 보통 시즌 송은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라디오나 방송에서 나오기 때문에 작곡가들 중에는 전략적으로 시즌 송을 만들기도 한다. 벚꽃엔딩이 좋은 예다.(웃음) 


-작곡가의 연봉은. 


작곡가마다 다르다. 대형기획사와 같이 작업하는 작곡가의 경우엔 많이 벌지만 그렇지 않은 작곡가들이 더 많다. 한 달에 몇 천 원을 버는 작곡가들도 수두룩하다. 보통 음원 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것도 무척 힘들다. 그 차트에 올라가는 곡을 쓴 작곡가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도 수입과는 별개다. 나 같은 경우엔 음악만 하면서 먹고 살 정도다. 



[직업의 세계] “음치·박치라도 작곡할 수 있어요” ‘모든 날 모든 순간’ 작곡가 어깨깡패



-작곡가가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상반되는 이야기인데, 고집과 타협이 있어야 한다. 작곡가로서의 고집, 그리고 협업할 때의 타협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감각적인 면도 필요하다. 


-최근 대중가요 트렌드를 짚어준다면.


아무래도 아이돌 노래와 힙합이 강세다. 아이돌 노래는 예전에 비해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동방신기, 보아, 소녀시대 등 예전 아이돌부터 최근 엑소까지 아이돌 노래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력 있는 해외 작곡가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힙합이 인기 있는 이유는 힙합이나 래퍼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최근 눈에 띄는 작곡가가 있나. 


아이유의 ‘밤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