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스타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의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프로그램이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청년위는 창조경제를 이해하고 체험하면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한 체험 행사를 10월까지 전국 4개 도시에서 개최한다.


올해 첫 투어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ICT DIY'(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Do it yourself) 창업에 관심이 많은 창업동아리 대학생 등 대구?경북지역 예비창업가들이 참가했다.


체험단은 행사현장에서 창업에 필요한 실전 프로그램 운영법 등 관련 감각을 익혔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고자 하는 미래 창업가들의 체험현장을 동행취재했다.



[동행취재] 청년창업, 아이디어 하나면 OK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대구·경북지역 발대식이 8일 오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김기남 기자



지난 8일 오전 10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대구지역 발대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용한 청년위원장을 비롯, 사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대구?경북지역 예비창업가 50여 명이 함께했다.


고형권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김연창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 김흥빈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양유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등이 참석해 체험단의 출발을 응원했다.



[동행취재] 청년창업, 아이디어 하나면 OK

신용한 청년위원장이 발대식에서 체험단의 출발을 응원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신용한 위원장은 발대선언에서 "청년 예비창업가의 창의성과 정부의 노력, 민간기업의 지원이 어우러져 창조경제의 불길이 대구에서부터 훨훨 타오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발대식을 마친 체험단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견학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우수 아이디어를 보유한 지역 창업가를 육성하고 있다. 혁신센터의 역량과 삼성그룹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창업가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은 물론 법인 설립, 해외 진출까지 도와준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말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C-Lab 1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18팀을 선발했다. 선정된 팀에는 초기자본금 2000만 원씩을 지원됐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에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팀별 평가과정을 거쳐 최대 5억 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은 또 삼성그룹에서 파견된 멘토의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사업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체험단은 이날 꿈을 현실로 이룬 창업선배들의 사무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C-Lab에는 녹 발생 없이 수명을 늘린 수도배관 이음구를 개발해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부터 3D프린터 출력물 후가공기술(쾌속장치)을 개발한 벤처기업의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유아의 생체신호(심박수?산소포화도?체온?움직임) 분석을 통해 돌연사를 예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눈에 띄었다.


진수연(영남대 심리학 2) 씨는 "정부가 청년의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보니 꿈이 현실화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체험단은 이어 대구?경북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디자인 신기술부터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화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특정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존 제품에 전혀 다른 신소재를 적용하고자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곳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가전제품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섬유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고자 할 때 그에 맞는 소재를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또 섬유기업의 고급 원단을 재활용해 한정판 핸드메이드 가방 등을 제작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진행 중이다. 생산?유통 과정에서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금 일부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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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내 소재은행의 다양한 소재들을 둘러보고 있다. 김기남 기자



체험단은 디자인센터 내 소재은행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곳은 섬유부터 플라스틱?목재?친환경 소재 등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7500여 소재를 보유 중이다. 건축?인테리어는 물론 패션?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소재가 망라돼있다.


센터 관계자는 과거 항공기에 사용하던 소재를 여행용 트렁크에 활용해 '빅 히트'를 친 모 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 우리나라 해양생태계 훼손의 주범으로 꼽히는 녹조를 커튼?신발 등의 염색제로 활용한 아이디어 성공 사례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소재 관련 아이디어나 테마를 가진 예비창업가라면 연관사업을 계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김재열(27) 씨는 "모바일?IT 분야 창업을 위해 대학을 자퇴했다"며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사업 아이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체험단은 이어 대구크리에이티브팩토리를 방문, 점심식사를 비롯한 오후행사를 진행했다. 대구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예비창업가의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곳이다. 사업자금과 3D프린터 등의 장비, 관련 교육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1단계인 특허 출원부터 설계 디자인, 시제품 제작, 시장 진출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단계별로 1000만 원씩 지원한다. 일괄지원 아이템으로 선정되면 최대 1억 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


대구크리에이티브팩토리에서는 시제품 형상을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되는 3D스캐너와 3D프린터가 체험단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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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이 3D스캐너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3D스캐너는 자동차 범퍼 등 특정 사물을 레이저 장비를 통해 스캔하면 해당 물체의 3D 형상을 모니터에 즉각 표시해 준다.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사물 디자인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3D프린터는 특정 디자인 데이터를 입력하면 플라스틱 재료 등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쌓는 '적층방식'을 통해 시제품의 형태를 구현하는 장비다. 두 장비 모두 워낙 고가다보니 소자본 창업 희망자가 활용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대구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이들 장비를 보다 많은 예비창업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창업 관련 기본지식이 부족해 체험단에 참가했다는 권승연(계명대 국제통상학 3) 씨는 "소재?3D프린터 등 다양한 기술을 접하면서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견학을 모두 마친 체험단은 대구콘텐츠코리아랩 9층에 모였다. 이어진 행사는 '아두이노'를 활용해 공작기계를 조립하는 ICT DIY 교육.



[동행취재] 청년창업, 아이디어 하나면 OK

체험단이 '아두이노'를 활용, 공작기계를 조립하는 'ICT DIY' 교육을 받고 있다. 김기남 기자



아두이노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로봇이나 자동차?헬리콥터 등의 하드웨어를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예비창업가 사이에서 유명한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킥 스타터' 등에 올릴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두이노 등의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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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이 아두이노를 활용, 레이싱카를 제작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다섯 명씩 10개 조로 나뉜 체험단은 아두이노를 활용, 3시간여에 걸쳐 미니 레이싱카를 제작했다. 오후 5시가 되자 레이싱카가 하나 둘 완성되기 시작했다. 다음 프로그램은 레이싱카 경주대회. 체험단은 조별로 완성된 레이싱카를 시운전하며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10여분 후 드디어 경주대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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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이 3시간여에 걸쳐 만든 레이싱카를 시운전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대회는 조별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트랙을 두 바퀴 돈 뒤 출발점으로 먼저 돌아오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첫 경기는 1?2조간 대결. 제작 과정을 통해 한결 친해진 체험단은 한마음으로 응원을 시작했다.


출발선을 박차고 나간 레이싱카 중 한 대가 트랙을 벗어나자 체험단의 탄성과 환호가 교차됐다. 조별 승리팀과 패배팀이 가려질 때마다 환호?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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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이 조별 레이싱카 경주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대회에서는 레이스 내내 안정적 주행을 펼친 9조가 최종 우승했다. 이어 진행된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체험단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문화콘텐츠 관련 창업을 꿈꾸고 있다는 박빛나(경북대 사회학 4) 씨는 "행사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들을 만나면서 발상의 전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친구의 권유로 행사에 참석했다는 김신혁(경북대 컴퓨터학부 3) 씨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손쉽게 창업이 가능한 새로운 길이 있다는 걸 깨닫고 창업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상권별 유동인구를 분석,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는 이규화(대구가톨릭대 경영정보 3) 씨는 "활동 중인 교내 창업동아리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동행취재] 청년창업, 아이디어 하나면 OK

체험단이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창조경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성장 엔진이 되는 경제를 뜻한다.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올 상반기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 건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시와 삼성전자가 출범시킨 1호 혁신센터다.


현재 경기도(KT)와 부산(롯데), 경남(두산), 포항(포스코), 충북(LG), 대전(SK), 전북(효성), 광주(현대차) 등 아홉 곳에서 문을 열었다.


신 위원장은 "대구를 시작해 전국 단위로 진행될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이 창조경제를 몸소 느끼고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위는 대구?경북에 이어 오는 6월 5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대전?충청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비창업가들은 행사에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견학을 비롯해 창업 관련 아이템과 정부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직접 듣고 체험하게 된다.


하반기 행사는 9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10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전 체험단 참가를 원하는 지역 대학생?예비창업가는 18일부터 청년위 홈페이지(pcyg.young.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의 02)397-5027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