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재개발지역 탐험- 용산구 후암동·한강로2가동

산은 강북 개발의 핵심지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강북 개발계획은 용산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사업 전체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 수요가 분산되기 위해서는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다. 용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을 마주하고 있어 강남 대체지로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대체수요지 기대감은 아직까지 한남동과 동부이촌동 등 용산 일부 지역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용산 전 지역으로 확산되기에는 교육, 도로 등 인프라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야심차게 마련한 것이 유턴 프로젝트다. 용산과 성수동을 좌우에 놓고 서울을 ‘유(U)’자 형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골자인 이 프로젝트의 발표로 용산이 강북 재개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후암동과 한강로2가동(해방촌)은 남산자락에 위치해 있는 데다 미군 기지가 가깝다는 이유로 개발에 제한을 받아왔다. 하지만 유턴 프로젝트 발표와 촉진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매물이 줄고 매매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턴 프로젝트에 따르면 서울시는 용산동과 이태원동 갈월동 후암동을 묶어 친환경 미래형 주택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역세권과 묶어 구릉지를 개발하는 방식이 채택된다. 현지에서는 후암동과 갈월동 이태원동 등이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시범지구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선 4기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남산을 중심으로 한 녹지환경벨트와 낙후된 도심지 재개발을 공약한 상태여서 후암동 일대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해방촌으로 불리는 한강로2가동 일부 지역은 남산 녹지축 개발로 토지 보상이 이뤄질 계획이어서 인근 지역 집값이 동반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이 공원으로 조성되면 공원으로 개발될 미군 기지와 남산이 하나의 거대한 그린벨트를 형성하게 돼 주거환경이 개선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토지보상비를 받아 후암동 보광동 등지에서 매물을 구하고 있으며 매매값도 강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빌라의 경우 평당 3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고 단독주택은 평당 1500만~2000만 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있으나 거래 건수는 극히 미미하다. 10평짜리 다세대주택은 4개월 만에서 평당 1000만 원이나 오르는 등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태원동도 분위기는 비슷해 낡은 다가구 다세대 주택 매매값도 3개월 만에 평당 800만~1000만 원씩 뛰어 평당 1800만~2000만 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계약금만 건 상태에서 물건을 제삼자에서 되파는 단타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계약금에 웃돈을 얹어 받기 때문에 불과 며칠 사이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후암동 일대는 현재 정상적인 재개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대지 지분이 많은 주택이 상당수가 있어 일부 주민이 재개발에 반대할 경우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더욱이 8월부터 재개발 지역 내 6평 이상 토지에 대해서도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데다 내년부터는 재개발 지분도 주택으로 간주돼 세금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실장은 “도심권과 인접한 용산 후암동 일대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대감만 갖고 웃돈까지 얹어 매물을 구입하는 것은 추후 조정기에는 불안 요소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