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한국UBS증권 사장의 1등전략과 신경영기법

만간 한국에서 자산운용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배치하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입니다.”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증권부문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홍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매우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UBS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은행(IB) 가운데 최고 실적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UBS는 작년 진로와 제일은행 인수합병(M&A) 자문 업무 등을 맡아 이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를 자문하는 등 발군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또 경영 컨설팅, 해외 주식 발행,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지만 어지간한 한국 회사보다 더욱 열성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 이 사장을 만나 경영 현안과 M&A시장 동향 등을 들어봤다.-“우선 M&A 관련 자문 업무와 함께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 컨설팅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컨설팅을 토대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다른 투자자의 지분 참여를 유도하기도 하고 외자 유치, 유상증자 등도 도와줍니다. 증시에서 주식 중개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데요, 국내 기관투자가도 상대하지만 외국계 회사여서 외국 투자가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의 자본 조달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모두 훌륭한 직원들이 일을 잘 해줬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의 제안에 최선을 다해 리포트를 작성해 줬고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해 줬던 게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거에 1등을 했다고 안주하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실적입니다. 하반기에도 더욱 분발할 생각입니다.”-“UBS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의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조만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UBS는 자산운용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상품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런 선진 기법을 잘 활용하면 한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UBS는 리서치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투자가들은 UBS의 조사 분석 능력에 대해 큰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과 경영 기법, 위험 관리 등과 관련한 첨단 기법도 한국 시장에서 선보일 것입니다.”-“네 그렇습니다. 일시적인 투자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 회사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주식 중개 업무나 M&A, 증권 발행 등 투자은행 업무의 대부분은 주식시장과 연계돼 있습니다. 한국 증시는 규모도 커지고 있는 데다 장래성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 시장은 예전과 달리 장기 투자,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 한국 경제의 규모나 성장률, 경영의 투명성, 기업의 지배구조도 현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 여건 개선 속에 한국 기업의 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활동을 반복하면서 돈을 법니다. 주식을 샀다가 올랐다면 일단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팔았다가 적정한 시점에 다시 사들이게 돼 있습니다. 일단 현재 시점은 조정기라고 봐야 합니다. 나중에 적정 시점에 다시 주식을 살 것입니다.”-“지금까지는 교섭이나 협상에 의한 M&A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을 팔고 싶어 하는 측이 사고 싶어 하는 측과 협상해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정부와 채권단이 채권 회수 목적으로 기업을 팔거나 외국 투자자가 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자본시장이 발전할수록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교섭이 아닌 증시에서의 주식 인수를 통한 적대적 M&A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소버린이나 칼 아이칸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이런 M&A는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 의해서도 이런 유형의 M&A가 더 자주 일어날 것입니다. 기존 경영진 입장에서는 적대적인 공격을 당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 주주 이익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즉 이런 M&A는 기존 대주주나 경영진을 제외한 다른 주주와 시장 전체에 선이 되는 것입니다.”-“무엇보다 경영을 잘 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최선입니다. 이미 기업가치가 높아져 있다면 주식을 사들여서 이익을 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적대적 M&A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적대적 M&A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그런 기회 자체를 제공하지 말아야 합니다.”-“성금 모금과 봉사 활동 같은 차원을 넘어서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하기 위해 회사 내에 사회봉사활동위원회를 구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고려대 의료원과 협약을 맺고 어린이 당뇨병 환자 지원 사업을 펴고 있으며 도서관 확충도 거들고 있습니다. 특히 UBS 직원들이 어린이들의 멘토가 돼서 당뇨병 치료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환자 가족들의 갈등을 해소하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도서관 운영이 어려운 지역사회에 신간 서적 500여 권과 UBS 직원이 기탁한 책을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4개 지역에 도서관이 지원됐으며 앞으로 매년 확대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UBS 본사 차원에서도 미술 영화 문학 등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을 적극 펴고 있습니다. 특히 UBS가 창단한 ‘UBS 베리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명성이 나 있습니다.”-“UBS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고 경영진은 UBS가 사회에 공헌하는 선량한 ‘기업 시민’이란 이미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UBS도 기업인만큼 사회 공헌 활동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UBS가 외국 기업이라기보다 한국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서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 공헌은 UBS의 핵심 이념이고 전 세계적으로 이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습니다.”-“회사 내부에 사회 공헌 활동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이 마련돼 있고 의사 결정을 하는 위원회도 있습니다. 주요 경영진과 사회 공헌 전문가들이 참여해 매년 계획을 수립하고 사회봉사 단체들과 함께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번 여름 수해가 일어났을 때 한국 지사 직원들이 복구비를 자발적으로 모았는데 이 금액만큼 본사에서 매칭 펀드 형식으로 곧바로 지원해 줬습니다. 인도네시아 등지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에도 UBS는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지원한 회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