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창동에 사는 김창원(67·가명) 씨는 요즘 한 달에 한 번 꼴로 제주도 콘도에 내려간다. 김 씨가 보유한 콘도는 제주도에서도 풍경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섭지코지에 있다. 김 씨는 자신의 방에서 성산 일출봉을 보며 ‘인생 이모작’을 설계한다.콘도 주변을 산책한 뒤 그는 오전 시간을 근처 골프장에서 보냈다. 여자, 돌과 함께 바람이 많은 제주도여서 그런지 스코어는 형편없었다.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는 수영복과 소설책 한 권, 휴대용 라디오를 들고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삼각뿔 모양의 유리 구조물로 돼 있는 클럽하우스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김 씨는 바다를 바라보며 일광욕과 런치 파티를 즐겼다. 이번 주는 폴리네시아 전통문화 축제로 원주민들의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열렸다.다음날 아침 그는 다양한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벨라테라스로 향했다. 김 씨는 요즘 벨라테라스에서 배운 제트스키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점심식사 후 바다 속 10m까지 내려가 해저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해중 전망대에 들렀다. 이틀간의 휴식을 보낸 김 씨는 다음 날 오전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주말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에 제주도 콘도만한 것이 없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럭셔리 콘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콘도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고급 콘도 시장만이 ‘나 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도 건설 중인 콘도를 최고급 시설로 재구성해 선보이고 있어 일반 콘도 시장과 고급 콘도 시장이 뚜렷하게 구분될 전망이다.멤버십 아닌 오너십으로 개편관련 업계에서는 최고급 콘도의 분양 성공 이유를 접근 방법의 차이에서 찾는다. 지금까지는 비슷비슷한 콘도들이 대량 공급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는 소위 깡통 회원권이 부지기수였다.그러나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콘도들은 엔터테인먼트가 가미된 주거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SK건설이 2005년 11월 분양한 용인 기흥 SK아펠바움은 고급 리조트에 골프장을 더한 국내 최초의 골프 빌리지다. 평당 1800만 원의 고가에 분양됐음에도 2개월 만에 77가구 모두가 분양 완료됐다. 이 콘도는 커뮤니티 시설인 웰컴 하우스가 마련돼 있고 골프 부킹 등 각종 행사를 대행해 주고 서비스 대부분이 호텔식으로 지원된다. 입주민들이 기흥 골드CC, 코리아CC에서 골프를 할 경우 부부 주중 회원권 시세로 골프피를 내면 되며 해외 유명 리조트와 연계된 서비스, 워커힐호텔 멤버십 회원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이뿐만 아니라 최근 분양되는 최고급 콘도들은 분양 방식도 10계좌(1개 객실을 10명이 공유), 12계좌에서 단독 계좌로 바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용 계좌로 분양해 전용 별장처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주택 수에는 포함되지 않아 세제상 유리하다. SK아펠바움 천동진 부장은 “별장은 주택으로 분류돼 세금 부담이 크지만 콘도는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면서 “전문 업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해 준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고급으로, 더 고급으로분양 후 회원권 시세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 계좌로 지난 2002년 8억 원에 분양한 용평 버치힐 76평형은 현재 회원권 값이 11억 원까지 뛰었고 7억3500만 원에 분양한 70평형은 12억5000만 원까지 오른 상태다. 용인 SK아펠바움 56평형도 7억3500만 원(분양가)에서 8억5000만 원으로 1억1500만 원가량 값이 뛰었다.보광 휘닉스파크가 제주 섭지코지 근처에 해양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300실을 분양하고 있다. 휘닉스 아일랜드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타오(일본)와 마리오 보타(스위스)가 설계에 참여했다. 분양자에게 계약과 동시에 평창 휘닉스파크 회원 자격을 주며 스키 시즌권 2장을 무료로 주는 것 외에 리프트 사용료를 60∼70% 할인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휘닉스파크 직영 골프장인 평창과 현재 조성 중인 수도권 퍼블릭 골프장을 회원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대 시설을 회원가로 이용할 수도 있다. 계약자에게는 수도권 골프장 창립회원이 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 분양가는 34평형 4522만 원, 54평형 7182만 원(7560만 원)이다. 최저가 9억 원에 분양한 빌라 50실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이 밖에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이 공급하는 곤지암 리조트도 최고급으로 지어진다. 곤지암 리조트에는 반딧불이를 감상할 수 있는 이끼 수목원, 생태 하천과 폭포 카페는 물론 33만 평 규모의 스키장, 동굴 와인셀러(저장 창고) 등이 조성된다. 국내 최초로 개인별 상태를 측정해 일 대 일 맞춤 정보를 제공해주는 데스티네이션 스파 시설도 마련된다. 계약자에게 아쿠아 테라피, 마인드 테라피, 스킨 테라피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스파퀴진도 곤지암 리조트의 특색이다. 곤지암 리조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과 제주 롯데호텔을 디자인한 WAT&G(Wimberly Allison Tong & Goo)가 전체적인 설계를 맡는다. 2계좌와 5계좌로 분양되며 2계좌의 분양가는 평당 1400만~2000만 원, 5계좌는 35평형 기준으로 9800만 원에 분양한다. 입주 예정일은 내년 12월이다.태백관광개발공사는 우정힐스와 마우나오션 골프장과 연계된 최고급 콘도 서학리조트를 분양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강원도개발공사가 마련 중인 야심 찬 개발 프로젝트트인 알펜시아는 약 2740평 규모에 1층 상가와 7개동의 저층형 콘도(503실)들로 구성돼 있다. 리테일 숍과 콘도를 가로지르는 거리에는 이벤트 광장이 조성되며 아쿠아 라이드(Aqua Ride)와 스파(Spa) 시설을 복합적으로 갖춘 ‘워터파크’도 건설된다. 57만 평에 기존의 지형을 최대한 살린 세계적 수준의 고품격 회원 전용 27홀 골프장과 페어웨이 내 골프 코스를 따라 396가구의 최고급 골프 빌리지가 들어선다.이 골프장은 유명 골프 코스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Robert Trent Jones, Jr.)가 설계하고, 세계 최고의 골프 매니지먼트 회사인 트룬 골프(Troon Golf)가 운영을 맡는다. 대명종합건설은 강원도 양양에서 쏠비치를 분양하고 있다. 이 밖에 용평리조트도 용평스키장 그린슬로프 옆에 럭셔리 콘도 베르데르힐을 분양한다.시행사 건전성 검토해야최고급 콘도 투자에는 여러 가지 살펴봐야 할 점이 많다. 우선 계획대로 진행될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행 업체가 대기업이거나 공사일 경우 사업 계획이 연기, 보류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업체일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거주지에서의 거리, 연간 이용 일수, 부대 시설의 사용 여부, 체인, 지정 객실, 예약을 해야 하는 낱 계좌 등도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