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 Wagen Passat TFSI Sport동차 업계에서 폭스바겐의 TFSI 모델들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불린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별도의 스포츠 라인을 보유한 것에 비해 폭스바겐은 거의 모든 라인마다 TFSI라는 별도의 스포츠 카 버전을 만들어 일반 모델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과 외관상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엔진 내구성 등을 높여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모델에 엔진만 얹으면 동종 스포츠카 모델에 비해 가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이번에 시승한 파사트 TFSI 스포트 모델 역시 중형 세단 파사트의 이종 모델이다. 파사트는 폭스바겐에서 가장 폭스바겐다운 차라는 평가를 듣는 자동차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독일자동차답게 폭스바겐 패밀리 룩으로 무장한 그릴만 가린다면 국산 차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화려함을 추구하는 지금의 세태는 파사트에도 조용한 변화를 갖고 왔다. 2005년 10월 파사트가 처음 국내 소개됐을 때와 달리 최근 선보인 파사트는 대시 보드를 중심으로 아래 위를 색으로 구분했다. 계기판도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아우디 계열의 스포츠카와 같이 붉은색 빛이 나도록 했다.키를 폴더에 꽂고 돌리는 기존 방식에서 그냥 안으로 집어넣으면 시동이 켜지게 한 것도 색다른 변화다. 핸드브레이크 방식도 독특하다. 안전벨트를 맨 상태에서 핸들 왼쪽에 있는 브레이크 버튼을 누르면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가파른 언덕길에 정차했을 때 신호 대기 중 오른발을 잠깐 쉬고 싶을 때 유용하다. 이 밖에 운전자 시트 오른쪽에 핸드브레이크를 없애고 콘솔박스를 크게 설치해 실용성을 강조한 것도 기존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이다. 주차 센서가 장착된 것도 2000cc급 차량에서는 이례적이다. 엔진은 1984cc 직렬 4기통 DOHC FSI에 터보차저를 장착했다. 그러다 보니 직선 주로에서 최상의 주행력을 자랑한다. 최고 출력 200마력, 1800~5000rpm에서 28.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고급 스포츠 세단답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7.8초다. 차를 테스트하기 위해 5번 국도 양평 방향으로 향했다. 초겨울 남한강 물빛이 청명함을 더해준다. 양평으로 향하다 홍천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니 도로가 한산하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보니 rpm이 올라가기 무섭게 1000 이하로 떨어진다. 기어 변속이 수월하다는 뜻이다.순간 가속력은 아우디, BMW 등 동급 스포츠카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 차는 정통 세단과 스포츠카를 접목한 차종이기 때문에 역동성보다는 중후함에 더 무게를 두고 설계했다고 생각된다. 양평~홍천 간 도로에서 대명비발디 파크로 향하는 길목으로 향하니 10여 개의 고갯길이 펼쳐진다. 핸들링을 테스트하기에 그만인 장소다. 시속 50km를 유지하며 곡선 주로에서 주행하는데 몸의 쏠림이 그다지 크지 않다. 다만 완충장치는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요철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탑승자에게 전달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하고 싶다.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4790만 원이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