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32호 (2008년 01월)

‘세계 부자들을 끌어들여라’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3:26




세계 각국 최고급 호텔 건립 붐

스웨덴 건축가 구스타프 씨는 한 달간의 휴가를 중동의 작은 나라 두바이에서 보내고 있다. 그가 묵고 있는 호텔은 6성급 주메이라 비치 호텔. 쪽빛 페르시아만을 향해 두 팔을 뻗은 듯 건축된 이곳은 두바이의 대표적인 고급 호텔이다. 하루 숙박료가 우리 돈으로 80만 원에 달하는 이곳에서 그는 여름휴가의 참맛을 만끽하고 있다. 호텔 내 인공으로 만든 크릭(Creek)에서 곤돌라를 타며 망중한을 즐긴다. 주메이라 비치 호텔은 호텔인데도 건물 내 대형 쇼핑몰이 있어 매일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호텔 내 투숙객 전용 해변. 일반 관광객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이곳은 아라비아 해안의 햇살을 만끽하기에 그만인 장소다. 그는 “춥고 눅눅한 스웨덴과 비교해 보면 천국이 따로 없다”고 말한다.

중동의 두바이는 최근 해외 외신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소국이다. 고도의 마케팅 기술로 포장된 이 나라는 만든 것마다 세계인들의 시선을 주목받는다. 그중에서도 아라비아해를 향해 떠나는 요트를 형상화한 버즈알아랍 호텔은 두바이의 대표적인 명소다. 호텔을 구분하는 국제 기준으로 보면 최상급은 별 다섯 개가 마지막인데도 두바이 정부는 이 호텔이 별이 7개라고 홍보한다. 서비스도 일반 호텔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우선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는데 이는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서다. 만약 호텔에 출입하려면 8만 원을 내고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로비에서 마셔야 한다.

과연 그 돈을 내고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입이 딱 벌어진다. 범선의 내부를 연상시키는 듯한 호텔 내부는 황금색과 파랑 빨강 노랑 등 원색이 뒤섞여 있다. 실내 인테리어에 순금 800톤을 쏟아 부었다는 소문을 증명하듯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각 객실은 바다가 보이는 복층 스위트룸으로 이뤄져 있으며 TV 커튼 조명 등 객실 내 대부분 시설들은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버튼까지도 모두 황금으로 치장돼 있는 이 호텔은 둘러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이다. 두바이 정부는 이 호텔을 적절하게 마케팅 소재로 활용한다. 꼭대기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날린 타이거우즈의 멋진 드라이버 샷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타전되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꿈의 호텔로 각광받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이 호텔을 건립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건립 비용을 뽑으려면 지금부터 수십 년이 걸리겠지만 전 세계 사람들을 ‘꿈의 도시’ 두바이로 몰리게 하는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만 해도 충분한 값어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호텔은 단순한 숙박 시설을 뛰어넘어 각국의 외화 벌이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세계 주요 도시마다 최고급 호텔을 지어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고급 호텔은 호텔리어의 제왕으로 스위스의 호텔 경영인 세자르 리츠로부터 시작한다. 스위스의 작은 마을 레스토랑 종업원이었던 그는 세계 최고 인사들이 머무르는 호텔을 만드는 꿈을 어렸을 때부터 키웠다. 1889년 영국 런던 사보이 호텔의 총지배인(General Manager)이 된 그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관광객을 유치했다. ‘모든 곳에 가스등이 아닌 전등 설치, 매끄럽게 움직이는 초호화 엘리베이터, 복도에도 24시간 난방, 총 욕실 수 70개.’ 사보이 호텔의 광고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것이었다. 사보이 호텔의 성공으로 1898년 그는 프랑스 파리에 자신의 이름을 딴 리츠 호텔을 건립하게 된다.

최고급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곳은 두바이다. 버즈알아랍 호텔을 필두로 하얏트, 힐튼 등 최고급 호텔 체인부터 사막 호텔 등 이색 호텔까지 다양하다.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호텔도 두바이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유명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특하게 디자인한 호텔로 아르마니가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의 1~39층에 ‘아르마니 호텔’을 선보이며 전체 설계와 인테리어는 그가 직접 맡는다. 베르사체도 2008년 두바이에 디자이너 호텔을 열 계획이다.

쿠웨이트에는 미소니가 디자인 한 메리어트 계열의 레지도 인 호텔이 들어서고 불가리는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을 인도네시아 발리에 짓는다. 이뿐만 아니라 불가리는 메리어트 계열 호텔, 리조트에 자신의 이름을 빌려줘 브랜드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 조만간 마카오에 베네시안 윈 마카오가 들어서며 크라운 마카오, MGM마카오, 샌즈 호텔, 락스 호텔 등도 완공이 임박한 상태다. 베네시안 윈 마카오에는 대규모 쇼핑센터와 카지노장, 컨벤션센터,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등이 들어서며 호텔 내부를 곤돌라로 연결한다. 2010년에는 쉐라톤 호텔과 갤럭시 메가리조트 등이 들어선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에는 라스베이거스 샌즈 호텔이 짓는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들어선다. 3개동 옥상을 하나의 공중 정원으로 연결하는 이 호텔이 완공되면 래플즈 호텔과 함께 싱가포르의 명물이 될 예정이다. 한편 센토사섬에는 겐팅그룹이 투자해 카지노와 복합 리조트 등을 건설한다.

1960년 이사도어 샤프에 의해 문을 연 포시즌스 호텔 앤드 리조트는 전 세계 31개국에 6성급 호텔 70개를 운영 중인 고급 호텔 체인으로 지난 2006년 몰디브에 포시즌스 리조트 쿠다 후라와, 포시즌스 리조트 몰디브 란다기라바루를 오픈한데 이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레이크 빌리지에 270개의 룸을 갖춘 고급 호텔을 개장했다.

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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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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