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32호 (2008년 01월)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1분기 저점…올해 주가는 1700~2400”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3:30


증권가에서 국제 감각이 뛰어난 리서치 수장이라면 단연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꼽힌다. 이런 평가는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윤 센터장의 어릴 적 꿈은 외교관. 부친의 영향을 받아 대학(조지타운대학)과 대학원(파리11대학)에서 각각 국제정치학과 외교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그는 1985년 돌연 진로를 바꿨다. 세계 유수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으로 명성이 높은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것. “1980년대 국내의 정치적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웠던 이유도 있었지만 반도체·조선·철강·전기전자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던 국내의 경제에서 자신의 몫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력으로 윤 센터장은 세계 정치 및 경제의 흐름에 뛰어나고 빈틈없는 분석을 내리는 것에 능숙하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국제정치를 넘나드는 식견을 갖추고 있다.

그는 투자 전략이나 시황에서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능력도 인정을 받고 있지만 부서 운영에서도 인간적인 따스함을 중시해 직원들의 존경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아침에 출근하면 성경을 읽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업무 중에도 중요한 순간이 닥치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를 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노장이 돼서도 백발을 휘날리며 리서치와 투자 전략의 전문가로서 승부를 걸고 싶다”는 그를 여의도 메리츠증권 사무실에서 만나 국내외 증시의 향후 전개 방향과 올해 투자 전략 등을 들어봤다.

올해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등 그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습니다. 신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선진국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의 부상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이 예상됩니다. 세계경제는 2007년 5.2% 성장한 이후 2008년에는 4.8%로 둔화되나 2009년에는 재차 5.0%의 성장이 전망됩니다. 다만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여전히 위험 요소입니다. 작년 7월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여파는 부분적인 신용 경색으로 이어졌고 부동산 침체와 함께 소비 둔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 경제는 둔화돼 1%대 후반의 저성장이 예상되지만 경기 침체라는 극단적인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금융 완화 정책에 힘입어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재차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말 주가가 혼조세를 보여 신년을 맞이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008년 국내 증시 전망은 긍정적입니까.

“변수가 많아 속단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경기의 성장에 힘입어 2008년에 5.3%의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주식형 간접 상품을 포함, 주식에 대한 수요 기반도 탄탄합니다. 일례로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이 2007년 연초에는 45조 원에 불과했지만 연말에는 무려 108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장기 금리가 아직 연 5%대에 머물러 채권과 은행예금에 비해 주식의 투자 매력이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어느 선에서 움직일 것 같습니까.

“올해는 주가 기복이 다소 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코스피지수가 1분기를 저점으로 1700~24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투자 유망 업종은 철강 조선 기계 운송 등 중국 관련 수혜주와 내수 경기 회복에 따라 수혜를 볼 의류 교육 유통 건설 업종 등입니다.”

반도체와 통신주 등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증권가의 견해가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반도체 저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2008년 2분기 정도 돼야 아마도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복세가 가시화될 경우 IT 하드웨어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통신주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고성장을 해버려 더 이상 성장 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포화 상태에 들어가 서로가 마켓 셰어를 뺏는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도 올해 증시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어떨 것 같습니까.

“비교적 긍정적인 주가 전망과 주식 수요 기반 확충에 따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믿음직한 순매수 패턴이 올해에도 그대로 계속될 겁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매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지분율 감소와 매도 패턴은 글로벌 변수들이 우호적이지 못한 관계로 올해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외국인의 매도가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국내 경제의 낙관적인 성장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틀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이후 상황 전개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버블 붕괴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고성장은 올림픽을 넘어서 중국의 중서부 내륙 지방의 개발이 진행되는 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겁니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금방 주가가 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중국은 또 올림픽을 계기로 소비 대국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3억 인구 중 2억 명의 중산층과 4000만 명에 달하는 고소득층이 뿜어내는 소비 여력은 향후 미국의 소비 둔화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가장 불확실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이 꼽히고 있습니다. 고성장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중국은 지급준비율 인상을 비롯한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등 총체적인 방안 등을 포괄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브릭스 등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남미는 가변적이지만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기타 신흥시장은 경제성장률이 전년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작년 8.9% 성장에서 올해에는 8.4%로 떨어지고 러시아는 2007년 7.0%에서 2008년 6.5%로 성장률 자체는 둔화되겠지만 성장률이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상회한다는 것이 세계 경제학자들의 전망입니다. 따라서 국내 증시 투자의 분산 투자처 차원에서 올해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 방법입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지타운대학 국제정치학
파리11대학 대학원 외교학 석사
인시아드(INSEAD)경영대학원 MBA
KGI증권 조사부 리서치센터장

글 김태철·사진 이승재 기자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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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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