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단조부품 제조 전문업체…태웅국내에서 손꼽히는 단조 부품 제조업체인 태웅(대표 허용도)은 2007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스닥시장 기업으로는 역대 5번째다. 태웅의 주가는 2007년 3월 초까지만 해도 2만5000원대에서 맴돌았다. 이후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10월 29일 최고점(13만3900원)을 형성했으며 12월 중순 현재는 10만~11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7년 초 대비 4배 이상으로 주가가 치솟은 셈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단조 부품 제조에다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풍력발전 설비 사업에도 높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증시 전문가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앞으로 5년간 태웅의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연평균 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증권은 “2012년까지 60만 톤 규모의 제조 설비를 신설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수직 통합 효과가 한층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원재료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마진 개선과 생산 및 영업 활동에 투자한 자본으로 얼마만큼 이익을 확보했는지 보여주는 투하자본이익률(ROIC)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JP모건증권은 2007년 12월 6일 태웅의 목표 주가를 9만6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사실 2007년 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태웅의 이 같은 급성장을 예견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1981년 설립된 이후 최근까지도 단조업 한 분야에만 집중해 왔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링 단조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조선 기자재 및 엔진 부품을 개발했다. 태웅이 생산하는 질 높은 자재와 부품은 국내 조선소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일익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태웅은 바람을 이용해 청정에너지를 만드는 풍력 산업을 이끄는 주요 국내 기업이기도 하다. 앞선 투자와 조기 설비 구축으로 풍력 시장을 선점한 태웅은 우수한 제품과 납기 준수로 세계 주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세계 초일류 풍력발전 설비 회사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태웅은 2006년 6월 세계 1위의 풍력발전 설비 회사인 덴마크 베스타스(Vestas)사와 1억 달러 규모의 타워플랜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태웅이 세계에서 가장 큰 9000mm 링 단조설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2007년 9월에는 4억 달러 규모의 풍력 타워플랜지 공급 계약을 이 회사와 또다시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풍력발전용 메인샤프트의 경우에도 기술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7년 3월 세계 2위의 풍력발전 설비 회사인 미국의 GE와 1억8500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지멘스사로부터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풍력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를 동시에 수주,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 단조 부품 회사로 도약하고 있다.이러한 풍력발전 부품의 수출에 힘입어 태웅은 올해 수출액 1억5580만 달러를 달성, 2006년 8336만 달러에 비해 87%가량의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2004년까지만 해도 2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5000만 달러 수출탑과 금탑산업훈장, 2006년에는 7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2007년에 1억 달러 수출탑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태웅은 미래 산업인 항공우주 산업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티타늄, 인코넬 등 비철금속 링 단조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재도약을 위해 세계 최대급인 1만5000톤급 프레스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회사 측은 이 설비가 2008년 2분기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을 지금보다 더 넓힐 수 있는데다 고객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6년에 매출액 2760억 원을 달성한 태웅은 2007년 매출액 3500억 원과 영업이익 6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이 같은 급성장세로 인해 태웅은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BW)가 2007년 11월 20일 선정, 발표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50대 기업’에서 당당히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중화권 기업들이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한 이 리스트에서 태웅은 BW로부터 “최근 3년간 매출이 57.6%가량 급증했고 수익성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내며 주목을 받았다.국내 증권사들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태웅 분석 보고서에서 “2008년 초 국내 최대 프레스의 완공은 또 다른 수익성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웅은 생산 능력을 현재의 15만 톤에서 32만 톤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1만6000톤 프레스를 2008년 1분기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이 프레스를 이용할 경우 지금까지는 설비 제약으로 생산하지 못했던 대형 선박용(선미제 및 크랭크샤프트류), 제철소용(롤러류), 플랜트용(터빈용 샤프트류) 부품 등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이즈가 커질수록 고부가가치화되는 단조품의 특성상 이들 신규 제품에 대한 수주가 시작되면 이익도 급증할 것이라는 게 삼성증권 측 설명이다. 또 9만9150㎡(옛 3만 평) 부지의 활용 방안이 앞으로 ‘2단계 성장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이후 부산 화전산업단지에 11만5675㎡(옛 3만5000평)의 토지를 확보하게 되는데 원소재 자급 자족을 위한 후방 통합이 이 부지의 활용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JP모건증권은 “태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매력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태웅의 이익 창출 능력과 마진 확대 가능성 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며, 현대증권은 “최근 유가 급등으로 풍력발전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며 “자유 단조 업체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주가 전망을 밝게 했다.풍력발전 시장에 대한 업황 전망도 긍정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풍력발전 시장이 신재생 에너지 개발 본격화와 함께 예상을 뛰어 넘는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김경섭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성장에도 풍력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고유가와 자원 고갈, 대기 환경 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어 풍력발전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풍력발전의 고성장세에 따라 주문에서 납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기자재는 극심한 공급 부족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외 풍력터빈 업체는 기자재 업체와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등 호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허용도 태웅 대표는 “앞으로도 항공우주 부품, 비철금속 단조품 개발 등 미래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리딩 회사로서의 기틀을 굳건히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