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32호 (2008년 01월)



와인 시장 개방 10년 2007년 수입액 1억 불 돌파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3:45


와인 열풍이 거세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독주보다 와인을 가까이 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와인 열풍이 가장 거센 분야는 경영자 사회다. 와인을 잘 모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고백할 정도다.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와인 기사가 빠지는 법이 없다.

한국의 와인 시장은 엄청난 속도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7년 시장 규모는 약 1억2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2006년 수입한 금액 8800만 달러보다 36.4%나 많다. 점유율로 살펴보면 프랑스산이 37%로 1위, 칠레산이 17%로 2위였으며 미국산(14%)과 이탈리아산(10%)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프랑스 와인은 1987년의 수입 자유화 조치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칠레 와인이 2위를 차지한 것은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장 큰 이유다. 이탈리아는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다. 엄청난 수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혹은 피자 하우스가 한국에서 성업 중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음식에는 이탈리아 와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와인 종류로 구분하면 레드의 비중이 높다. 금액 기준으로 약 80%가 레드이고 나머지가 화이트다.

이 중에도 와인 대중화의 1등 공신은 중저가의 미국과 칠레 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칠레는 지난 2004년 이후로 수입 와인 2위를 달리고 있다. 와인이 국내에 공식 경로로 수입되기 시작한 지 20년이 됐지만 칠레 와인처럼 단번에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경우도 흔치 않다. 물론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FTA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FTA 체결 이전까지만 해도 6%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협정 체결 이듬해 단숨에 14%로 뛰어올랐고 이젠 국내 시장의 17%까지 점유한 상태다.

칠레의 경우 FTA를 체결하면서 15%의 관세가 5년에 걸쳐 모두 없어지도록 했다. 현재는 4년차로서 관세를 5%만 납부하면 된다. 15%의 관세는 사실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큰 수치다. 수입 가격에 부과되므로 그것이 유통되는 과정에서는 비례적으로 증가해 15%를 초과하는 효과를 지닌다. 하지만 막상 소비자들로서는 칠레 와인의 가격 하락을 실감하기 힘들다. 수입 회사들은 원가 상승, 혹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관세 하락 분을 모두 소진했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그렇다면 수입 와인에 붙는 세금은 모두 얼마나 될까. 관세와 주세 등을 모두 합치면 CIF(운임과 보험료를 포함한 인도 기준) 가격 기준으로 약 68%가 부과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특히 세금이 많다. 이웃 일본은 종량세다. 한 병에 부과되는 세금이 5000원 정도로 일정하다. 따라서 저렴한 와인은 병이 아닌 대량의 오크통으로 들여오고, 병 와인은 일정 가격 이상의 것만 수입한다면 세금이 아주 미미해진다. 이러니 우리나라 와인 값의 절반 이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고급 와인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다. 많은 소비자들은 해외여행 시에 직접 와인을 사고, 각종 편법 구매대행 사업도 활개를 치고 있다.

소비자 중에는 와인 수입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수입 회사는 소비자에게 와인을 직접 팔 수 없다. 와인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려면 소매업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와인의 유통은 수입업자-도매업자-소매업자-소비자의 경로로 유통된다. 한때 수입업자와 도매업자 면허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었기에 일부 와인은 수입업자-소매업자-소비자의 경로로 유통되기도 한다. 여기서 소매업자는 호텔 레스토랑 백화점 와인숍 할인점을 망라한다.

와인 판매를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지면 광고와 온라인 광고가 유일하다. 방송에서는 주류를 광고할 수 없다. 또한 온라인 문화가 최첨단인 한국에서도 와인만큼은 온라인 판매가 불법이다.

그렇다면 유통 경로별 거래량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수치 파악은 불가능하지만 업장 소비(on premise sales: 호텔, 레스토랑, 와인바 등에서의 매출) 55%, 가계 소비(off premise sales: 할인점, 백화점, 로드숍, 와인 전문점, 편의점) 45%로 구분된다.

특히 앞으로는 할인점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국의 할인점은 고객 지향적이다. 그리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와인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전에는 수십 종류 정도 갖추었지만 이제는 수백 종류를 갖추고 있으며 매장 면적도 몇 배가 늘었는지 모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의 와인 코너는 주말에 발 디딜 틈이 없다. 할인점은 현재 가계 소비용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대신 백화점은 고급 와인을 주로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롯데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앞 다퉈 와인 코너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와인 수입은 전문 업체의 몫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관련 산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막강한 유통력을 자랑하는 할인점들이 수입에 나설 경우 관련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수입 회사 간의 브랜드 쟁탈전도 이미 시작됐다. 두산은 최근에 산타 리타와 반피, 신동은 가야, 롯데아사히는 조르주 뒤뵈프, 길진은 도루트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와인 시장에는 계절적인 특수가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설날(2월)과 추석(9월) 등 판매되는 와인량은 연간 판매량의 3분의 1이나 될 정도다. 한때 이 두 번의 특수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적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최근 출판계에는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이 큰 인기를 끌었다. 와인과 관련된 일들을 엮은 이 책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반드시 읽어둬야 할 필독서 목록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와인은 여행 업종과 음식 업종에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와인을 들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은 이제 대학가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와인 시장 개방 10년  2007년 수입액 1억 불 돌파

글 조정용 아트옥션 대표·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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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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