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제 32호 (2008년 01월)

마천루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맛의 실크로드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3:49

동서양 맛의 견문록 마르코 폴로

이탈리아의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옛날 마르코 폴로가 낯선 동양을 처음으로 맞닥뜨렸을 때의 기분이 어떠했을까. 그 느낌을 고스란히 풀어낸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에 처음 들어섰을 때의 생경한 기쁨이 마르코 폴로가 느꼈던 당시의 그것과 비견될까. 52층 마천루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맛의 축제가 두 가지 테마의 신개념 레스토랑 ‘마르코 폴로’에서 펼쳐진다.

무역센터 트레이드 타워에 가면 마르코 폴로로만 통하는 전용 통로가 있다. 52층까지 논스톱으로 올라가는 전망 엘리베이터. 오직 레스토랑으로만 통하게 돼 있는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천천히 52층으로 올라간다. 전망을 즐기라고 속도가 느리다. 성격이 급해 빨리 올라가야겠다고 하는 사람은 앞뒤가 다 막힌 고속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그걸 이용하면 된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면 눈앞에 동서양이 펼쳐진다. 한쪽은 마르코 폴로가 태어난 고향인 이탈리아의 지중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메디테라니안’이고, 다른 한쪽엔 천장에서 내려온 커다란 홍등이 아시아임을 나타내는 ‘뉴아시안’이 자리 잡고 있다. 동서양 음식의 대표 주자가 사이좋게 구역을 나눠 자리했다. 보통 메디테라니안에는 연인이나 친구들의 모임과 같은 젊은 층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뉴아시안에는 묵직한 분위기만큼이나 연령대가 높은 층과 비즈니스 모임이 주를 이룬다. 가격대도 뉴아시안 쪽이 약간 비싸다.

이곳에 들어서면 우선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탁 트인 아름다운 전망과 확실히 양분된 인테리어다. 레스토랑 내 천장 높이는 6~8m로 높고 레스토랑 전체가 계단식 구조로 돼 있어 창가 쪽 테이블에 앉지 않더라도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동서양을 오가며 무역을 했던 마르코 폴로처럼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실크로드를 따라가면서 접할 수 있는 문화적 모티브를 모던한 클래식 톤으로 인테리어에 접목했다. 또한 의자의 등 높이를 높여 개인 프라이버시를 살렸다. 총면적 1190㎡(옛 360평)에 230좌석 규모의 이곳은 3개의 별실과 2개의 셰프 테이블로 구성돼 있다. 3개의 별실 중 한강의 야경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밀리오레’는 18명 규모로 서재 스타일을 본떠 만들었으며 당시 마르코 폴로가 자신의 동방견문을 이야기할 때 백만을 운운했기 때문에 생긴 그의 별명 ‘밀리오네’를 따서 지었다. 아시아적인 주제로 꾸며진 ‘페킹’ 별실은 16명 규모이고 지중해 풍의 로맨틱한 분위기의 ‘베네치아’ 별실은 12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자리가 셰프 테이블이다. 주방 양 옆에 있는 2개의 셰프 테이블은 주방장과 대화를 나누며 6명이 함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이다. 주방과 와인셀러, 냉장고가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식자재가 어떻게 보관되고, 내가 주문한 요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위생은 기본. 인터컨티넨탈호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 위생 인증 기관에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를 받았고 아시아 지역 특급 호텔 중에서도 위생 부문 1위를 차지해 주방이 깔끔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마르코 폴로에서는 지중해 요리를 먹을까, 아시안 요리를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메뉴 많은 집에 먹을 것 없다지만 이 집은 두곳 다 마니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를 이용해 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리는 건강 메뉴로 짜여 있다. 아시안 요리는 말레이시안 커리 락사, 페낭식 볶음 국수 등 이국적인 아시아 음식을 비롯해 반 이상을 중식 요리로 마련해 놓았다. 지중해 요리는 마늘 올리브 오일 허브를 이용한 음식이 많고, 모든 음식에 버터를 전혀 쓰지 않아 건강식으로 그만이다. 또한 주방에서 라벤더, 타임 등 허브를 직접 재배해 필요할 때 요리에 직접 쓰기 때문에 요리의 풍미가 좋다.

이곳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높아진 덕에 요즘엔 예약을 안 하고는 식사하기가 힘들다. 특히 기막힌 야경이 펼쳐지는 저녁시간엔 예약 필수. 이곳의 윤성남 지배인은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우면서 마음도 흐뭇한 ‘명당자리’를 살짝 귀띔해 줬다. “지중해 레스토랑의 창가 자리 중 가장 코너에 있는 자리는 한강이 굽이치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면서도 의자의 등 높이가 높아 주변의 시선이 전혀 의식되지 않는 프라이빗한 공간이죠. 또한 다른 창가 테이블과는 달리 단 두 명만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마련돼 있어 그 테이블에 앉은 연인들은 마치 타이타닉 뱃머리에 서있는 주인공들처럼, 구름 위에서 강을 바라보며 데이트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이 자리는 유독 점심과 저녁 딱 한 팀씩만 예약을 받는다. 좀처럼 테이블 회전이 되지 않기 때문. 이 자리에 한 번 앉으면 영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는 마법에 걸리는 모양이다.


1 .페낭식 볶음국수 관자 오징어 죽합살 새우 등 해산물에 마늘 콩나물 부추를 곁들여 쌀국수와 함께 볶아낸 마르코 폴로의 인기 메뉴.


2. 가지를 곁들인 두부 요리와 마늘 오이스터 소스 튀긴 두부와 가지에 볶은 마늘과 생강 실파를 곁들여 먹는 별미. 3. 멜론과 고추냉이 드레싱을 곁들이는 새우와 닭고기 요리 엷게 저며 튀긴 닭고기 살에 새우와 멜론 한 쪽을 순서대로 소스와 함께 담아낸다.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 52층 전화 (02)559-7620 오픈 점심 11:30~14:30, 저녁 18:00~22:00(바는 24:00 까지) 가격대 점심세트 3만6000~7만 원, 7만~15만 원 주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 주차장 이용

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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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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