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제 32호 (2008년 01월)

한국 금융 산업 도약을 위한 제언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4:07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의 금융시장은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고 자본시장통합법 등 큰 의미를 지닌 법률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또 한국이 동북아의 금융 허브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시급히 결정해야 할 중대한 사안들도 널려 있다. 국제적인 금융시장으로서 높은 수준의 정교함을 갖추고 세계적인 거래를 성사시키는 중재자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국 금융 산업이 국제적인 금융 관행을 이행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 존 워커(John Walker) 한국 맥쿼리그룹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2008년 한국은 정책이나 도그마(dogma)가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발전의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도약을 꿈꾸는 한국엔 지역적인 상황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은 정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은 위협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큰 시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인도는 왕성하게 성장하지만 신분제 등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싱가포르와 같은 개방된 금융 허브 역할을 동북아시아에서 수행하려면 국가적으로 잠재된 근면성과 의심할 여지없는 열정을 활용, 과도기적인 지금을 도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2007년 7월 국회에서 통과된 자본시장통합법(FMCA)을 계기로 한국은 금융 서비스의 일관성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인 틀이 구축됐다. 더욱이 단일 허가 시스템 아래 투자은행 구성의 촉매가 될 금융사 간의 합병도 수월해졌다. 동시에 상이한 각 금융 섹터의 법규에서 야기된 비효율성도 제거할 길이 열렸다. 예를 들면 자통법이라는 큰 틀 덕분에 법규에 금지된 것 이외에는 금융사들이 자율을 갖고 사업을 해 나갈 수 있는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이 도입돼 모호한 규제로 인한 시간과 금전적 낭비를 줄이게 됐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만병통치의 명약은 아니다. 단지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국제적인 관행을 준수하려는 강한 결의와 믿음, 그리고 실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융업은 한국이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반도체, 전자, 조선, 중공업, 자동차 제조업과는 전혀 다른 업종이다. 따라서 금융업의 국제화는 결코 구호로만 성취되는 과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이 금융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는 시험적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더욱 멀다. 제도 미비,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 투명성과 지배 구조개선 노력 부족, 외환 투기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외국환거래법 개정 지연, 외국 자본에 대한 저항감 등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자신감 부족 등은 시급히 치유해야 할 사안이다.

론스타 사건은 어떤 결론이 도출되든지 이른 시일 안에 매듭지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 사회가 바라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국가 간에 맺은 세금 관련 조항들을 합리적으로 바꾸고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올바른 위험 관리와 규정 준수가 이뤄진다면 금융시장은 자연적으로 발전한다. 한국이 동북아의 금융 허브가 되려면 시장에서 모든 경쟁은 자연스럽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올바른 규제는 성장을 이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국은 잠재력이 뛰어난 한 마리의 사자다. 한국 금융시장은 세계무대 앞에서 폭발적인 힘을 뿜어낼 대단한 잠재력을 지녔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큰 믿음을 가진 나로서는 규제 완화와 더불어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한국이 과감히 세계시장 주류에 뛰어들기를 바란다. 이는 실현 가능하며 또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국 금융 산업 도약을 위한 제언
로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주식파생부문 대표
호주 멜버른대 법학석사
호주 멜버른대 MBA
Malles & Freehills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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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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