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제 32호 (2008년 01월)

우려되는 아파트 미분양 적체

기사입력 2008.01.16 오후 04:08

아파트 미분양이 2007년 9월 말로 9만8000호를 넘어서면서 외환위기 직후의 10만3000호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07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미분양의 95%가 지방에서 나타났고 수도권은 비교적 이러한 문제와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수도권의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2006년 말 대비 4413호나 증가하는 등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추세가 2008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사상 최대의 미분양 물량이 적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민간 주택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 회사의 잇단 부도 사태, 주택 건설 침체에 따른 경기 부진 등이 그러한 부작용들이다. 특히 부동산 대출과 관련된 금융권 부실화가 새로운 경제적 난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분양 사업의 자금 조달은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대출로 이뤄지는데 이미 2006년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있어 지방 분양 사업부터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수도권으로 미분양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는 지방 경기 후퇴에 따른 미분양이라는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적 미분양 증가로 인한 금융사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및 유동화 규모는 80조5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유동화자산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비중은 18조2000억 원에 이른다. 이미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3% 수준에 이르고 있다.

원래 부동산 PF는 금융회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성과 미래 발생 수익 등을 담보로 개발 업체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부동산 PF 사업은 그 수입원을 대부분 아파트 분양 대금에 기초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ABS보다는 ABCP와 같은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어음은 수개월 단위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금리 등 대출 조건이 점점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분양 수입과 대출 상환의 기간 불일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분양 대금을 전제로 하는 PF 대출의 경우에는 분양가와 이에 따른 분양률, 즉 분양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분양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대출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 이후 회수와 관련해서도 전적으로 분양에 의존해서 이뤄지므로 만약 초기 분양률이 저조하고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상환 불가의 상황이 언제라도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사업별로 개별 대출이 되기보다는 시행사나 시공사의 상환 보증을 전제로 대출이 이뤄지게 되고 PF 대출의 부실 문제는 금융사나 시행, 시공사 모두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처는 금융권의 PF 대출 상환 연기나 긴급 대출이라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주택 수요와 공급이 일치해서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사태를 막아야만 해소된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수요자의 신규 주택 매입이 원활해지도록 금융 규제나 수요 억제와 관련한 정책의 내용을 재검토하고, 공급 측면에서도 고분양가의 지양, 과도한 주택 공급 계획의 조절 등을 통해 공급 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나 업체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우려되는 아파트 미분양 적체
이상영

부동산114 대표
서울대 경제학 박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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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1-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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