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구 원서동 재동 계동 가회동 인사동을 아우르는 북촌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자주 둘러보는 관광 명소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십 채의 한옥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북촌의 좁디좁은 골목은 디지털카메라에 한옥의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외국 관광객들 차지다. 북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외국 관광객들의 시선이 한 집으로 쏠린다.‘여행을 사랑하는 전 세계 여러분 환영합니다. Welcome~’커다란 현수막을 담벼락에 내건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 로그인투어의 사무실은 한옥 내부를 엿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집이어서 언제나 외국 관광객들로 넘친다. 로그인투어가 북촌 한옥을 사무실로 쓰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여행업은 문화와 오락을 결합한 비즈니스입니다. 북촌 한옥마을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도 우리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알리는 일부터가 바로 관광의 시작이죠.”이 회사 장준수 대표는 로그인투어의 차별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래서 법인명도 (주)컬쳐테인먼트라고 지었다. 문화(컬처)와 오락(엔터테인먼트)이라는 여행업의 고유한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다.국내 여행 업계에서 장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금강기획에서 참나무통 맑은소주, 현대자동차 등의 광고 기획을 담당한 그가 여행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 온라인 여행사 넥스투어에 합류하면서부터. 넥스투어에서 마케팅 담당 이사(CMO)를 역임하면서 그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여행 사업을 국내 처음 선보였다. 이종 업종 간 제휴 마케팅과 키워드 광고 등도 당시로선 업계 최초 시도였다. 마케팅 작업을 진두지휘한 결과 창업 1년 6개월 만에 넥스투어를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5년 만에 국내 최대 인터넷 여행사로 성장시켰다. 2004년 클럽리치로 자리를 옮긴 후 3개월 만에 이 회사를 인터넷 항공권 판매 1위사로 성장시킨 그는 최근 자유 여행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로그인투어를 설립했다. 벤처캐피털 무한창투와 코스닥 기업 디질런트 FEF, 이지에스, 개인 투자자 등의 참여로 설립된 로그인투어는 모든 상품에 노 팁, 노 옵션, 노 쇼핑 서비스를 적용한다.로그인투어는 한국어 지원, 통역은 물론 교통, 공연 예약, 의료, 법률 서비스, 분실물 처리, 사고 시 응급 항공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후 장 대표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에서 착안한 TCC(여행자 제작 콘텐츠)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할 방침이다. 로그인투어가 준비 중인 TCC 서비스는 한마디로 개인 블로거들이 여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 로그인투어를 찾는 고객들이 자유 여행 스케줄을 짜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매년 해외로 나가는 1000만 명 이상의 여행객 정보 모두가 바로 콘텐츠라고 보면 됩니다. 그들이 경험한 것들을 정리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도록 하면 엄청난 자산이 되죠. 두고 보세요. TCC는 앞으로 국내 여행업의 새로운 화두를 제시할 겁니다.”로그인투어는 우선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도쿄에 한해 시범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며 조만간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로그인투어의 TCC에서는 해당 지역의 유명 맛집과 쇼핑 시설, 호텔, 지하철 등 교통 정보 등이 제공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제공하는 위성사진과 구글 도로, MS 도로 입체사진 등이 실시간으로 서비스된다. 가령 뉴욕 맨해튼 호텔이 어떤 모습인지, 또는 주변 지역이 어떤지 알고 싶다면 구글 지도와 MS 위성사진을 통해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차별화된 명품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도 로그인투어가 추구하는 주요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그는 “우리가 판매하는 명품 여행 상품이 무조건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닙니다. 명품을 결정하는 것은 차별화된 콘텐츠”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 판매 중인 베이징 2박 3일 상품은 5성급인 베이징 니코호텔에서 숙박하는 것은 물론 공항 픽업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그러면서도 값은 39만9000원이다.이색 테마 여행 상품도 이 회사가 가진 강점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상품은 영국 여행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 관람을 결합했다. 일본 전통 여관(료칸)도 풀 빌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만 추려냈으며 일본 도쿄와 뉴칼레도니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몰디브를 연계한 상품도 로그인투어의 작품이다.그의 최종 목표점은 인바운드(해외 여행객을 국내 유치하는 것)와 아웃바운드(국내 여행객을 해외로 내보내는 것)를 아우르는 통합 여행사를 만드는데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여행사로는 하나투어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사를 설립해 국내 여행객 유치에 나섰다.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북아 3국 여행 상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한·중·일의 전통 가옥에서 묵는 비교 체험 상품을 기획 중입니다. 우리나라서는 북촌 한옥에서 지내는 것이죠. 이를 위해 서울 시내 몇몇 한옥 집과 계약을 체결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상품만 기획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마케팅도 철저한 정도 경영을 기반으로 진행한다는 게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이 때문에 로그인투어는 전 상품에 가격 정찰제를 실시한다. 공항세, 유류세 등을 상품 가격에 포함하는 것도 저가 할인 경쟁에 치중하는 국내 여행 업계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아울러 로그인투어는 인터넷 상담, 업무 자동화, 실시간 예약이 가능한 통합 관리형 시스템을 개발해 모든 작업을 자동화로 구현해낼 생각이다.성공하는 기업마다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있듯 로그인투어에도 다른 여행사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들이 많다. 사랑채, 행랑채를 개조해 직원 휴식 공간을 대폭 확충했고 홈 시어터 시스템을 갖춘 비디오방도 마련돼 있다. 1주일에 2~3번씩 정원에 모여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누는 것도 일반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들이다.“한옥은 정원을 중심으로 건물이 배치됐기 때문에 직원들 간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뤄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며 한옥 예찬론을 펼친 장 대표는 “여행업도 결국 사람들 감동시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내 독특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증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장준수-로그인투어 대표연세대 정치외교학과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엔터테인먼트 석사)클럽리치, 트래블러시티코리아, 넥스투어 CMO 역임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