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44호 (2009년 01월)

“수출 관련 주도주 반등 탄력성 높을 것”

기사입력 2009.01.15 오후 04:31

한 대표는 1200을 단기 고점으로 보고 당분간 주가는 900∼12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1200선 돌파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의 매수세의 힘이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수출 관련 주도주 반등 탄력성 높을 것”

2009년 증시 전망에는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내로라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도 ‘상저하고(상반기 약세, 하반기 반등)’ 정도를 예견할 뿐 구체적 전망에 대해선 자신이 없는 표정들이다. 그럴 법도 하다. 2007년 11월 코스피지수가 욱일승천의 기세로 2000을 돌파할 때만 해도 불과 1년 새 이런 급락장세가 전개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펀드는 반 토막 이상 손실이 났고 시장과 거꾸로였던 전망 때문에 증권사들은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제도권이 혹독한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재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식 투자 전문가들은 오히려 큰 장을 만난 듯하다.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돌아온 개미 투자자들의 활약 덕분에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위탁 매매 점유율 15%를 돌파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움츠러들고 있을 때 큰손 개미들은 ‘지금이야말로 기회다’라고 외치고 있다.

한봉호 타스톡(TASTOCK) 대표는 키움증권의 대표적인 재야 고수 전문 트레이너로 꼽힌다. 10년째 재야에서 주식 투자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한 대표는 키움증권의 수익률 대회 단골 1위 입상자다. 100만 원으로 시작해 45억 원을 만든 그의 투자 성공담은 이제 구문이 됐을 정도다. 한 대표는 특히 기관 투자자들조차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2008년 급락장에서도 11월 말까지 평균 300%의 수익률을 기록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도권의 목소리보다 재야 고수에게 더 귀가 솔깃한 이유다. 한 대표는 “국내 증시에서 1차 공포는 900이 붕괴됐을 때였으며 현재는 기술적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박스권 구간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경상수지 부동산 기업 부실화 등의 각종 악재가 불거질 2009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공포도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한 대표가 초보 전업 투자자를 위해 운용하고 있는 타스톡 회원 가운데서는 최근의 급락장에서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보수적 투자를 유지하다 공포 속에 투자 기회를 포착해야 하는데 막상 공포가 닥치면 주변의 아우성 때문에 매수를 절대 못합니다. ‘바닥 다진 후 사자’고 위안을 삼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가격대에 매수 기회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 결국 추격 매수를 하게 되죠. 주식이 인간 심리와 상반되는 구조를 지녔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락장에서 사고팔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본 경험이 없는 투자자는 요즘과 같은 급락장에서 수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한 대표는 변동성이 2008년 못지않게 클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에는 원금 비중을 줄이면서 기술적 반등 위주의 매매 패턴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그는 “떨어지는 칼날을 피하면서 크게 하락한 주도주 중심으로 매매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이 몰리는 종목을 눈여겨보는 게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1200을 단기 고점으로 보고 당분간 주가는 900∼12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1200선 돌파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의 매수세의 힘이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국내 악재가 해소돼야 하는데 현재는 제대로 노출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결국 국내 증시의 바닥은 가계부채나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부실 규모가 구체화되는 시점인데 그 때가 언제쯤일지 전망하는 것은 변수가 너무 많아 의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는 최근 코스피지수 1000 밑에서는 매매 비중을 늘리고 1200선 안팎에서 매도하는 단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조선 해운 기계 등 수출 관련주는 고점 대비 4분의 1, 심하게는 5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던 종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새로운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 한 이런 종목들은 기술적 반등을 보일 수밖에 없고 탄력도 다른 종목에 큰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저점 대비 50∼100% 반등했는데 일부 발 빠른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으로 최근 100% 안팎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국내 주식의 저평가 매력을 알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자금이 묶여 있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없다는 점이다. 한 대표는 “내년께 증시의 바닥권이 가시화될 때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국내 지수형 펀드 고객이라면 1200에서 펀드 자금의 50%를 손절매해 현금화한 후 직접 투자로 전환해 보는 것도 그동안의 투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직접 투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조언이다.

“개인 투자자는 애널리스트의 분석력과 트레이딩 기술, 자산관리 능력 3가지를 모두 갖춰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엇박자가 나면 그동안의 수익을 일순간에 날릴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초보 투자자의 경우 투자 자금을 ‘올인’하려는 욕심을 자제해야 하고 공포장에서는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는 뱃심을 키워야 합니다.”

최근처럼 수급이 붕괴된 장일수록 개별 재료보다는 큰 그림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종목 선정에 앞서 우리나라와 같은 이머징 시장의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또 기술적 반등을 찾아내는 노하우와 트레이딩 기법도 중요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소액으로 시작해 철저하게 원금을 지켜나가겠다는 관리 능력이 관건입니다.”

그가 주식시장에서 10년 동안 고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원칙을 철저히 따랐던 덕분이다. 한 대표는 요즘도 매일 투자 일지를 쓰고 한 달을 기준으로 수익은 예금 등으로 돌려놓은 뒤 3억 원 안팎의 원금으로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초기에 연거푸 성공해 원금을 크게 키웠으나 한 번 큰 손실을 입은 뒤 심리까지 무너지면서 깡통을 찬 사례를 숱하게 봤습니다. 소액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점진적으로 원금을 확대해 간다면 최소한 ‘주식 투자 잘못하면 3대가 망한다’는 얘기를 듣지는 않을 겁니다.”

그는 자신만의 투자 일지 노하우도 공개했다. “투자에 앞서 먼저 목표 수익률을 정합니다. 초단타 매매는 1∼3%, 하루 목표 수익률은 5∼10%로 잡습니다. 손절매는 3%로 정해 이 구간에 들어서면 무조건 매매한다는 원칙을 세워둡니다. 다음 단계는 시장 분석인데, 수급 등 대내외 변수와 주도 업종을 체크해 투자 종목을 선정하고 저녁에 신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음날 주요 경제 뉴스를 챙깁니다. 트레이딩 직전 해외 증시를 체크하는 과정까지 거친 후에야 주식 투자를 시작합니다. 이 정도 계획을 갖고 투자에 나서도 막상 장이 열리면 마음이 흔들리는데 개별 재료를 믿고 투자한 개인들의 리스크 노출은 어떻겠습니까.”

한 대표는 시장 전망에 대한 쓴소리가 없는 증시 문화와 관련, “기관이 바닥권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데 오히려 이런 시기에는 침묵을 지키고 꼭지에서는 ‘매수’를 외치는 목소리가 더 높았던 점이 장기 투자 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며 “결국 국내 증시는 개인 투자자 스스로 안목을 키워 대처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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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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