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44호 (2009년 01월)

원·달러 환율 1200~1600원 주가 바닥은 코스피 800

기사입력 2009.01.15 오후 04:34

원·달러 환율 1200~1600원 주가 바닥은 코스피 800
사례1

우선 국내 경기는 언제쯤 회복 기미를 보일까라는 설문에는 응답자 가운데 76.0%가 ‘2010년’을 꼽았다. ‘3년 이상 장기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고 대답한 의견도 12.0%였다.

사례2

지난 2008년 연초 부동산 중개업자 K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명동의 한 사채업자 O 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집과 강남에 있는 여분의 집까지 모두 팔아달라는 주문이었다. “살고 있는 집까지 처분하는 것은 좀 성급하지 않느냐”는 K 씨의 질문에 O 씨는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당분간 전세를 구해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O 씨는 한 달 후 집을 모두 처분하고 강남의 모 주상복합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갔다.

지난 2008년 10월 H 기자는 모 대형 건설사가 자금난으로 화의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를 접했다. H 기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몇 군데 금융회사와 명동의 사채업자 C 씨에게 문의했다. 가장 먼저 답을 해 온 것은 C 씨였다.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이었다. 하지만 이미 증시에는 이 루머가 퍼져 해당 건설사 주가는 하한가를 맞았다. 문제의 건설사는 이튿날 화의 신청설을 부인하는 공시를 냈고 주가는 상한가 근처까지 반등했다.

위의 두 사례는 사채업자들이 돈의 흐름에 얼마나 동물적인 감각과 정보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제도권 금융회사 못지않은, 어떤 경우엔 한발 앞서가는 정보력으로 무장한 이른바 ‘제3 금융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업종 특성상 위험도가 높은 기업들과 거래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안테나를 가동하며 경제 흐름과 자금 동향을 체크하는 체질이 배어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거미줄 같은 정보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 이들의 움직임은 개미(소액)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MONEY는 사채업자들을 대상으로 ‘2009년 경제 동향과 재테크 시장’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30명이며 이들은 모두 명동에 사무실을 두고 어음 할인, 주식 담보대출, 전환사채 담보대출 등의 업무를 취급하고 있는 업자들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2009년 원·달러 환율은 1200~16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며 코스피는 800, 코스닥지수는 200선에서 저점을 찍을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는 계속되겠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가 기대된다. 집값은 5% 이상 하락이 예상되며 2009~10년쯤에나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내 경기는 언제쯤 회복 기미를 보일까라는 설문에는 응답자 가운데 76.0%가 ‘2010년’을 꼽았다. ‘3년 이상 장기 침체를 기록할 것’이라고 대답한 의견도 12.0%였다. 10명 중 8명 이상이 2009년 우리나라 경기 여건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6개월~1년 이내’라고 내다본 응답자는 12.0%에 불과했다.

2009년도 우리 경제의 악재에 대해서는 68.0%가 ‘글로벌 경기 침체’를 꼽았고 12.0%는 각각 ‘환율 불안’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을, 나머지 8.0%는 ‘가계 대출 부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널뛰기 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주식시장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24.0%가 3분기를, 20.0%는 4분기라고 답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40% 이상이 하반기 이후를 반등 시점으로 꼽았다. 16.0%는 2010년 이후에나 바닥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2분기는 28.0%, 1분기는 12.0% 등 상반기 중 반등을 기대하는 의견은 40%에 그쳤다.

2009년 주가와 관련해서는 코스피 하한선을 800(60.0%), 상한선을 1400(20.0%)이라고 예상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상한선이 1200에 그칠 것이라는 응답도 16.0%에 달했다.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2009년 상반기 코스피 밴드를 800~1300으로 보는 것과 대체로 비슷한 의견이다. 반면 코스닥지수 밴드는 200 중반(61.1%)~300(43.5%) 선에서 횡보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해 지금과 같은 약세장은 2009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명동 사채시장도 돈 가뭄으로 비상이다.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금난을 호소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응답자 중 반 이상은 2009년도 자금시장 상황에 대해 ‘전반기에는 나빠졌다가 후반기부터는 사정이 나아질 것(52.0%)’으로 내다봤고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6.0%를 기록해 시간이 지나면 자금 경색이 다소나마 풀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점차 더 나빠질 것(20.0%)’,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질 것(12.0%)’이라고 대답한 의견도 만만치 않게 높게 나타났다. 자금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요건으로는 응답자의 반이 넘는 52.0%가 ‘부실 기업의 신속한 정리 및 퇴출’을 주문했고 ‘규제 완화(32.0%)’, ‘은행권의 여신 공급 확대(16.%)’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나왔다.

2009년 명동 자금시장에서 거래가 가장 활성화될 분야에 대해선 34.6%가 ‘인수·합병(M&A) 자금 대출’이라고 대답했다. 전통적으로 핵심 투자 분야였던 ‘어음 및 회사채 할인(26.9%)’과 ‘주식 담보대출(19.2%)’ 등은 각각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이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 담보대출’은 각각 11.5, 7.7%를 차지했다. M&A 자금 대출과 어음 회사채 할인 등의 투자는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를 거듭할 때 주목받는 투자 패턴으로 명동 큰손들이 여기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기 불황을 예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는 “2008년에 레버리지를 통해 M&A에 나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제 1 투자처로 M&A를 꼽은 것은 의외”라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M&A가 늘어날 것에 대한 기대 심리를 반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가장 추천할 만한 금융 상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3명 중 1명이 주식을 꼽았고 채권과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추천하는 의견도 각각 16.7%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12.5%), MMF(8.3%), 저축은행 정기예금(4.2%), 외환(4.2%), 채권펀드(4.2%)가 뒤를 이은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와 원자재 펀드를 꼽은 의견은 1명도 없었다.

2008년 중 주식 투자 성적에 대해서는 10명 중 3명이 70% 손실이라고 응답해 명동 사채시장 큰손들도 최근 글로벌, 국내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반 토막 났다’는 응답도 28.6%를 차지했다. 이들이 새해 주목하고 있는 주식 종목으로는 금융주(22.7%), 바이오산업 관련주(18.2%), IT주(13.6%)가 상위에 랭크됐고 조선(9.1%), 에너지(9.1%)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절대 주식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9.1%를 기록했다.

2009년 아파트 값 동향에 대해서는 48.0%가 ‘5% 이상 하락’을 예상했고 ‘1~5% 하락’을 전망하는 의견은 44.0%를 기록해 전반적으로 연중 약세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반등 시기도 ‘2009년 이후’를 선택한 응답이 52.0%로 가장 많았고 20.0%는 ‘하반기’라고 대답했다. 이보다 많은 24.0%는 아예 ‘모르겠다’고 응답해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이와 함께 2009년 유망한 부동산 물건으로는 28.0%가 ‘강남 재건축’이라고 대답했고 ‘아예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같은 비율로 나왔다. 경매(16.0%)와 토지(12.0%), 강북 재개발(1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형호·송창섭 기자 ohs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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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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