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44호 (2009년 01월)

“시장변동성 큰 요즘이 선물옵션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

 “시장변동성 큰 요즘이 선물옵션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
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운용본부장(상무)은 선물옵션 파생상품에 관심을 둔 투자자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이다. 윤 상무는 철저한 제로섬(zero-sum) 게임인 선물옵션 시장에서 10년째 활약하고 있는 제도권 파생상품 분야 1세대로 꼽힌다. ‘한 번 터지면 깡통 찬다’는 선물옵션 시장에서의 10년은 현물시장과 그 시간적 개념의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지난 10년 동안 연간 기준으로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침체장에서는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까지 맡아오고 있다. 파생상품 딜러 출신 가운데 증권업계 처음으로 파생상품본부의 책임자가 된 것도 이런 기여 덕분이다. 특히 윤 상무가 이끄는 메리츠증권 파생상품팀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심화된 올 하반기 들어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008년 10월 이후 대다수 증권사들이 큰 폭의 손실로 돌아선 데 반해 메리츠증권은 파생상품팀의 활약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증권사 가운데 수익률 3위에 올랐다. 2002년 미래에셋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옮겨온 뒤 그가 이끄는 파생상품팀은 지난 6년 동안 연평균 190억 원의 이익을 회사에 안겨줬다. 파생 관련 매출은 메리츠증권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윤 상무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물옵션의 등락 폭도 한층 확대되고 있어 최근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한꺼번에 내달리는 토끼보다는 작은 수익률이라도 꾸준히 기록하는 거북 전략을 취한 게 오랫동안 현직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998년 서울증권에서 처음으로 선물투자를 시작할 당시 윤 상무는 전체 팀원 가운데 수익률 꼴찌를 차지했다고 한다. “동료나 선후배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버는데 저는 기껏 수십∼수백만 원이었어요. 이익이 적더라도 절대 마이너스는 기록하지 말자는 원칙을 두고 움직이다 보니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연말에 가서 누적수익률을 계산해 보니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하지 않은 제가 1등을 했습니다.” 윤 상무가 ‘졸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시장변동성 큰 요즘이 선물옵션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

파생상품 측면에서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오히려 기회인데 이럴 때의 운용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국내 선물옵션 시장은 옵션은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선물은 3위권인데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전 세계 1위 수준이다. 작년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인 데다 참여자도 많아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변동성이 커진 최근에는 기회가 한층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계약당 투자 규모는 예년 대비 10배 정도 늘렸으나 수익률 목표는 여전히 ‘홈런’보다는 ‘안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대한 폭격기 한 대보다는 10대의 소형 폭격기가 출격하면 2~3대가 추락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것처럼 선물옵션에서도 한쪽 방향성에 대한 쏠림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 증권사들이 IB 투자 손실과 펀드 판매 부진으로 3분기에 큰 손실을 기록한 반면 메리츠증권은 파생상품 덕분에 흑자를 기록했는데 파생상품팀의 노하우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개별 딜러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전 회의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특정인의 의견에 대한 쏠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선물옵션 투자는 ‘심구기일(心九技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제할 줄 아는 심리가 핵심이다. 딜러들에게 배리 본즈 같은 홈런타자보다는 이치로 같은 교타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루에 세 번 연속 ‘터지거나’ 3일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딜러는 하루 정도 쉬게 하고 손실 한도의 50%대로 진입하면 물량을 줄인다. 누적수익의 20∼30%가량 손실이 나도 물량을 줄이고 보수적 투자로 전환하게 하는 등의 원칙을 두고 움직인다. 이런 관리 노하우가 몸에 배면 딜러들도 자연스럽게 손절매 등의 리스크 관리를 스스로 하게 된다.”

선물옵션에 대한 매도 매수 포지션을 일일 단위로 정리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 같은 투자 원칙의 장단점은.

“외부 변동성 때문에 가슴을 졸이지 않아도 되니 일단 밤새 발 뻗고 잘 수 있다. 포지션을 롤오버하지 않는 원칙은 적게 먹더라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겠다는 데서 출발했다. 롤오버를 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운이 좋으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거꾸로 리스크에는 무한정 노출돼 대박과 쪽박의 경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롤오버하지 않고 당일 장중에 승부를 보게 되면 수익률과 손실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 대신 장중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돼 상당수 딜러들이 점심 식사시간에도 자리를 못 뜬다.”

2009년 증시는 각종 내재 위험으로 2008년 못지않게 변동성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지.

“2009년 증시도 굉장히 불안한 장세가 될 것이다. 지수 전망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과거 아시아에 국한됐던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달리 이번 금융 위기는 전 세계적인 이슈인 만큼 국제 공조가 힘을 발휘하면 예상보다 빨리 안정될 수도 있다고 본다. 상반기에는 과거의 평균 변동성을 크게 초과하는 범위에서 움직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당담보부증권(CMO)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등 현재 미국발 금융 위기의 상당 부분이 파생상품에서 기인하면서 파생상품 규제론이 힘을 받고 있는데 개인적 견해는.

“파생상품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규제론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문제가 발생한 파생상품은 장외 상품으로 금융 당국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은 반면 국내 파생상품은 모두 장내 상품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다양한 장외 파생상품을 몰랐던 게 약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무조건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기존 장내 파생상품을 활성화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처럼 통제 권역 밖에 있는 금융상품의 장내화 유도 등 우리 실정에 맞는 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내 선물옵션 시장의 투기화와 제로섬 성향을 지적하면서 개인들의 참여를 말리는 의견이 절대적인데.

“선물옵션으로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덤비는 사람이면 친인척이라도 말린다. 지금까지 현물시장과의 헤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국내 선물옵션 시장은 투기적 성향이 강했다. 선물옵션의 핵심 속성 중 하나는 현물 투자에 대한 헤징인데 그동안 국내에는 개별 종목 선물옵션이 없었기 때문에 현물 주식에서 터진 투자자들이 한 방에 만회하겠다며 덤빈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물옵션은 증거금이 15%이기 때문에 1500만 원으로 1억 원까지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레버리지가 크다. 개인들에게 취약한 것은 매매 기술이 아니라 관리 능력이다. 1000만 원을 투자해 이익이 나면 이익을 제외하고 원금으로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몰빵’을 지르는 경향이 심하다. 장에 따라 보유 현금 대비 100∼150% 내에서 투자 규모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시장변동성 큰 요즘이 선물옵션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

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운용본부장

한양대 경영학과

서울증권 상품운용팀

미래에셋증권 상품운용팀

글 김형호·사진 이승재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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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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