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이번 경제 위기가 터졌을 때 금년 하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리라는 전망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년도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하반기 회복론은 어느덧 힘을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언제쯤이면 경제가 회복되고 바닥을 기는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 그런가 하면 한편으론 근거 없는 낙관론도 있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것 말이다. 무조건 비관하는 것보다 정신 건강상 오히려 그런 생각이 좋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경제는 심리적 요소가 크기에 우리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만 않으면 경제를 살려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그리고 대통령은 모두 합심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틀린 말은 아니다. 합심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 어떤 일인들 극복할 수 없는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이미 마음과 의지를 하나로 모은다는 것이 이미 불가능한 나라인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말이 타락했다고 하더라도 ‘MB 악법’이란 만행에 가까운 언사를 쓰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명예훼손으로 고발감이다.각설하고 세계 경제 회복의 전망에 대해 얘기하자. 어떤 사람이 잠도 자지 않고 무절제한 생활로 일관하다가 쓰러졌다고 하자.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일단은 쉬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푹 쉬면서 안정을 하다보면 서서히 기력이 회복되고 영양 섭취와 적당한 운동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그런데 그런 사람더러 당장 일어나, 넌 어제와 같이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어, 정신력이 중요하다면서 등을 밀어 일으켜 세우면 이미 기진맥진한 사람이 다시 걷고 뛰어다닐 수 있겠는가.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다시 쓰러지기 십상일 것이며, 자칫하면 회복은커녕 중환자실로 직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세계경제 회복을 ‘하반기다’, ‘내년 상반기다’라면서 기대하는 것은 지친 환자를 당장 일어나 뛰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지난 몇 년간의 글로벌 호황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것이었다. 아울러 지금의 미국 경제 문제는 오래전인 1980년대부터 누적돼 온 달러의 남발, 모두 달러가 불태환 화폐이기에 가능했던 엄청난 유동성 과잉이 어떤 식으로든 축소 정리돼야 하는 자연적 귀결일 수도 있다. 음양오행으로 미국의 국운을 추산해 보면 이번 경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수축기에 들어섰을 뿐임을 알 수 있다.미국의 여름은 1978년부터 15년간이었고, 1993년부터 15년간의 가을을 보내고 2008년으로 겨울에 들어선 것이다. 따라서 이 겨울 역시 15년에 걸치는 장기 수축 과정이라고 본다. 그 도중에 일시적 착시 현상으로 유동성 장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다시 건강이 악화되는 환자와 같으리라고 본다.보호무역이 다시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일정 부분 그런 추세로 가겠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만일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미국인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돈을 마구 풀고 있으니 결국 시장에 돈이 돌면서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도 더러 있지만 돈을 풀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정답이라면 에너지 없이 움직이는 영구 기관을 만든 것과 같은 얘기다. 말이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조속한 경기 회복은 없다. 도중에 몇 번의 반짝 흐름은 있겠지만 그것이 더 무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본격 회복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 겨울이 온 것이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