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표선면 사이프러스골프앤리조트

제주 표선면 사이프러스골프앤리조트(파72)는 코스 내에 숙박시설이 있는 것도 독특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핸디캡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06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총 36홀 규모로, 시각적으로 페어웨이가 확 뚫려 있고 언듈레이션도 심하지 않다. 하지만 페어웨이와 그린에 잔 마운드가 적지 않다. 게다가 그린 주변에 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고 그린이 좁아 보인다.이곳을 찾은 골퍼들은 “쉬워 보이지만 막상 쳐 보면 스코어가 만만치 않다”고 평가한다. 전반적으로 티샷 부담은 적지만 두 번째 샷부터 녹록지 않다. 제주에서는 역시 바람이 관건이다. 바람이 불면 세 클럽까지 길게 잡아야 할 때도 있다. 이 골프장은 남상수 남영비비안 명예회장이 풀 한 포기, 돌 하나까지 신경 써서 만든 곳이다. 김진형 사이프러스골프앤리조트 사장은 “남상수 명예회장이 제2의 경영 인생을 위해 만든 골프 코스”라며 “73세 때 73타의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던 남 명예회장이 골프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북코스 1번 홀은 파4다. 코스 내에 별장과 콘도 등 숙박시설이 있어 이채롭다. 길지 않은 홀이어서 남자 장타자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티잉 그라운드 앞에 개울이 있어 하이 핸디캐퍼들한테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준다. 3번 홀은 파3다. 전반적으로 파3가 길고 그린은 빠른 편이다. 이 홀은 카트길 따라 제주도의 특징인 현무암을 일렬로 세워놨다. 늦가을이면 만개한 억새도 눈길을 끈다. 옆 홀에도 억새가 장관이고, 멀리 오름도 보인다. 4번 홀에서는 맑은 날 한라산이 보인다. 총 길이가 304야드로 비교적 짧은 ‘서비스’ 파4홀이다. 하지만 그린이 길쭉하고 언듈레이션이 심해서 잘 해야 파를 세이브한다. 벙커 모래는 미세한 중국산 백사를 사용한다. 북코스 중 난이도가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5번 홀(파5)에서 앞바람이 불면 3온이 힘들다. 그런데 불어오는 바람은 항상 앞바람이다. 오른쪽에 억새가 코스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고 그 뒤에 삼나무가 일렬로 배치돼 있다. 그 너머로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지가 보인다. 7번 홀(파3)에서는 웨이스트 벙커를 만날 수 있다. 일반 벙커와 비슷하지만 로컬룰을 적용받아 모래에 클럽이 닿아도 된다. 8번 홀(파5)은 티잉 그라운드 앞에 숲이 있어서 시각적으로 부담이 크다. 슬라이스 홀인 데다 오른쪽은 OB이고 홀은 전반적으로 오르막 경사다. 9번 홀(파4)은 이 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다. 티샷 공략이 스코어를 좌우한다. 먼 갈색 다리방향으로 쳐야한다. 왼쪽 도로를 맞고 연못으로 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홀에서 억울해하며 다시 도전하는 회원들이 많다고. 서코스 3번 홀(파3)은 180야드 거리로 그린 주변이 벙커로 둘러싸여 있어 좁은 느낌이 든다. 내리막이 심한 데다 주변이 숲이어서 슬라이스나 훅 모두 위험하다. 서코스 5번 홀(파5)은 오른쪽으로 굽은 홀이다. 갈대 때문에 페어웨이가 안 보인다. 티샷이 떨어질 만한 지점에 큰 벙커가 있어 공략 지점을 찾기가 힘들다. 늦가을 억새들의 금빛 물결이 장관이다. 서코스 6번 홀은 왼쪽으로 굽었으며 골프장 중 유일한 이단 그린이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카트길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는 시그니처 홀이다. 사이프러스 길 사이의 정취가 뛰어나 회원들이 무척 좋아한다. 서코스 7번 홀은 핸디캡이 가장 높다. 코스 앞과 오른쪽이 갈대밭이다. 페어웨이 끝 그린 첫 부분에 벙커가 있고 폭이 좁다. 그린의 언듈레이션도 심해서 ‘3퍼트는 기본’이라는 말도 나돈다.김진수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true@hankyung.com